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와 저널리즘의 화두, 데이터
COVID-19와 저널리즘의 화두, 데이터
  • 윤호영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조교수
  • 승인 2020.04.08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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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저널리즘의 경향과 미래를 살펴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앱이 등장하고 해외 일부 언론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한 전문기사가 등장했다. 이처럼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찾고 사례를 수치화함으로써 독자에게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이 화제다. 사회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데이터 저널리즘에 대해 알아보자.

 

  코로나19와 데이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의 언론이 바빠졌다. 언론들은 어느 지역에서 몇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지, 전파 속도는 어떤지, 전망은 어떤지 신속히 보도하기 시작했다. 평소 유료로 제공하던 기사도 바이러스 전파와 관련해서는 무료로 개방하는 등 상황 전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위기 속에 실력이 나타나는 것일까? 국내에서는 코딩을 배운 청년들이 신문사보다 먼저 전파 관련 지도와 공적 마스크 위치를 알려주는 앱을 만들어냈다. 해외에서는 데이터 활용뿐만 아니라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보도가 등장했다.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워싱턴포스트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관한 기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떻게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내는지 보여주면서 세계적인 히트 기사가 됐고, 디지털 저널리즘의 세계적인 강자 중 하나인 뉴욕타임즈는 확산 추세와 지역 등의 데이터를 기사와 함께 능숙히 처리해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그래픽 리포터 해리 스티븐스는 움직이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떻게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 내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주면서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출처/워싱턴포스트〉
워싱턴포스트의 그래픽 리포터 해리 스티븐스는 움직이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떻게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 내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주면서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출처/워싱턴포스트〉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멈추거나 변화시키면서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세계가 다를 것이라고 말하는 사이, 일상을 둘러싼 데이터는 끊임없이 생겨나고 저널리즘은 우리의 일상을 둘러싼 세계를 보도하고 있다. 2010년 관훈클럽 좌담회에서 2019년이면 종이신문이 사라질 것이라며 신문사와 저널리즘의 위기를 말했는데, 2020년 현재 종이신문이 사라질지는 모르나 디지털 저널리즘, 데이터 저널리즘, 심지어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을 이야기하며 저널리즘은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한다. 일상이 바뀌고 때로 파괴적 혁신과 같은 변화가 세상을 예측 불가능하게 바꾸는 것 같지만, 단절 속에 흐름이 살아있고 흐름 속에 새로움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데이터 저널리즘이 그렇다.


  데이터 저널리즘의 경향

  데이터 저널리즘의 출발은 정밀 저널리즘이라 불린 CAR(Computer Assisted Reporting) 기법의 활용과 관련이 깊다.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뉴스 제작을 위한 정보 수집, 분석, 작성에 활용해 과학적 진실에 가깝게 보도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컴퓨터와 같은 분석 도구의 도움을 받아 과학적 연구방법론의 엄밀성, 정밀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이와 같은 전통이 유지되자 빅데이터라 불리는 대 용량 데이터의 활용이 일상이 되고, 컴퓨터의 연산 능력이 향상되는 등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데이터 저널리즘의 내용이 데이터를 활용한 일목요연한 시각화, 스토리텔링 기법에서 데이터의 객관성을 통한 근거 제시, 복잡한 연산을 활용해 비가시적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패턴을 잡아내는 영역으로 확대됐다. 이 배경에 디지털 저널리즘이 자리 잡고 있음은 물론이다.

  디지털 환경이 신문을 보는 기본 설정이 되면서 디지털 환경을 활용한 저널리즘의 혁신과 성장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디지털의 강점을 살리는 혁신이 저널리즘의 생존에 기여한다는 논의가 발전했다. 기존 종이신문 기반 신문사들은 디지털 기반 신문사들의 가볍게 보는 기사, 흥미 기사, 다른 기사들을 엮어서 보여주는 기사, 광고를 활용한 기사, 다른 기사 우려내기 등에 독자들을 뺏기고 그로 인해 광고도 줄어들면서 경영 위기를 겪기도 했다.

