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소비하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소비하지 않겠습니다
  • 김혜빈(정치외교 1) 학우
  • 승인 2019.06.0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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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열리는 ‘어반 뮤직 페스티벌’에 미성년자 성 매수 전력이 있는 가수 ‘이수’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람들은 무대에서 범죄자를 보기 싫으니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입장과 과거의 일이니 괜찮다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이중 불매운동을 하고자 하는 다수의 관객이 가수 이수의 출연 취소를 요구하고 티켓을 환불했지만, 주최 측은 과도한 비난을 멈춰달라는 입장만을 표한 상태다. 그러면 ‘불매운동’에 대해 생각해보자. 과연 불매운동은 무엇이고,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불매운동(boycott)은 소비자 보호 운동의 한 방식으로 특정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상품 구매를 거부하는 사회운동이다. 대부분 경제적 특성을 지니고, 때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정치·사회적 특성을 가진다.

  최초의 불매운동은 1955년 미국에서 흑인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시외버스 탑승을 거부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1920년대 조선 물산 장려운동의 일부로 진행된 일본 상품 배격이 초기 불매 운동으로 여겨진다. 최근 들어서 잘 알려진 불매운동으로는 2012년 대리점 갑질 사실이 드러난 남양유업 불매운동, 2016년 가습기 살균제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옥시 불매운동 등이 있다.

  불매운동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소비자와 기업은 경제거래 간 평등한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된 남양유업은 IMF 외환위기를 겪던 1997년을 포함해, 꾸준히 유제품 상위 기업에 머물러 2012년까지 손순익 600억 원대를 달성해 왔다. 그러나 논란이 일어난 2013년에는 400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남양유업은 브랜드 로고를 기업 로고보다 강조하는 마케팅 방식을 선택한다. 실제로 남양유업 소속 브랜드 ‘백미당’은 남양유업과의 연관성을 가린 채 런칭됐다. 이는 약자였던 소비자가 다수로 모여 일으킨 불매운동이 기업의 변화를 이끌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불매운동의 종착역은 어디인가. 그저 기업 죽이기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개인 또는 기업의 재기를 원천부터 봉쇄해버릴지도 모른다. 특히 프랜차이즈의 경우 불매운동이 일어나면 가맹점주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빅뱅 승리가 대표로 있던 ‘아오리 라멘’이 그랬고, 회장의 친인척 폭행과 여러 갑질 사실이 드러났던 ‘교촌 치킨’이 그랬다. 이런 이유를 들어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을 반대하기도 한다.

  모범 답안은 아마 각자에게 달려 있을 것이다. 책임감 있는 소비자로서, 또는 현명한 소비자로서 어디까지가 ‘나음’을 위한 소비의 배격인지 생각해보자. 계속해서 불매운동을 하든, 올바른 피드백과 변화가 보일 때까지만 하든 개인의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그 ‘균형점’을 재고해보자.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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