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서울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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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1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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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7일, 서울시장이 보궐선거로 선출됐다. 후보자 개인의 면면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겠지만 선거에 드러난 민심은 생각해볼 문제다. 선거 과정에서 집권당 인사들의 내로남불 면면이 드러나면서 청년세대의 분노가 일어났다. 그 결과 과거에는 관찰하기 어렵던 지지 상황을 볼 수 있었다. 개인의 정치적 선택을 뒤로하고 전반적으로 청년세대의 마음을 얻지 못한 후보가 패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촛불혁명으로 등장한 이번 정부에 대한 청년의 기대는 선거를 전후로 실망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집권당 인사들의 안하무인과 청년세대의 고충에 대한 피상적 이해가 분노를 조장했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이번 선거 결과가 자신에 대한 지지라고 볼 수 없으며, 현 집권당에 대한 분노의 결과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청년세대의 분노가 이번 선거 결과를 가른 기준이라는 점을 인정한 대목이다. 청년세대가 갖는 허탈함과 사회 안에서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무기력함이 결국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떠들며 자신들을 위하는 척 행세했던 기성세대를 심판했다. 이러한 흐름은 내년에 있는 대선과 지자체 선거에서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기성 정치인들은 청년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선보일 것이며, 자신들이 청년세대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자청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집권당과 국민의힘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을 열어보면 기실 과거의 토건주의에서 벗어난 부분이 거의 없다는 점에 놀랄 수밖에 없다. 이들은 여전히 서울을 개발의 성지로 만들기 위해 권역별 토건사업을 중심으로 공약을 제시했다. 반면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한 공약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발상의 전환을 찾아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두 명의 주요 후보가 말했던 청년 공약은 단발성 지원금 책정이나 일자리 정보 제공 등 근본적 접근 방법의 전환을 관찰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촛불혁명과 586세대로 대변되는 기성 정치꾼들의 관점이 이러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많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물론 이번에 당선자를 배출한 야당 인사들 역시 정치꾼 수준에서 청년세대의 고민에 대해 얕은 생각만 하고 있다는 점도 명확하다. 이들은 필요에 따라 늘 청년세대를 이용할 것이며, 여기에 휘둘리지 않는 방안은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살아있다고 판단되는 군중을 외면할 수 있는 정치인은 드물다. 반면 군중의 목소리가 줄어들면 이들은 다시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와 확대에 관심을 둘 것이라는 점도 명확하다. 알면서 속이는 집단이 정치인이라 할 때 이들을 통제하는 방법은 지속적 관심과 활발한 의견을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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