  디지털 환경으로 인해 직접 시민들이 기자로서 저널리즘을 수행하는 참여 저널리즘이 등장하고, 동사무소와 같이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친절히 알려주는 서비스 저널리즘 등 다양한 저널리즘이 출현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은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기존 저널리즘이 가진 강점을 가장 잘 살리는 방법으로 여겨진 셈이다.

2019년 데이터 저널리즘 수상작인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한 죽음’이다. 미 푸에르토리코 주정부의 공식발표와 달리 더 많은 죽음이 있다는 내용을 파헤치고, 그 원인을 탐사보도한 수작이다. 〈출처/hurricanemariasdead.com〉
2019년 데이터 저널리즘 수상작인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한 죽음’이다. 미 푸에르토리코 주정부의 공식발표와 달리 더 많은 죽음이 있다는 내용을 파헤치고, 그 원인을 탐사보도한 수작이다. 〈출처/hurricanemariasdead.com〉

  지금까지의 경향을 보면, 데이터 저널리즘은 탐사보도 저널리즘과 많은 부분에서 결을 같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를 통해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고, 구조적 요인을 밝혀내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여주는 분석 작업이 탐사보도 저널리즘과 잘 맞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빠르게 진행되는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데이터 작업과도 잘 어울리는데 이때의 데이터 저널리즘은 분석이 아니라 데이터 요약 및 제시에 강조점을 둔다.

  빠른 데이터 처리 및 요약, 또는 깊이 있는 분석 능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보니 데이터 저널리즘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컴퓨터 코딩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높은 수준의 코딩 능력이 데이터 저널리즘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2004년 퓰리쳐 상은 테이블을 잘 만들어 혜안을 뽑아낸 윌리엄 골든 기자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현재는 기자에게 취재뿐만 아니라 HTML이나 간단한 동영상 편집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이니만큼 코딩 능력이 있어야 데이터 저널리즘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러다보니 데이터 저널리즘을 수행하는 기자는 숫자와 컴퓨터 코딩 능력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에 이르기까지 엔지니어의 능력과 기자의 감각을 같이 갖출 것을 요구받고 있다. 한편 코딩을 저널리즘스쿨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과 지금 가르치는 내용만으로도 벅차다는 의견이 대립하면서 논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의 미래, 전문영역? 기법 중 하나?

  국내에서는 데이터 저널리즘이 디지털 혁신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Digital First’의 구호 아래 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이나 재직자 대상 재교육의 하나로 꼽힌다. 코딩을 통한 혁신 인재 양성이 전 사회적인 성장 담론의 핵심이다 보니 A.I 알고리즘을 만들거나 기계 학습과 같은 고급 기술이 아니더라도 증거기반 행정, 데이터 중심 사회 등과 함께 데이터를 다루는 교육이 기본소양인 셈이다.

  변화가 가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크다. 개인이 하기 어려운 데이터 분석과 취재를 팀 단위로 하면서 기사의 내용이 깊어지고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만한 기회도 많아졌다. 반면 코딩과 같은 기술적인 측면만 강조하면서 CAR 기법에서 강조했던 엄밀한 검증이 상대적으로 약해져 기사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데이터 저널리즘이 앞으로 전문영역이 될 것인지, 다양한 기법 가운데 하나로 남겨질 것인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유행으로 그칠 것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주로 데이터 저널리즘과 관련된 인력이 소수에 집중된 형태로 회사 전체의 지원이 없는 경우 전문영역이 된다. 반면 회사 전체의 지원 아래 성장을 거듭하는 경우 다양한 기법 중 하나로 언론사 전체 기사에 묻어나는 경향이 있다. 특정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으나 데이터 저널리즘을 논의하기에 앞서 이미 상당 부분 유튜브 저널리즘으로 유행이 넘어가 있는 현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수많은 ‘어떠어떠한 저널리즘’이 나타났는데,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매번 새로운 ‘어떤어떤 저널리즘’이 등장했다. 그 이유로,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에서 아직 데이터를 활용한 전문 기사를 잘 보지 못하고 있다. 위기 속에 진짜 모습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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