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선택제, 첫 시행 결과는?
전공선택제, 첫 시행 결과는?
  • 전유진 기자, 정해인 기자
  • 승인 2021.03.24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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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교무처장, “총장 선출 전까지는 현상 유지할 것”

  우리대학은 지난 2020학년도에 전공선택제도를 도입했다. 기존의 학과 단위모집에서 단위 기준을 단과대학으로 바꿔 광역 단위로 모집했다. 타대학의 자율전공학부나 기존의 부·복수전공 제도와 다르며 △글로벌융합대학 △과학기술대학 △Art&Design대학 세 학부를 신설했지만 이는 편의상 마련한 것으로, 학부 단위로 정원을 확보하는 학부제와도 차이가 있다.

  야심 차게 선보인 전공선택제,

  기존 제도와의 차이점은

  신입생은 입학 후 1년 동안 전공기초와 계열기초, 기본교양 과목을 수강하며 전공 탐색과정을 거친다. 2학년 진학 시 2개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이때 제1전공은 필수선택, 제2전공은 선택사항이다. 제1전공은 입학한 단과대학 내 전공만 선택 가능하고 최대인원 정원이 있다. 제1전공 선발 기준은 총점 1,000점 중 △지원 전공의 전공탐색 과목 이수 400점(12학점 만점 기준) △비교과 활동 300점 △이수학점 150점(36학점 만점 기준) △평점평균 150점이다.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반면 제2전공은 희망전공을 제한 없이 선택할 수 있는데, 전공별 정원 제한이 없으며 다른 단과대학 간 교차지원도 가능하다. 이후 전과제도를 활용하면 제1전공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2020학년도 이전 운영하던 부·복수전공과 제2전공의 큰 차이점은 교과 영역에서 제1전공과 차별이 없다는 것이다. 졸업 후 복수전공은 복수전공 학위가 인정되고 부전공은 학위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2전공의 경우 제1전공과 동등한 학위를 인정한다.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표기 순서도 변경 가능하다.

 

  지원 인원 빈부격차 심각,

  정원 12.8% 채운 전공도 있어

  본지는 지난 710호 기사에서 전공탐색 과목 쏠림 현상을 다뤘다. 지난해 전공탐색 과목 수강신청이 예고한 바와 같이, 학우들의 선호가 특정 전공에 쏠리는 현상이 전공선택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전공선택제의 최대 신청 가능 인원은 2018년 학년도 신입생 정원의 1.1배로 정했다. 우리대학은 입학정원을 2018년 4% 감축했고, 2019년 10%를 추가로 감축했다. 이로 인해 최대 정원 대비 신입생 수의 비율은 86%로, 159명의 자리는 공석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일부 전공에 인원이 몰릴 경우, 비인기 전공의 경우 전공의 안정성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실제로 올해 전공선택 결과, 정원을 100% 채우지 못한 13개 전공이 있다. 이중 정원의 70%도 넘지 못한 전공이 7개였다. 가장 심각한 곳은 전공생의 수가 정원의 12.82%에 불과하다. 그러나 원동환 교무처장(이하 원 교무처장)은 “학생 수요가 적거나 많다고 해서 전공 내 최대인원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며 “과학기술대학 내에서 조정 여부를 논의 중이지만 아직 확실히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전공 선발 점수 900점 넘고도

  원하는 전공 진학 못 해

  전공 쏠림 현상은 인기 전공 선발 점수 커트라인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 학부 안에서 합격 점수가 높은 전공과 가장 낮은 전공의 점수 차이는 859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수요가 많은 특정 전공의 경우 경쟁 과열이 일어나 상위권 점수를 받은 학우들이 탈락하기도 했다. A 학우는 “성적이 낮은 편은 아니라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떨어져 3지망에 배정받았다”고 말했다. 올해 1지망 전공에 배정받지 못한 학우는 총 137명으 로 △글로벌융합대학 약 16% △과학기술대학 약 10% △Art&Design대학 약 12%가 2~8전공에 배정받았다.

 

  다른 등록금 같은 수업?

