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동의하지 않은 노점상 설치
누구도 동의하지 않은 노점상 설치
  • 정예은 기자
  • 승인 2019.05.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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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구청은 2016년부터 창동역 환경개선사업을 시작해 2017년에는 55곳의 노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도봉구청의 창동역 노점상 양성화 및 재설치를 반대했다. 이에 도봉구청은 노점상 55곳 중 실태조사를 통과한 41곳(실태조사 직후 기준) 중 노점상 6개소를 대체 부지로 이전했으며, 그 외 2개소를 타 대체 부지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대체 부지로 이전된 노점상 6개소 중 2개소가 지난달, 우리대학 정문 부근에 입점했다. 해당 노점상 2개소와 근접한 상가 건물 관계자 A 씨는 도봉구청의 노점상 이전 조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보였다. A 씨는 노점상 가판대를 놓을 때 노점상 100여 명이 왔고, 도봉구청 직원들도 이에 협조해 건물 측에서 손 쓸 도리 없이 강제적 노점 배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현재 해당 상가 건물 앞에는 도봉구청의 행정 조치에 반대하는 의미로 통행로에 묘목이 심어져 있다.

  노점상 입점으로 정문 부근의 통행로가 좁아지자 학우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B 학우는 “노점상이 입점해 우리대학 정문 부근의 통행로가 좁아진 데다 묘목이 심어져 통행하기 불편하다”며 “노점상이 입점한 장소가 버스정류장 근처라서 버스를 기다릴 때 더 혼잡해졌다”고 말했다.

  A 씨는 “노점상 입점 전, 도봉구청에 통행로가 좁아진다고 항의했지만 도봉구청 측에서는 건물 사유지로 다니면 된다고 답했다”며 “건물 사유지는 경사가 있어 장애인들이 다니기도 불편한데 이 같은 측면을 고려했는지 물었더니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노점상 입점 후 노점상으로부터 사유지 경계석까지 거리가 1m 20cm에 불과하다”며 “도봉구청에서 사유지인 인도로 시민들이 통행하면 된다는 발상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도봉구청 가로관리과 관계자는 “노점상 입점 후 도보 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도로법상에 제시돼 있지 않다”며 “서울시 거리가게 가이드라인은 서울시 정책상의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에 법적 효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점상이 우리대학 정문 부근에 입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건물 관계자의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A 씨는 노점상 이전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노점상 입점 당시 도봉구청 직원들과 노점상 측의 입장을 들었는데, 도봉구의회 자유한국당 홍국표 구의원(이하 홍 의원)이 건물 관계자 측의 동의를 얻었다고 전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에 동의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련 북동부지역 연합회 김진학 지역장(이하 김 지역장)은 “우리는 노점상을 이전하기 전에 건물 관계자의 동의를 받아야 해당 상가 건물 앞으로 노점상을 이전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과 도봉구청 측에서는 건물 관계자의 동의를 받았으니 우려할 사항이 없다고 했다”며 “노점상을 이전하기 전날에도 동일하게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그렇게 알고 노점상을 이전했는데 상가 건물 측에서 노점상 입점을 반대하고 있어 황당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김 지역장의 발언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그렇게 발언한 사실이 없다”며 “건물 관계자를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덕성여대 정문 부근 노점상은 도봉구청에서 허가를 낸 노점상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 관리가 잘 되도록 하고, 추가 노점상 배치가 없도록 하겠다는 보고를 받은 사실만 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도봉구청의 이전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건물이 지어지기 전, 덕성여대 사유지에 노점상이 많았는데 덕성여대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노점상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노점상들을 내보낸 적이 있다”며 "도봉구청에서 이를 알고 있는데도 노점상을 이곳으로 이전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점상 이전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가운데, 해당 노점상을 운영 중인 C 씨는 “사비를 들여 노점상 컨테이너를 마련해 이전했는데 현재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창동역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이왕 왔으니 노력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상생하는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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