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학술문예상 수필 심사평
제44회 학술문예상 수필 심사평
  • 곽정연(독어독문) 교수
  • 승인 2018.11.26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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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떨어질 나뭇잎들이 마지막으로 형형색색 그 아름다움을 뽐내는 늦가을에 학내는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대학평가와 개혁 그리고 덕성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총장직선제로 인해 모두의 마음이 분주한 가을에도 학교 저 너머로 보이는 북한산은 그리도 늠름하게 여전하다. 이러한 분주함 속에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을 진솔하게 표현한 학생들의 글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져 수필 심사 의뢰를 흔쾌히 수락했다.

  수필은 삶과 자연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일정한 형식 없이 써내려가는 산문의 종류로서 저자의 심상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문학 장르다. 내면을 진솔하게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저자의 용기가 가장 필요한 글이기도 하다. 진정성, 표현력, 그리고 사고의 깊이와 참신성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다. 사고의 깊이와 참신성이라는 심사기준을 흡족하게 충족시키면서 다른 작품과 차별되는 우수작은 선정하기 어려웠다.

  자신의 알 수 없는 감정에 대해 생각하면서 언어의 제약, 의미부여, 나아가 우리사회에 만연한 틀과 선입견에 대해서 성찰한 <(알 수 없음)>을 가작으로 선정했다. 생각의 흐름이 흥미롭고 자연스럽게 표현됐으며 그 표현이 유려하고, 구체적인 사건의 묘사 없이 자신의 생각의 흐름만을 써내려간 것이 신선해서 선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이 독창적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인생을 돌아보며 쓴 <나비>는 할머니의 모습을 눈에 선하게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묘사한 할머니의 삶이 이 시대를 살아온 우리의 할머니의 모습을 투영해 공감할 수 있는 글이기에 가작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구성면에서 산만하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자신이 극복한 공황장애에 대해 용기를 내고 진솔하게 써 내려간 <마음의 병>은 상황보다는 병을 얻고 해결되는 과정에서 좀 더 자신의 감정에 집중해 서술했다면 설득력 있는 글이 됐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우리가 삶에서 부딪히게 되는 문제들은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글로 구체화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그것을 공유하면서 서로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우리 모두가 여유를 찾아 더 많은 응모자가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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