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기자가 추천하는 <웹툰>
덕기자가 추천하는 <웹툰>
  • 정해인 기자
  • 승인 2020.03.29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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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다. 이에 덕기자가 책, 공연, 전시회 등을 소개해 학우들에게 한 줄기 여유를 선물하고자 한다.

  누구에게 아름다운 이야기인가

  아주 어린 날, 전래동화에서 만난 이가 있다.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어머니를 여의고 7살부터 동냥으로 아버지를 봉양한 효녀, 심청이다. 웹툰 <그녀의 심청>은 ‘공양미 300석을 대신 내주겠다던 승상부인의 제안을 심청이 왜 거절했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인당수를 건너 도화동 장승상에게 시집온 여자가 있다. 그는 재주가 많고 똑똑한 아이였으나, 어른의 훈계에 잘 따르고 세상의 법칙에 순응해 한 떨기 아름다운 꽃으로 성장한다. 시집오던 날 배에서 떨어져 물에 빠진 그를 심청이 구하며 둘의 인연이 시작된다. 승상은 혼례식 밤 알 수 없는 이유로 쓰러지고, 그는 승상을 간호하는 훌륭한 부인의 면모를 보인다. 심청이 승상의 간병을 도우며 승상 부인과 신분 차이를 넘어 친해진다.

  한편, 심청은 아버지의 무능함과 사람들의 홀대로 힘겨운 삶을 산다. 그는 심청을 ‘사랑받을 수 있는 여자’로 만들어준다. 승상 부인은 평생을 사랑스러운 딸, 현명한 부인, 자애로운 어머니로 사랑받기 위해 배우고 노력했다. 심청은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을 겪는다.

  둘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심청의 아버지는 사내의 자존심에 덜컥 공양미 300석을 약속한다. 삶에 신물이 난 심청은 인당수에 몸을 던질 제물이 되는 대가로 공양미 300석을 받기로 한다. 소식을 들은 승상 부인은 자신이 300석을 줄 테니 가서 약속을 무르라고 한다. 그가 여전히 다투기 전과 다름이 없음을 깨달은 심청은 이를 거절하고 배에 오른다.

  심청이 떠난 후 승상 부인은 자신의 세상에 배신당하고, 심청이 했던 말을 떠올린다. 그리고 심청을 구하기 위해 인당수로 향한다. 그는 안온한 세계를 부수고, 폐허 위에 당당히 서 자신을 세워 올린다.

  “너를 물속에 묻어 꽃피운 곳이라면 다 부숴버려도 좋아.”

  우리는 이야기 내내 ‘어떤’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사랑받는 것이 삶의 목표인 승상 부인, 어린 나이부터 효심을 강요받은 심청,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지배적인 남성과 의무에 짓눌린 여성들에게. 현재까지 이어지는 성별 사이의 불균형을 익히 알고 있는 ‘효녀 심청’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그렇게 독자에게 심청을 ‘선녀 같은 자태의 효녀’로 정의하는 것에 거북함이 들게 한다. 당신에게 전래동화 속에 오래도록 갇혀있던 숨겨진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웹툰 <그녀의 심청>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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