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조교실에 들를 때면 항상 굳게 닫혀 있는 창문이 답답해 보였다. 그래서 조교언니에게 왜 항상 창문이 닫혀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인사대 뒤편 중앙에 있는 건물에서 나오는 매연 때문에 도저히 창문을 열어놓을 수 없다고 했다.
평상시에 인사대 뒤편에 건물이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나는 조교언니가 가리킨 창문 넘어 아주 가까이 보이는 낡고 허름한 건물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그 건물은 “ㄷ”자 모양의 인사대 뒤편 거의 모든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미관상으로도 보기 좋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과연 무얼 하는 건물인지 특이한 외관과 추측하기 곤란한 구조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 나의 시선을 끄는 그 건물의 특징 중 하나는 허름한 건물 사이사이로 굴뚝이 있다는 것이었다.
조교언니는 저 굴뚝에서 끊임없이 스티로폼이 녹는 듯한 화학약품 냄새도 난다며 아마도 수많은 환경 호로몬이 방출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교언니 말대로 환경 호로몬이 아무런 규제 없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코로 들어가고 있다면 이는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었다. 그 후부터 관심을 갖고 살펴 본 바로, 그 굴뚝에서 방출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매연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제 새학기도 시작되었고 곧 가을 냄새 물씬 풍기는 교정이 펼쳐 질 텐데, 아름다운 캠퍼스 뒤편에서는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마구 방출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굳게 닫혀있는 창문처럼 내 마음도 답답해졌다.
물론 그 건물도 주인이 있을 것이고 우리 학교의 땅이 아닌 이상 마음대로 왈가왈부 할 수 없는 문제지만, 피해는 우리가 입고 있다는 사실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나의 이 투고를 통해 이 사실을 모르던 덕성인들에게 인식되길 바라며, 학교에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확실한 검사를 통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여 많은 학우들이 더 이상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인체로 유해한 성분을 들여보내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대처해주길 바란다.
하루 빨리 닫혀있던 창문들이 활짝 열리고, 우이천의 시원한 기운과 북한산의 상쾌한 바람이 이 덕성 안에 가득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