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템의 이면
생존템의 이면
  • 이혜주(정치외교 2) 학우
  • 승인 2018.11.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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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 100% 코트’, ‘구스다운 패딩’, ‘앙고라 니트’… 겨울이 다가와 날이 추워지면서 인터넷 쇼핑몰에서 점점 많이 등장하는 문구들이다. 겨울에는 보온성을 위해 울, 구스다운 등 동물성 원료로 이뤄진 제품이 많이 나오고, 이러한 제품들은 많이 팔린다. 특히 ‘롱패딩’은 이젠 겨울철에 없어서는 안 될 ‘생존템’이라 불리고 있어 겨울을 앞두고 각종 브랜드에서 여러 가지 디자인의 롱패딩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의 생존 아이템은 다른 동물들에겐 죽음의 아이템이라는 이면을 갖고 있다.

  롱패딩을 비롯한 겨울옷의 원료로는 주로 가볍고 보온성이 좋다고 알려진 오리털, 거위털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필요한 오리털이 어떻게 채취되는지 알게 된다면, 오리털 패딩을 ‘가볍게’ 입지 못할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에 따르면 식용·산란용으로 사육되는 오리나 거위는 보통 생후 10주부터 마취도 없이 산 채로 털을 뜯기기 시작하며, 다시 털이 나면 뽑히기를 반복하다가 도살당한다. 털을 뽑히는 중 고통에 쇼크사하는 오리나 거위도 있다. 그리고 약 20마리의 이러한 거위가 있어야 구스다운 자켓(거위의 깃털 중에서도 가슴에서 배에 걸친 두꺼운 층을 이루고 있는 부분의 털로 이뤄진 자켓) 하나를 만들 수 있다. 이는 비단 구스다운 자켓의 문제가 아니다. 울, 앙고라, 캐시미어, 실크 등 동물성 원료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많은 동물이 고통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동물의 고통을 방지하는 소비를 할 수 있을까? 그 예시로 작년에 구매 대란이 일어난 ‘평창 롱패딩’을 들 수 있다. 평창 롱패딩은 RDS 인증이 있는 패딩이다. RDS란 Responsible Down Standard(책임 다운 기준)의 약자로, 동물 학대와 관련된 행위를 하지 않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생산한 다운 제품에 발행되는 인증마크다. 농장, 도축·수집장, 세척·가공 공장부터 최종 판매처까지 모든 단계가 윤리적으로 정당하다는 인증을 완료해야 최종 완제품에 RDS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웰론, 아크릴, 폴리에스테르, 면, 린넨, 나일론, 페이크퍼 등 성능 좋은 대체 비건 소재들을 소비할 수도 있다.

  이렇게 소재 하나하나까지 따져가며 소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생산자를 바꿀 수 있다. 실제로 동물 윤리를 생각하는 크루얼티 프리 패션(cruelty free fashion)의 움직임을 통해 유명 브랜드인 버버리, 구찌, 아르마니 등은 모피 중단 선언을, 톰 포드는 비거니즘 지향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영국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은 “동물의 사유능력 또는 언어능력의 유무는 중요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동물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행복의 추구와 고통의 배제를 주장하는 벤담의 논지는 동물도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그들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귀찮을지라도 선택적, 윤리적 소비를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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