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각으로 바라본 미국
두 시각으로 바라본 미국
  • 김수연 정기자
  • 승인 2018.10.22 17: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거의 나는 미국을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다. 고등학생일 때 역사 수업에서 배운 미국은 과거 우리나라가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여러 도움을 준 이타적인 나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에서 배운 한국전쟁사를 통해 나는 미국의 이면을 보게 됐다.

  1950년 6월 25일, 한반도에서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북한공산군은 38선 전역에 걸쳐 우리나라를 침범했고 무방비 상태였던 우리나라는 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이틀만인 6월 27일 북한에 서울을 빼앗겼다. 이에 같은 날 미국이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우리나라 군대를 지원했다. 이어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를 되찾는 것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우리나라에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등학생인 나는 이를 보고 인도주의 성향을 지닌 미국이 단순히 국가 차원의 도리로 우리나라를 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북한에 맞서 자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 했던 미국의 전략이 있었다.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은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의 남침으로 아시아에서 공산주의 세력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미국은 자국의 군대를 우리나라에 투입시켜 필사적으로 북한의 남침을 막으려 했던 것이다.

  또한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국의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장군(이하 맥아더 장군)은 유엔 연합군 총사령관으로서 우리나라의 위기 상황에서 큰 활약을 한 영웅으로 알려져 있다. 맥아더 장군이 한국전쟁에서 펼친 인천상륙작전으로 인해 당시 북한의 공격에 밀려 우리나라에 불리했던 전세가 역전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이 활약을 기념하기 위해 인천의 월미도 자유공원에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세웠으며 매년 인천상륙작전 전승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숨겨진 역사의 이면이 존재한다. 맥아더 장군은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한 후, 전쟁을 확장해 북한을 점령하고 중국까지 뻗어가 공산주의를 완전히 꺾고자 했다. 이에 그는 만주에 원자폭탄을 투하하자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맥아더 장군의 과격하고 독단적인 정치적 성향은 미국 내부에서도 마찰을 일으켰고, 이에 1951년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해리 트루먼(Harry S. Truman)이 그를 해임시키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맥아더 장군은 전쟁의 당사국인 우리나라의 입장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던 것이다.

  남에는 유엔 연합군이, 북에는 중국인민지원군이 지원되며 전쟁이 국제전쟁으로 확대되자 한국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졌고, 참전국 사이에 휴전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1953년 미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외국과 맺은 최초의 군사동맹 조약으로, 당시 열악한 군사력을 지닌 우리나라가 미군의 지원을 받아 북한의 재침에 대비하고자 한 것이다. `이 조약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로부터 위협받을 때 미국의 군사력을 원조받을 수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북한의 공격을 견제하면서 당시 부족했던 우리나라의 군사력을 보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시각으로 이 조약을 보면 미국은 우리나라에 군사적 위협이 있을 경우, 즉각 우리나라에 군사를 투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또한 미국은 자국의 의지로 우리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수를 늘릴 수 있다. 즉 우리나라는 미국의 군사력에 원조받는 것을 넘어 미국에게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협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는 미국의 도움으로 부족한 군사력을 보완할 수 있었다. 또한 맥아더 장군의 지휘력으로 우리나라에 불리한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미국이 우리나라의 우방국으로서 많은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미국을 단순히 좋은 나라라고 생각해 무비판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려 한다면 미국이 우리나라의 국가적 권리를 침범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나라를 대하는 미국의 태도에서 그들의 의도를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미국이 내세우는 정책의 긍정적 면만 보고 우호적으로 그 정책을 수용하기보다는 해당 정책을 면밀히 파악하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과거에 어렵게 지켜낸 우리나라의 고유한 권리가 다른 나라에게 침해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미국의 태도에 더욱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해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강수경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정해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