  제1·2전공 간 등록금 논쟁

  등록금은 제1전공을 기준으로 납부한다. 글로벌융합대학 학우가 과학기술대학이나  Art&Design대학 소속 전공을 제2전공으로 선택한다면 해당 전공을 제1전공으로 하는 학우들보다 더 적은 등록금을 내고 같은 수업을 들을 수 있다. 2021학년도 1학기 우리대학 계열별 한 학기 등록금은(1학년 제외) △글로벌융합 인문·사회계열 301만 9천 원 △자연과학계열 362만 1천 원 △공학계열 412만 2천 원 △예체능계열 422만 7천 원이다. 많게는 100만 원 이상 차이 난다. B 학우는 “제1·2전공간 교과 과정에 차이도 없고,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표기 순서 변경도 가능해 구분할 수 없는데 등록금을 다르게 내는 건 불공평하다”며 “등록금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원 교무처장은 “현재의 제1전공 기준 등록금 책정 방식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다”며 “등록금 상향 조정의 경우 대학평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1전공과 제2전공 학생이 완전히 동일한 전공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원 교무처장은 “수업과 학점이수와 관련해 차별을 두지 않는 대신 비교과 영역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제1전공 학생들이 특정 전공에 소속되기 위해 노력했던 점을 고려한 것이다”고 밝혔다. 제 1전공 학우에게는 지도교수를 배정하고, 각 지도교수와의 상담을 의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반면 제2전공 학우에게는 지도교수를 배정하되, 상담은 권유 사항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답사나 인턴 등의 비교과 활동, 학과 내 행사는 제1전공 학우에게 우선 참여권을 부여한다. 제2전공 학우의 경우 이를 필수적으로 제공받기는 어렵다.

 

  제1·2전공 수강신청 동시 진행

  전공 강의 수강에 문제 없나

  기존 학과제에서는 수강신청 시 주전공생이 부·복수전공자보다 1시간 빨리 수강신청을 할 수 있도록 우선권을 부여했지만, 전공선택제에서는 제1전공과 제2전공 수강신청을 동시에 진행한다. 원 교무처장은 “수업과 관련된 경우 제1·2전공을 동일하게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수강신청도 동시에 진행한다”고 말했다.

  제2전공까지 선택하는 학우들은 두 전공 모두 각 36학점씩 수강해야 하고, 심화전공을 선택하는 경우 제1전공에서만 63학점을 들어야 한다. 대부분의 전공 강의를 수강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제2전공 인원에는 제한이 없기에 들어야 하는 전공 강의를 수강하지 못하는 학우가 생긴다. C 학우는 “경영학과의 ‘경영전산처리’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분반이 4개나 있음에도 수강하지 못한다”며 “아무리 증원으로 빈자리가 생긴다고 해도 기존 인원이 너무 적어 수강신청이 힘들다”고 말했다.

  과학기술대학 실험·실습 과목은 공간과 시설의 문제로 수강 가능 인원을 늘리기 쉽지 않은데, 제2전공 인원까지 더해져 수강신청하기도, 수업을 관리하기도 어렵다. 원 교무처장은 “현재 대부분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학생 수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며 “첫 전공선택제 대상 인 2학년 과목의 경우 증원과 분반을 유도한 상태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용 가능한 인원을 최대한 늘리겠지만 최후의 한 명까지 구제할 정도로 넉넉히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첫발을 디딘 전공선택제,

  더 나은 앞으로를 위해서는

  광역모집을 시행하는 타대학도 비인기 학과의 처리 방식과 관련해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중앙대학교는 2015년 ‘광역화 모집제도’ 운영안에서 장기간 학생 수요가 적은 학과는 융·복합기반 전공으로 지정하겠다고 계획했다. 그러나 학생과 대학본부 간 의견 합치를 이루지 못했다. 이후 2018년 ‘전공개방 모집제도’에서는 1학년 학생의 예비 잔류를 보장하고 수시 모집으로 학과 내 최소 인원을 보장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우리대학은 올해도 전반적인 제도는 지난해와 같다. 원 교무처장은 “현재는 총장 직무대리 체제이기 때문에 전공선택제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한 건 없다”며 “정식적인 총장 체제가 된 이후 방향에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면 논의를 통해 새롭게 계획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공선택제라는 제도를 새롭게 진행하며 생긴 미숙함으로 인해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전공선택제 시행 이전부터 예상했던 인기 전공 쏠림 현상뿐만 아니라 제1·2전공 간 차이, 등록금 및 수강신청 문제가 대표적 예다. 해당 문제점을 보완하며 제도를 더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계획과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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