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의 발상지, 탑골공원에 가다
3.1운동의 발상지, 탑골공원에 가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3.04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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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역사를 되돌아보다

  3.1운동은 일제의 지배에 저항하기 위해 1919년에 일어난 만세운동이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현재 우리나라 정부 수립의 기원으로 꼽히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 그리고 지난 1일은 3.1운동이 10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날이었다. 이에 기자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3.1운동이 시작됐던 탑골공원에 방문해 그날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만세를 부른다고
당장 독립이 되는 것은 아니오.
그러나 겨레의 가슴에
독립정신을 일깨워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꼭 만세를 불러야 하겠오"
- 의암 손병희 선생

"오호, 조선 동포여. 세상 말에 죽음 중에서 삶을 구한다는 말이 있더니
지금에 조선인민은 삶 중에 죽음을 구하니 이 어찌된 일이오.
얼핏 알아듣기 용이하도록 일언을 진하노니
제군은 잠깐 정신을 수습하고 잘 듣기를 바라노라"
- 이완용의 3.1운동 경고문

 

  지난달 28일, 기자는 탑골공원에 가기 위해 5호선 종로3가역에서 내려 5번 출구로 나왔다. 초행길에다 종로3가 거리에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탑골공원이 보이지 않아 걱정했지만, 이내 전통적 미를 보여주는 탑골공원을 볼 수 있었다.

  탑골공원은 한옥의 대표적 상징 중 하나인 기와지붕의 담벼락으로 둘러싸여 있다. 탑골공원의 정문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궁 입구처럼 크고 근엄했다. 정문에는 붓글씨로 커다랗게 쓴 ‘삼일문’ 현판이 달려 있어 탑골공원이 3.1운동과 관련해 가진 역사적 의미를 강조한다는 인상을 줬다.

  기자가 탑골공원을 방문한 날은 3.1절을 앞두고 있어 사람이 많았다. 탑골공원 입구에서는 풍물패가 풍물놀이를 하고 있었고, 탑골공원 안에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있어 활기찬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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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골공원에 들어선 기자를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바로 의암 손병희 선생의 동상이었다. 손병희 선생은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에 속해 3·1운동을 주도하며 일제에 저항한 인물이다. 기자는 한 손을 자신의 가슴에 올려놓은 손병희 선생의 동상을 보며 그 모습이 손병희 선생의 결연한 독립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숙연해졌다.
 

  기자는 손병희 선생 동상의 옆에서 독립선언서와 민족대표 33인의 이름이 새겨진 3.1독립선언 기념탑을 볼 수 있었다. 독립선언서는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이 우리나라의 독립을 선언한 글로, ‘기미독립선언서’라고도 불린다. 기자는 3.1독립선언 기념탑을 살펴보던 중,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독립선언서 아래에 ‘세 가지 약속’이 적혀 있던 것이다. 이 세 약속은 3.1운동의 정신을 잘 드러낸다고 평가받는다. 기자는 이를 보며 3.1운동의 정신과 역사적 의의를 되새겼다.

  하나, 오늘 우리의 독립 선언은 정의, 인도, 생존, 존영을 위한 민족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로운 정신을 드날릴 것이요, 결코 배타적 감정으로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 하나, 마지막 한 사람까지, 마지막 한 순간까지, 민족의 정당한 뜻을 마음껏 드러내라. 하나, 모든 행동은 질서를 존중하여 우리의 주장과 태도를 떳떳하고 정당하게 하라.
-독립선언서 中

 

  독립선언서를 살펴본 기자는 탑골공원의 중심에 있는 팔각정으로 향했다. 팔각정은 3.1운동 당시 정재용 학생대표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의미 있는 장소다. 3.1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지게 된 시발점인 것이다. 팔각정에는 어르신들이 다수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주로 일제강점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또한 기자가 팔각정에 앉아 탑골공원의 정경을 둘러보고 있을 때 갓을 쓰고 새하얀 도포를 입은 한 어르신이 팔각정의 한 가운데서 소라고둥을 여러 번 불기도 했다. 기운찬 소라고둥 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풍물놀이 소리, 그리고 옆에서 관람객들이 나누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대화를 듣고 있으니 마치 3.1운동 현장을 체험하는 것 같아 기자는 잠시 눈을 감고 실제 3.1운동의 현장은 어땠을지 상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후 기자는 탑골공원 외곽에 위치한 3.1운동 기념 부조를 볼 수 있었다. 3.1운동 기념 부조는 정재용 선생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순간부터 시민들의 만세 시위를 탄압하는 일제의 모습, 그리고 이에 굴하지 않는 독립투사의 모습 등 당시의 모습을 담아낸 여러 부조들로 구성돼 있었다. 그중 한 부조는 3.1운동 당시 만세를 외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일본군이 총과 칼로 민중들을 위협하고 민중들은 일방적으로 구타당하며 무력하게 쓰러지는 와중에도 손을 들어 만세를 외치는 장면이었다. 기자는 그 부조를 보며 3.1운동이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 일이었을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진행된 3.1운동이 얼마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일인지 체감했다.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식은 두 곳에서 진행됐는데, 민족대표 33인은 인사동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식을 진행했고 탑골공원에서는 민중들을 중심으로 독립선언식이 진행된 바 있다. 이에 기자는 탑골공원을 둘러본 후 인사동 태화관 터로 가 독립선언식을 기념하는 기념비를 보며 순국열사에 대해 묵념하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일제의 탄압을 받았다. 이에 농민과 학생을 포함한 민중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일제에 항거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피가 흘렀다. 그러나 조국 독립을 부르짖으며 일생을 바친 순국열사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대우는 아직 저조하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탑골공원을 둘러보며 그날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 김수연·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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