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 '정부'의 대규모 고용 정책,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고용주 '정부'의 대규모 고용 정책,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9.03.0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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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미비한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 효과

  최근 고용과 관련된 보도 기사의 제목을 본 적이 있는가? ‘고용한파’, ‘최악의 실업률’, ‘좁은 취업문’ 등 고용과 관련해 연일 보도되는 기사의 제목은 우리의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이 같은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증대하는 정책은 그 실효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방향의 정책을 펼쳐야 할까?

  일자리 정부의 해결책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일자리 정부’라는 이름을 내걸며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다양한 공약을 내세웠다. 그 공약에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1만 원 등이 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증대하는 것이다.

  해당 공약에 따르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창출할 81만 개의 일자리는 △소방관, 사회복지전담공무원, 교사, 경찰, 부사관, 근로감독관 등 공무원 일자리 17.4만 개 △보육, 의료, 요양, 사회적 기업 등 사회 서비스 공공기관 및 민간수탁 부문 일자리 33.6만 개 △위험·안전 업무 등의 공공부문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 및 근로시간 단축으로 창출할 일자리 30만 개로 이뤄진다. 이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이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5년간 21조 원, 즉 연평균 4.2조 원을 소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출처/뉴스타파>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출처/뉴스타파>

  이러한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정책은 보다 질 좋은 공공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며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재인 캠프 시절 국민성장 일자리추진단장을 맡아 해당 공약을 설계한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김용기 교수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 공약의 핵심은 국가가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할 공공 서비스를 교정하고 과도하게 민간에 맡겨진 사회 서비스 분야에서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며 “또한 고용시장의 핵심 문제인 비정규직 고용 문제를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증대함으로써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낮은 ‘전체 고용 대비 공공부문 고용 비율’을 높이겠다고 말한다. 실제로 OECD가 2016년에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전체 고용 대비 공공부문 고용 비율은 7.6%로 OECD 국가 평균 비율 21.3%에 비해 낮은 편이다. 김용기 교수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스위스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체 고용 대비 공공부문 고용 비율을 3%포인트 올렸다”며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라 요양을 포함한 의료, 환경보호를 위한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렸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에 우리나라라면 4년 동안 3%포인트, 5년 동안 4%포인트 정도 공공부문 고용 비율을 늘리는 게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를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로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증대하는 것이 단순히 공공부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민간부문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경제학자 제라드 번스타인(Gerard Bernstein)이 제시한 ‘일자리 확산효과(승수효과)’에 근거한다. 이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이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전체적인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승수효과는 공공부문 노동자가 업무를 수행할 때 민간부문에서 공급되는 생산물을 사용해 공공부문 종사자의 소비지출이 민간부문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소방관이 증가해 그만큼 트럭과 호스가 더 필요하다면 이를 생산할 민간부문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늘어난 공공부문 종사자의 소비지출이 민간부문 일자리에 미치는 효과까지 계산하면 공공부문 일자리 1개는 민간 일자리 0.67개를 창출하는 결과가 나온다.


  밑 빠진 국가에 세금 붓는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

  일자리 창출 효과에 따르면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정책을 통해 사회 전반의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이 기대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서는 취업난뿐만 아니라 소득 양극화, 높은 물가 상승률 등 여러 경제적 난조로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취업자 수는 17만 9,000명이 늘었지만, 제조업과 도매·소매업의 취업자 수는 각각 17만 명, 6만 7,000명이 줄었다. 이외에도 건설업 취업자 수도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정부의 재정이 지원된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만 고용이 늘었을 뿐 민간부문에서는 오히려 고용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전문가들은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정책이 가져올 나비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전례 없이 대규모로 증대되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지속하기 위해 앞으로 얼마나 더 큰 비용이 필요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구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김정렬 교수(이하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 집중된 정부의 대규모 인력 채용은 정부 인력관리에 무리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일례로 과거 **베이비붐 세대가 우리사회의 고용과 자산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현상이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처럼 단기간에 고용이 집중되면 후속 세대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청와대사진기자단>

  일자리 가뭄을 해결할 단비는
  공공부문 일자리뿐

  이처럼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은 많다. 그러나 김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공공부문 일자리를 증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심각한 경제침체로 인해 민간부문의 고용 창출 역량이 위축된 상황이다”며 “더욱이 자본력을 앞세운 공장자동화나 생산거점의 해외 진출이 일상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민간부문이 주도하는 대규모 고용 창출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현재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고용 창출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공공부문 고용 창출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국민에 대한 봉사 기능을 수행하는 공무원을 대거 채용할 경우 복지국가로서 제공하는 사회 서비스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며 “더불어 경찰, 군대, 규제 등 기존 공직에 대한 권위적 이미지가 강한 직업군에 새로운 인력이 확충되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방면을 고려한
  형평성 있는 제도 필요해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올해도 작년에 이어서 경제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전망을 내비쳤다. 지난 1월, 대통령 신년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정책의 변화는 분명 두려우며,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일이다”며 “그러나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고 전했다. 이는 공공부문 일자리도 계속해서 증대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공공부문 일자리를 증대하는 정책을 현실에서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선 여러 측면을 고려해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이 발표한 ‘문재인정부 1년, 공공부문 고용노동정책 진단 및 평가’에서 그는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정책에 대해 “정책의 기본 방향은 올바르게 설정됐지만 그 추진이 매우 더디고 법제도 개편도 요원한 상황이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 또한 “단기적으로 공공부문이 고용 창출을 주도하는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선 사회적 대타협 측면에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부문 채용을 증가하는 추세에는 세대교체 수요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공무원을 채용하는 데 직종이나 직렬, 세대나 지역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형평성 있는 제도적 장치를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공공부문 일자리뿐만 아니라 민간부문 일자리까지 창출할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공공부문 일자리를 증대함으로써 기대했던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 효과가 아직 현실에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현재 정부는 ***광주형 일자리 확대,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을 펼치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이밖에도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제 활력을 강화하는 등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여러 가지 경제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작은 정부 : 정부의 규모를 축소하여 재정지출을 줄이고 민간의 자율성을 높이는 정책

**베이비붐 세대 : 전쟁 또는 혹독한 불경기를 겪은 후 사회적ㆍ경제적 안정 속에서 태어난 세대로 우리나라의 경우 6ㆍ25전쟁 이후인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지칭

***광주형 일자리 : 광주광역시가 지역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고안한 사업으로, 기존 완성차업체 임금 절반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리후생비용을 지원해 보전하는 일자리 창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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