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색을 입히다
빛에 색을 입히다
  • 이호진 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 회화과 교수
  • 승인 2021.03.0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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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란 여러 종류의 안료나 금속성 있는 화학물에 작용으로 착색된 유리나 혹은 직접 색을 칠해 구워낸 유리를 뜻한다. 이와 같은 방식의 색유리는 기원전 5천 년경 고대 이집트 시대에 처음 등장했다. 기원전 약 3천 년까지는 주로 고급 장신구로 제작했지만, 기원전 10세기에 이르러 병이나 그릇 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기원전에 주로 고급 장신구로 사용했던 색유리는 기원후 건축물 안에 쓰이기 시작하다가 4~5세기경에 교회 건축의 창에 도입됐다. 이후에도 유럽의 교회 건축에 스테인드글라스를 활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성 그레고리오(St. Gregorius)는 스테인드글라스의 목록을 기록해 놓았다. 이 기록만으로는 당시 스테인드글라스가 정확히 어떤 형태였는지 추정할 수 없다. 초기 작품들은 모두 파손됐고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스테인드글라스의 작품은 9세기부터 11세기경에 완성한 것들로 추정한다.

  교회 건축에 설치 제작된 스테인드글라스로서 현재까지 온전히 보존된 가장 오래된 작품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성당의 5명의 예언자상이다. 그러나 로마네스크 시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어떠한 경로와 과정을 통해 완성됐는지를 추정할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

출처/위키피디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성당에 있는 예언자상이다.<출처/위키피디아>

 

  12세기에 도달해 스테인드글라스는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전역 교회 건축에서 보인다. 종교적인 규제들과 그림 이야기 같은 성당의 이미지를 구현한 장면이 거대하고 연장성 있는 파노라마로 드러난다. 이는 교회 건축에서 대단히 활발한 양식으로 인기를 끌었고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이어졌다.

  오랜 과정과 역사를 거쳐 건축에 자리 잡은 스테인드글라스는 중세 시대 고딕 양식 속 예술성 있는 형상과 색채의 표현과 조화를 통해 예술 작품으로서 가장 훌륭한 모습이었다.

  고딕 양식은 로마네스크 양식과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고딕 양식의 대표적인 건물인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 영국 웨스미스트 성당에서 이를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둥근 아치형의 지붕이 아닌 끝이 뾰족한 첨탑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십자군 원정 후 이슬람 건축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천상에 대한 신앙심이 높아지면서 건축의 양식도 변화를 맞은 것이다.

  종교 이데올로기로 인해 수직성과 빛의 미학을 강조한 스테인드글라스는 고딕 건축에서 성스러운 빛을 쬐는 창일 뿐만 아니라 중세시대 신성의 숭고함과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성 있는 예술 작품이었다.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치솟아 통일성 있고 연속적인 공간과 외부 부벽을 강화하는 건축 양식으로 인해 건물에서 창에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공간으로 빛이 스며들게 하는 창의 역할 또한 더욱 중요하게 여겨졌다. 스테인드글라스가 고딕 건축 양식 정점으로 자리매김한 환경적인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고딕 건축에 전성기를 맞이 하지만 14세기 이탈리아에서 개화한 르네상스 회화의 등장과 확산으로 쇠퇴해 18세기까지 빛을 발하지 못했다. 19세기 영국 *라파엘전파의 등장과 아르누보 양식의 대두, 프랑스 고딕 성당 보수 작업을 통한 고딕 양식의 부활과 함께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여러 작가들은 아르누보 양식으로 스테인드글라스를 건축 내에 융합시키고 부활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화학 물감의 발명 이전, 납을 녹여서 그린 납화나 **템페라화를 그리는 안료에 노른자를 섞는 기법을 통해 작품의 보존성을 높이고자 했다. 근·현대엔 화가들이 실버스테인, 페인팅 등의 기법을 사용해 회화와 스테인드글라스가 함께할 수 있는 구조들의 작업이 탄생했다. 스테인드글라스에 회화 예술성을 부여함으로서 새로운 양식의 표현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대표 작가인 앙리 마티스는 도미니크회 로자리오 성당의 벽면과 바닥 창 등을 디자인했다. 자유롭고 밝은 느낌의 상징적인 장소다. 요한 손 프리커는 화가이자 스테인드글라스를 주로 표현하는 예술가다. 초기에는 형식과 이미지가 제한적이었으나, 점차 순수한 회화성과 추상적 느낌에 더욱 창의적이고 독특한 모습으로 제작했다. 브라이언 클라크는 회화를 비롯한 여러 매체와 유리 작업을 함께 했다. 그의 후기 작품에서는 회화성과 상반되는 스테인드글라스의 미적 중요 요소로 빛과 투과성을 극대화했다. 기본적인 표현 기법으로 테크닉한 이미지를 창출해내기도 했다.

