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기자가 추천하는 <책>
덕기자가 추천하는 <책>
  • 전유진 기자
  • 승인 2020.11.12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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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다. 이에 덕기자가 책, 공연, 전시회 등을 소개해 학우들에게 한 줄기 여유를 선물하고자 한다.

  단단한 삶을 향한 전진

  우리사회에서 성범죄 피해자는 쉽게 피해자로 인정 받지 못한다. 마치 가해자의 잘못이 피해자의 탓인 것처럼 몰아세워 피해자를 되레 가해자로 만든다. 최진영 작가의 소설 는 성폭행 피해자 제야의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담담 하게 풀어낸다.

  제야의 유년 시절은 평범하다. 그 나이대의 순수하고 낙관적인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2008년의 어느 평범한 하루, 당숙이 그를 성폭행한다. 당시 제야의 나이는 겨우 열여덟에 불과했다.

  제야는 혼자 산부인과와 경찰서를 찾아가며 당숙에게 죗값을 묻고자 한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주변의 냉담한 시선이다. 경찰은 피해자답지 않게 얼굴이 깨끗하고 멀쩡해 보인다며 제야가 피해자가 맞는지 의심한다. 성공한 사업가이자 제야 아버지의 직장 상사라 부모님도 제야의 말을 듣지 않고 일을 덮기에 급급하다. 친구들은 그를 전염병 걸린 사람 취급하고, 어른들은 모든 일이 몸을 제대로 간수 하지 않은 제야의 잘못이라 말한다. 제야는 어느새 그들에게 ‘무서운 여자애’가 돼 있다.

  당숙의 조언을 빙자한 협박과 부모님의 만류에 제야는 결국 고소를 취하했다. 이후 그는 이전과 같은 일상을 누릴 수 없었다. 제야는 엄마의 오랜 친구인 이모와 생활하며 여러 도움을 받고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그는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 입시를 준비한다. 그러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중에도 이따금 떠오르는 성폭행을 당하던 순간의 기억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그를 끊임없는 고통 속으로 밀어 넣는다. 트라우마의 반복 속에서 이에 굴복하고 부정하게 된다면 당숙의 죄가 지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한 제야는 다시 최선을 다해 살아 보고자 한다.

  “나는 좀 더 멀리까지 가고 싶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나를 견디지 않고, 나와 잘 살고 싶다.”

  성범죄 피해자가 하루아침에 지난 과거를 잊고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드라마 같은 기적은 없다. 그들에게 삶은 살아지는 것이 아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제야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 나아간다. 피해자의 모든 일상에 상처가 녹아 있음을 강조하며 그들이 살아갈 용기를 낼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소설 <이제야 언니에게>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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