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culture] 삶과 죽음 경계에 서다.
[On culture] 삶과 죽음 경계에 서다.
  • 이효성 기자
  • 승인 2005.09.24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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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지하철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를 나오니 밖으로 사람들이 줄을 지어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그 길을 따라 십 여분 걷다보면, 뚝섬 서울 숲에서 열린 ‘세계 통과의례 페스티벌’의 현장을 마주하게 된다.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통과의례란 단어가 쉽게 와닿지 않았기에 더욱 이 행사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세계 통과의례 페스티벌’은 여러 가지 체험 행사로 사람들에게 삶의 판타지를 느끼게 하고 삶과 죽음을 하나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축제의 장이라고 한다.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진행 된 이번 행사는 첫날부터 비가 많이 내려 걱정했지만, 둘째 날인 추석이 되자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하늘은 맑았고,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 페스티벌은 어른에서부터 아이까지 남녀노소가 같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문화가 준비돼 있었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끈 것은 통과의례 놀이터였다. 이 곳에서 사람들은 탄생의 상징인 목걸이를 부여받고 직접 새 이름을 짓는다. 그리고 이 목걸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다양한 놀이를 통해 통과의례를 체험 한다.
  이 행사에서 가장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던 삶의 판타지코너는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4가지 관문을 체험할 수 있었다. 그 중 ‘생명환영식’ 코너에서는 참여자가 직접 만삭 일 때 무게의 옷을 입고서 계단을 오르내려보고 무거운 것도 들어보며 산모의 고충을 잠시나마 실감할 수 있다.
 여러 관문을 끝내면 ‘생의 길 죽음체험’을 통해 자신이 직접 수의를 입어보고 관 체험을 함으로써 삶과 죽음을 다시 한번 경건하게 생각 할 수 있는 뜻 깊은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렇듯 이번 행사의 특징은 평소에 경험하지 못했던 체험을 하면서 잊고 있던 자아를 찾아 갈수 있다는 점이다. 기획팀의 김지은(27)씨는 “프로그램들이 사람들의 호응도 좋고, 사람들에게 뜻 깊은 경험을 체험하게 해줌으로써 일을 하는 내내 보람을 느낀다”며 시종일관 상냥한 미소로 사람들을 안내하였다. 친구와 함께 페스티벌에 참여한 박은진(신림동?20)씨도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내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었는데 이 행사를 참여하면서 나의 일생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앞으로도 뜻 깊은 참여체험을 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 더 많아 졌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18일로서 화려했던 통과의례 페스티벌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지만, 이번 기회를 놓쳤다면 내년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이번 행사는 평소 흘러가는 시간에만 몸을 맡겼던 현대인들에게도 생애를 체험함으로써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으리라 보인다. 생명과 탄생 우리는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것은 아닐까. 꼭 체험이 아니더라도 좋다. 깊어가는 가을밤, 방에 앉아 성장에서부터 지금까지 ‘나’를 다시 한번 돌이켜보고 좀 더 풍요로운 인생을 사는 방법을 찾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효성 기자 / lhs0078@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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