그 무엇도 그들의 상처를 치료하지 못했다
그 무엇도 그들의 상처를 치료하지 못했다
  • 한정민 기자
  • 승인 2018.10.08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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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 박미경 원내대변인은 공식적으로 화해치유재단이 해산됐음을 밝혔다. 이는 그 전날, 미국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암시하는 발언에 따른 처사다.

  화해치유재단은 설립하는 과정부터 많은 잡음이 있었다. 이는 지난 2015년 12월 28일에 이뤄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이하 12.28 합의)에서 일본 정부의 출연금으로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12.28 합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무시한 채 12.28 합의를 체결했다. 그리고 그 후,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지급한 ‘인도적 지원금’ 10억 엔으로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했다.

  많은 국민이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고 12.28 합의를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결정적 이유는 12.28 합의에서 나타난 일본 정부의 태도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12.28 합의에서 위안부 피해자가 입은 피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하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명확한 책임 의식을 밝히지 않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법적 책임’보다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입장을 드러낸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일본 정부는 당시 12.28 합의의 결과로 우리나라 정부에 ‘배상금’이 아닌 인도적 지원금 차원에서 10억 엔을 지급했다. 즉 12.28 합의에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 사실을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기보다 단지 그 상황을 모면하려 든 것에 가깝다.

  더불어 12.28 합의를 독단적으로 체결한 박근혜 정부도 비판을 받고 있다. 12.28 합의는 그 대상이 위안부 피해자인 만큼 그들의 동의를 구하고 합의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위안부 피해자들이 12.28 합의에 대해서 뚜렷하게 부정적 입장을 표출했음에도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나 시민단체와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은 채 12.28 합의를 진행했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12.28 합의를 그대로 이행할 수 없다며 12.28 합의에 대해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지난달, 화해치유재단은 해산 절차에 돌입했으나 여전히 12.28 합의는 공식적으로 유효한 상태다. 이는 위안부 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되기 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일본이 일으킨 위안부 문제는 진심이 담기지 않은 표면적인 사죄나 금전적 보상으로 해결하기엔 그 범죄의 경중이 무겁다. 또한 위안부 문제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비극의 중심에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우리나라 정부가 있다. 이러한 정부의 행동은 평생 상처를 안고 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다시 한 번 상처가 됐다.

  정부는 지난 12.28 합의와 화해치유재단 설립과 같은 방식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지금껏 간과해왔던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는 단순히 하나의 정책적 사안이 아닌 우리나라 국민의 인권이 심각하게 유린당한 범죄기 때문이다. 만약 이를 무시한 채 단순히 표면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그들의 깊은 상처를 치료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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