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 정우현 약학과 교수
  • 승인 2019.04.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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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테뉴에 대해 쓴 사라 베이크웰의 책이 연상되기도 하는 제목의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는 유시민 작가가 55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쓴 인생론이다. 이는 참여정부에서의 활동을 끝낸 직후 정치적 자기 검열에서 홀가분하게 벗어나 인생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진솔하고 자유롭게 적어낸 책이다. 심각한 취업난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에 신음하는 젊은이들에게 절절한 ‘힐링’을 제공하는 책들도 꼭 필요하겠으나 이 책은 특히 삶의 기쁨, 존재의 의미, 인생의 품격을 찾고자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실천주의적 분투를 요청하는 적극성을 담고 있다. 성공가도를 달려온 인생 선배가 삶의 느즈막에 늘어놓는 덕담이 아니라 처절한 좌절과 굴곡 짙은 젊은 시절을 딛고 단단한 지식인으로 성장한 이가 삶을 직시하라고 던지는 충고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 호소력 짙은 울림을 만든다.

  삶의 중요한 세 영역은 ‘일과 놀이, 그리고 사랑’이라는 데 많은 이가 동의한다. 저자는 여기에 보편의 가치와 목표를 가진 누군가와 손을 잡는 ‘연대’가 추가돼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누군가와 함께 어딘가에 속해서 서로 공감하며 손을 잡으려는 의지를 충분히 표현하고 있는가? 존 스튜어트 밀은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방식이 최선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뜻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반쪽짜리 철학이다. 그리스어 ‘autos(자기 자신)’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autism’은 타인과의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 저하되는 신경발달장애인 자폐증을 의미한다. 서번트 증후군처럼 자폐 장애를 앓으면서도 특정 분야에 놀랄 만한 천재성을 가지는 경우도 종종 발견되나, 이런 존재를 두고 그가 바람직한 삶을 살아갈 것으로 기대하는 이는 드물다.

  남아 있는 삶의 시간이 길수록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더 큰 가치를 갖는다. 아직 어리고 젊은 사람일수록 더 깊이 있게 이를 사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약자나 소수자들과의 연대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으나 동시에 신자유주의의 가치로 대표되는 개인주의적 삶에 대한 존중 또한 갈수록 요구되는 상반된 두 가지의 가치가 충돌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결혼과 자녀양육을 기피하면서 인구와 경제의 성장을 바라는 자가당착의 오류에 대책 없이 놓여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비난받고 “꽃길만 걷자”라는 덕담이 유행하는 가운데, 공공을 위한 희생과 배려의 미덕이란 게 공존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지 자기 방식대로 판단하기보다 소통과 연대를 통해 보다 넓은 의미에서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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