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에 분노하자
‘그들만의 리그’에 분노하자
  • 박진수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9.11.0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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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몇 주간 서초동에 수백만의 시민들이 모여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무소불위의 거대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개혁해야 한다는 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렇지만 서초동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외쳤던 구호 중 하나인 “우리가 조국이다”에는 검찰개혁과 다른 관점에서 딴죽을 걸고자 한다. 과연 우리가 조국일까? 난 우리는 조국이 아니며, 조국은 우리와 다른 그들 중 한 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물론 이것이 일부 보수 세력처럼 조국 장관의 사퇴를 주장하기 위함은 아니다.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이 땅의 일부 기득권층이 온갖 특혜와 특권을 누리면서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후손에게 세습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잘못된 구조다.  기득권 세습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조국 장관의 딸은 단국대 의대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 기회를 가지며 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됐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의 아들은 서울대 의대 교수의 연구실에서 인턴을 하고 국제 학술회의 연구 포스터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KT에 딸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이 사실이든 아니든, 명확한 것은 이들의 자녀들이 일반인이라면 누릴 수 없는 특혜와 특권을 누렸으며, 이러한 특혜와 특권은 그들이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에 들어가 우리사회의 특권층으로 자라나는 데 좋은 발판이 된다는 것이다. 이들뿐 이겠는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에 따르면 SKY를 포함한 상위권 6개 대학 신입생의 70% 정도가 고소득층의 자녀일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자본을 가진 부모의 자녀들이 우리사회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며, 대다수의 일반 시민들을 들러리로 만드는 사회 구조다. 현재 사회 구조는 소수의 계층이 자신들이 가진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권력을 적극 활용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를 통해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그들만의 리그’다. 그리고 이 땅의 나머지 99% 시민들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소외되고 있다. 조국 장관 역시 ‘99%의 우리’라기 보다는 ‘1%의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1%의 그들은 때로는 ‘조국’으로, 때로는 ‘나경원’으로, 때로는 또 다른 특권층으로 이름만 달리했을 뿐 한 번도 99%의 우리를 대변했던 적이 없다.
  지난 몇 주간 서초동에 모인 시민들은 조국 장관과는 다른 99%의 우리일 것이다. 우리가 분노해야 할 것은 검찰만이 아니다. 검찰개혁을 촉구함과 동시에 이제 이 사회의 일부 계층들이 특권을 앞세워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는 그들만의 리그에 분노하고 그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한 개혁을 시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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