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기자가 추천하는 <만화>
덕기자가 추천하는 <만화>
  • 정해인 기자
  • 승인 2020.06.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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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다. 이에 덕기자가 책, 공연, 전시회 등을 소개해 학우들에게 한 줄기 여유를 선물하고자 한다.

  어두운 시대에서 불을 땐 사람들이 있었다

  대한민국 현대사는 민주화를 위한 노력의 연속이었다. 그중 우리나라 독재 정치 종식의 계기라고 평가받는 1987년 6·10민주항쟁의 배경과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만화로 담은 작품이 있다. 최규석 작가의 <100도씨>다.

  주인공 ‘영호’는 대학에 입학한 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저지른 만행을 접한다.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일은 그가 학교나 뉴스에서 배운 내용처럼 북한의 사주를 받은 빨갱이들의 폭동이 아니었다. 진실을 알게 된 영호는 학내 민주화운동조직에 참여한다. 시위 참여자를 향한 거센 탄압과 시민들의 무관심에 영호는 잠시 갈등했으나 감옥에 갇힌 순간에도 투쟁의 의지를 잃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은 영호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어머니도 집회에 참여해 부당하게 구속된 민주투사들의 석방을 외쳤고 학생조직은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평화 투쟁을 이어갔다. 정치적 견해와 종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러 단체가 단결해 국민운동본부를 조직하고 국민대회를 준비했다. 그리고 민정당의 후보 선출일인 6월 10일, 온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호헌철폐’와 ‘독재 타도’를 외쳤다. 보름이 넘게 밤낮으로 이어진 평화 시위에 독재 정권은 백기를 든다. 영호와 같은 양심수들이 석방되고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졌다.

  감옥에 갇힌 영호는 박종철 열사의 부고를 듣고 절망한다. 시대의 벽이 굳고 높아 부술 수 있을지,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걱정하던 그는 두려움마저 느낀다. 동료 수감자는 영호에게 말한다.

  “사람도 100도씨가 되면 분명히 끓어.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네.”

  물은 온도가 99도씨까지 잔잔하다가 100도씨가 된 순간에야 끓어오른다. 희망이 보이지 않아 포기하고 싶은 상황마저도 끓어오르기 직전일 수 있다. 아주 사소해 보이는 1도의 차이로 결실을 거둔다.

  33년 전 수많은 시민의 피와 땀으로 쟁취한 민주주의는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등과 자유의 토대가 됐다. 당시의 정신은 우리 사회 안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노래하던 이들이 그토록 바랐던 새날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만화 <100도씨>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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