브라이언 클라크가 작업한 스웨덴 린셰핑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창을 투과한 빛이 색을 반영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
브라이언 클라크가 작업한 스웨덴 린셰핑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창을 투과한 빛이 색을 반영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출처/Brian Clarke 홈페이지>
브라이언 클라크가 작업한 스웨덴 린셰핑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창을 투과한 빛이 색을 반영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출처/Brian Clarke 홈페이지>

 

  최근에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새로운 기법과 표현으로 현대성 있는 작업을 추구하는 양상이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 인천교구 구월동 성당 카페에 보편적으로 스테인드글라스에 사용하는 마우스블로운 안티크글라스를 납선 기법과 함께 프리트(frit)를 활용한 퓨징(glass fusing) 기법을 함께 사용해 마우스블로운 안티크 글라스의 강렬한 빛과 퓨징 글라스가 머금고 있는 은은한 빛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는 독창성을 추구했다.

  프리트는 ‘굽는다’ 혹은 ‘튀긴다’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에서 파생한 것으로 에나멜과 같이 그 표면을 열처리하거나 가마에 구운 유리를 말한다. 이 과정을 통해 날카로운 표면보다는 수천 개의 작은 조각들로 된 파편들을 만들어낸다.

  또 다른 국내 최근 사례로는 수원교구 은행동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다. 성전으로 들어가는 공간과 마주하는 곳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한 창을 두었다. 는 전통적인 맑은 색유리를 사용하지 않고 현대의 프리트 퓨징과 슬럼핑 기법을 이용했다. 스테인드글라스가 주변 환경을 반영하는 역할을 하며 동시에 종교적인 역할로서 공간의 느낌을 미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색감과 이미지를 고려했다. 이러한 기법적인 접근은 과거와 다르게 공간의 특성과 역할에 의미를 더할 수 있는 개념을 부여한 작업으로 볼 수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활용한 다양한 작품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대표 사례로는 영국 빅토리아 쿼터 쇼핑센터, 올드햄 타운 쇼핑센터, 엠파이어 극장 등 공공건축물에 활용한 바가 있다.

영국 빅토리아 쿼터 쇼핑센터(The Victoria Quarter)의 모습이다.
영국 빅토리아 쿼터 쇼핑센터(The Victoria Quarter)의 모습이다.<출처/위키피디아>

  스테인드글라스는 정통성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그 영역이 커지고 있으며 현대 건축물 활용 사례나 응용 방식이 점차 확장하고 있다. 교회 건축뿐 아니라 상업 공간과 공공시설에서도 기능과 예술성을 함께 담아낸다. 스테인드글라스만의 복합적이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표현양식을 기대하게 만드는 까닭이다.

 

*라파엘전파: 르네상스의 이상화된 미술을 비판하며 중세 고딕 미술로 회귀할 것을 주장한 19세기 영국의 예술 운동

**템페라화: 용매(주로 계란)로 안료(채색가루)를 섞어 만든 물감으로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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