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에 몰리는 청년, 원인은 무엇인가?
공시에 몰리는 청년, 원인은 무엇인가?
  • 김향덕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 박사
  • 승인 2019.10.03 2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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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뛰어드는 공시준비에 발생한 공무원시험 쏠림 현상

  언제부턴가 드라마와 영화에 나오는 청년들의 모습을 공시생으로 묘사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타짜3>에서 전설적인 타짜 ‘짝귀’의 아들로 나오는 주인공 일출을 공시생으로 연출하는가 하면 채널 TVN에서 방영한 드라마 <혼술남녀>에선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공시생의 브이로그나 공시생 공부 자극 동영상의 조회수는 몇십만을 넘는 등 주위에서 공시생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돈을 소비할까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할까

  필자가 2018년 공무원시험준비생(이하 공시생)의 규모를 추정한 결과 우리나라 공시생은 최소 32만 명(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활용방법)에서 최대 50만 명(경쟁률 추정방식)이다. 이를 평균한 44만 명을 공시생으로 추정했을 때 우리나라 청년 인구의 6.8%, 수능 응시자의 74.1%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공무원시험(이하 공시)을 준비하는 청년 413명에게 설문조사를 병행했다. 공무원시험 준비를 시작한 나이는 평균 24.5세, 합격까지 예상 소요 기간은 24.3개월, 하루 평균 공부 시간은 8.7시간이었다.

  연구에는 수록하지 못하였으나 공무원 시험을 위해 지출하고 있는 비용은 주거비를 제외하고 월 평균 55.3만 원으로 학원비 29.3만 원, 교재비 10.6만원, 생활비가 평균 15.5만 원이었다.  3평 내외의 고시원에서 청년들은 한달 평균 50만원 이상을 지출하고 하루 8시간 이상, 평균 2년 이상을 공무원시험을 위해 살고 있었다.

 

많은 청년들이 공시를 준비하는 추세이다.〈출처/베타뉴스〉
많은 청년들이 공시를 준비하는 추세이다.〈출처/베타뉴스〉

 

  그들이 공시를
  내려놓을 수 없는 이유

  그들은 왜 공무원시험을 포기할 수 없을까? 인터뷰를 통해 만난 공시생들은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인생과 미래가 확 바뀐다거나 엄청난 부와 명예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 또한 공무원시험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70.7%)고 인식하였다.
  청년들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으나 중요한 이슈는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고용의 안정성이다. 지금의 청년들은 IMF때 부모님의 퇴직과 해고를 경험한 세대이다. 경험적으로 해고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크게 자리잡고 있으며 이들이 취직을 준비하는 지금의 시대는 정규직을 찾기란 하늘에 별 따기이다. 취업자리가 적은 것 뿐 아니라 취업을 하더라도 1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매일이 살얼음판일 것이다.

  청년 중에는 대학교 때부터 공무원시험 준비를 한 경우도 있었지만 직장생활을 경험한 후 준비를 시작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는 기업이 적고 인턴, 계약직 등 비정규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공무원시험을 마지막 기회로 삼고 있었다.

  둘째, 공정한 기회이다. 청년들은 공무원시험이 다른 채용절차에 비하여 투명하고 공정하다고 평가했다. 채용비리와 부정청탁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블라인드 채용, 스펙초월 채용이라는 제도가 청년 입장에서는 공정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느낄 수 있다. 사기업 채용을 위해 필요한 스펙을 쌓는데 드는 비용보다 공무원 준비비용이 적게 든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시험만 잘 보면 어느 정도 합격을 바라 볼 수 있어 학연, 지연, 혈연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셋째, 정당한 대우이다. 최저시급이 오르고는 있으나 청년입장에서는 최저임금도 못 받고 근무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사기업은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여성의 경우 육아휴직과 같은 복지가 보장되는 점 등은 청년들이 공무원시험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공시와 국가의 손실
  그 상관성에 대해

  통계법상 공시생에 대한 분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인강과 오프라인 수업 등을 듣는 경우 통상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고 지원서를 접수하는 순간 구직활동을 하지만 아직은 직업이 없는 경제활동인구상의 ‘실업자’로 분류된다. 또 시험 준비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해 1주일에 몇 시간이라도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경우 이들은 ‘취업자’로 분류된다. 따라서 공시생은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르게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있다.

  매년 44만 명의 청년들이 공무원이라는 한 곳을 바라보고 경쟁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큰 손실이다. 평균 2년 이상의 시험 준비기간 동안 평균 55만 원을 지출한다고 볼 때 청년뿐만 아니라 부모세대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공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때마다 느낀 건 우리는 청년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었고, 답을 물어보는 기성세대들은 몇 가지의 해결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3평 내외의 공간에서 청년들은 하루 8시간 이상 공무원시험을 준비한다.〈출처/동아일보〉
3평 내외의 공간에서 청년들은 하루 8시간 이상 공무원시험을 준비한다.〈출처/동아일보〉

 

  노력하는 청년들이여
  너희들의 탓이 아니다

  과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청년들이 공무원시험에 쏠리고 있는 현상은 그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 사회의 시스템과 상황 속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청년들이 찾아낸 최선의 길인 것이다. 어느 누가 젊고 혈기 왕성한 시기에 책과 씨름하며 좁은 고시원에서 2년 이상을 보내고 싶겠는가? 수십대 1의 경쟁률에서 오는 중압감과 낙방에 대한 불안감 또한 얼마나 심하겠는가?

  노력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노력에 대한 대가는 공정해야 한다. 공무원을 증원한다거나 민간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대안은 단편적이고 공허하다. 사기업이 공정하게 채용하고 일한 만큼 대우 하며 고용이 안정적이라면 청년들이 공무원시험에 과도하게 몰리지는 않을 것이다. 정규직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며 동일가치노동에 대해 동일임금을 주어 균등한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

  청년에 대한 지원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여전히 청년에 대한 지원은 미비하고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청년 문제는 공무원시험 쏠림 현상뿐만 아니라 취업의 문턱, 직장, 결혼과 출산에서 매우 다양하게 터지고 있다. 아동과 노인에 비해 근로능력이 있는 청년의 지원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듯 하다. 청년이 언제까지나 청년으로 머물러있지 않다. 푸른 날의 청년 시대를 제대로 거치고 성장해야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도 밝을 것이다. 청년정책, 청년문제를 바라볼 때 터져나온 하나의 현상만을 보지 말고 청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포함하고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공시생의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다각적으로 대안을 모색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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