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선택 '학부제' vs 전공 심화 '학과제'
전공선택 '학부제' vs 전공 심화 '학과제'
  • 정하나 기자
  • 승인 2005.09.29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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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학은 지난 96년부터 부분 학부제를 시행했다. 유사한 학문을 한 학부로 통합할 경우 교과목 중복 개설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해 8개 전공을 경영회계학부, 수학통계학부, 약학부, 회화학부 이렇게 4개의 학부로 모집단위를 세분화한 것이다. 이는 94년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가 발표한 '학과 통합으로의 정책 대전환 추진계획' 정책에 따른 것이었다. 학생 개개인에게 보다 알맞은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가 학부제를 추진한 것이다. 그 후, 97년 우리대학은 전면 학부제를 시행하게 된다. 인문사회과학부(21개 전공)와 자연과학부(5개 전공), 약학부, 예술학부(5개 전공), 이렇게 총 4개의 학부를 구성했고, 유아교육과는 유일한 사범계열로 다른 전공과 통합하는데 무리가 있어 과로 모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5년도 인문대학은 다시 학과제로 신입생 모집 방침을 바꾼다. 이에 대해 석대준 교무과장은 “우리대학 발전계획과 인문대의 요구가 자연스럽게 맞아 여러 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학과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문대학만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변경한 이유를 밝혔다.
그렇다면 학부제와 학과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학부제는 전공의 기초가 비슷한 학과들을 하나의 학부로 통합하여 좀 더 효율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학부제의 경우, 전공 선택에 있어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20,21일 양일간 학우 2백명을 대상으로 본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75%의 학우들이 ‘1년동안 생각하고 적성에 맞는 과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라고 답한 것에서도 나타난다.


 또한 학부제는 그 학부에 해당하는 학과들 간의 경쟁을 이끌어냄으로써 각 학과의 발전방향을 모색할 수 있게끔 한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학부 내에서도 학생들이 선호하는 과가 아니면 비인기학과로 전락하게 되기 때문에 전공박람회와 같은 행사를 준비하는 등 학과간의 경쟁 속에서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부제 시행으로 인한 문제점도 적지 않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인기학과로의 학생 편중 현상이다. 학부 내에서도 인기 있는 일부 학과에만 지원자들이 몰려 지원자가 소수인 몇몇 학과들은 도태되기 쉽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의 경우만 봐도 인기 학과에는 지원자가 넘쳐 떨어지는 학생들도 생기는 반면, 비인기 학과는 지원자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어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기까지 한다. 만약 한 학과에 지원자가 제한 인원보다 많을 경우 우리 대학에서는 성적순으로 선발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학부의 학생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과를 가기 위해 1학년부터 학점관리를 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치르게 된다. 학부제 시행에서 오는 인기학과로의 학생 편중이 만들어낸 결과인 것이다.


 또한 학부제는 학생들의 학습능력향상을 저해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학과로 모집된 신입생들은 1학년 때부터 체계적으로 한 학과의 수업을 듣고 전공능력을 향상시켜가지만, 학부제의 경우 1학년 때부터 한 전공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전공이 정해지지 않아 학생들은 전공수업을 듣지 않고 교양 수업만 들어 2학년부터 듣게 되는 전공수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2004년 인문대학이 학부제를 시행했던 당시에 입학한 조윤주(중문과?2) 학우는 “학부제 시행으로 1학년 때 알았던 친구들이 각기 다른 학과로 가 여러 학과 학생들을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2학년부터 전공을 공부하게 되어 학과제로 입학한 학생들보다 전공공부가 늦는 것 같다”라고 학부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 외에도 전공이 정해지지 않은 학부생들에게 자신의 희망과 관계없는 담당교수가 정해져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기도 하고, 학부의 학생들이 많아 친구를 사귀기도 어려울뿐더러 소속감이 없어 선후배를 사귀기도 힘들게 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학부제 시행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 교무과장은 “학부제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며 “학부제와 학과제는 앞으로도 연구해 볼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부제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이유는 우리 사회와 대학들이 충분한 준비 없이 학부제를 일괄적으로 도입한데서 도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때문에 다시금 학과제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하는 학교들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복수전공이나 전공연계 등과 같이 대안을 마련하는 대학도 있다. 복수전공을 필수화하고 전공연계를 실시함으로써 학부제를 도입할 당시 폭넓은 교육을 고려했던 취지를 살리려는 것이다. 이 또한 단순히 학점 채우기 식의 복수전공이나 형식적인 전공연계가 아닌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것이 필요하다.


정하나 기자 / chocopie@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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