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삶의 반경을 넓혀요
운동으로 삶의 반경을 넓혀요
  • 정해인 기자
  • 승인 2021.05.12 1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많은 여성이 근력운동을 낯설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사회가 오랫동안 건장한 신체나 즐거운 운동으로부터 여성을 배제해 왔기 때문이다. 한편 답답한 현실에 맞서 이런 여성도 있다고 온‘몸’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크로스핏 선수 겸 코치이자 유튜버 ‘샤크코치’로 활동하는 우리대학 동문 이윤주(생활체육 08) 코치다.

 

  Q. 여성에게 건강을 위한 운동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여성도 사람이니까요. 우리 몸이 움직이는 것 자체가 뼈와 근육의 작용이에요. 근육이 없으면 움직일 수가 없잖아요. 이뿐 아니라 체중이 너무 적거나, 많거나, 근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활동에 제약이 생겨요. 계단을 올라갈 수 있지만 싫은 것과 올라갈 수 없다고 생각해서 못 하는 것은 다르잖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체력이 발목 잡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여성의 운동을 미용에 한정하려는 차별이 부당한 이유이기도 해요. 인간이기 때문에 운동을 해야 하는데 유난히 여자만 미용 목적으로 제한하죠. 흔히 ‘넌 말라서 운동 안 해도 좋겠다’ 이런 말 많이 하잖아요. 마르기 위해 운동한다는 고정관념이 전제된 발언이에요. 체형과 관계없이 숨 쉬고 먹고 자고 씻는 것처럼 운동도 자연스럽게 해야 하거든요.

 

  Q.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의 신체 때문에 부당함을 느낀 경험이 있나요?

  대부분의 크로스핏 여자선수들은 시합에 출전할 때 브라탑에 레깅스를 입어요. 그래서 의류 지원 업체에서도 이를 위주로 지원하는데, 티셔츠에 반바지를 착용하는 저는 다른 선수들보다 성적이 높았음에도 의류 지원을 받지 못했어요. 이런 일을 수차례 겪으니 ‘나도 살을 빼고 브라탑을 입어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어요.

  호르몬 논란도 꾸준히 있었죠. 한창 선수생활 할 때부터 호르몬 검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유튜브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는 인터넷 게시판에 욕까지 섞인 비방글이 올라와서 실제로 고소장도 접수했어요.

  제 몸이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소위 ‘여성스러운’ 체형이 아니 니까 ‘평범한 여자일 리 없다, 약물을 했거나 호르몬에 이상이 있을 것이다’고 단정하는 거죠. 그들이 생각하는 여성의 카테고리가 아주 작고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 여자는 용납하지 않아요.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 대해 확언까지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체형에 대한 스펙트럼이 굉장히 좁은 거죠.

  Q. 코치로서 추구하는 철학이 있나요?

  저는 건강하고 강한 여자를 얘기하잖아요. 회원을 지도할 때도 일시적으로 근육을 팽창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정말 근육이 커지고 근력이 향상되는 운동을 가르치자는 철학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회원들 외모에 일부러 관심을 안 가져요. 흔히 좋은 변화라고 일컫는 것도 남이 얘기함으로써 싫어질 수 있다는 걸 느꼈거든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운동 외의 이야기는 안 하려고 주의해요.

 

  Q. 코치로 활동하며 가장 보람찰 때는 언제인가요?

  운동의 효과는 여러 가지가 있죠. 많이들 외관상 목표를 추구하기도 하지만 저는 다른 변화들이 나타날 때 조금 더 뿌듯해요. 예를 들어, 당뇨가 있었는데 꾸준히 운동한 덕에 약이 필요 없을 정도로 회복된 경우요. 이런 변화는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는다고 치료할 수 없는 범위잖아요.

  샤크침을 찾아오는 회원 중 목이나 어깨, 허리가 아픈 분들이 많아요. 이런 통증은 대부분 지탱할 근육이 없어서 생겨요. 회원들이 어깨가 맨날 결려서 한의원에 다녔는데 근육이 생겨서 안 가도 된다고 말할 때 코치로서 자부심을 느껴요.

 

  Q. 현재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신데 어떤 계기로 유튜브를 시작하셨나요?

  유튜브 채널 편집자이자 친구인 에리카(황현정 트레이너) 언니가 “넌 유튜브 해야 한다”며 시작하자고 했어요. 마침 저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딱 맞아떨어졌죠. 외형이라든지 근력운동의 수준이라든지 이런 여자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유튜브 외 여타 SNS에서는 정제된 모습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유튜브에서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담으려고 해요. 여자가 고중량 근력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기 쉽지 않잖아요. 저희가 운동하는 걸 보고 사람들이 ‘저 사람들 되게 재밌게 산다,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노력하고 있어요. 여자들이 먹고 마시고 노는 것처럼 근력운동도 당연한 일상의 한 부분으로 담고 싶어요.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다른 영역에 도전하기보다는 많은 여성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수업하다 보면 pt 외에 다른 운동을 못 할 것 같은 분들이 계세요. 공포심이 있는 거죠, 누가 다그치거나 내가 너무 뒤처져서 초라해 보일까 봐. 그런 심리적 거리감도 여기서 많이 극복하시는 것 같아요. 뒤집어서 생각하니 다른 곳에서 얼마나 맨스플레인 당하고 눈치를 봤으면 여자들만 있는 공간에서도 기를 못 펼까, 그런 안쓰러움이 들어요. 더 유명해져서 그런 분들과 많이 접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Q. 이 코치님께 ‘덕성’이란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일단은 여대에 갔다는 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 외모로 공학을 갔으면 좀 불편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는 학교 수업에서 발표할 일이 있으면 항상 떨었어요. 그래서 나는 발표는 안 되는구나, 못하는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4학년 때 웨이트 트레이닝 수업을 들었어요. 그 수업 실습을 하면서는 하나도 안 떨고 제일 잘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운동 가르치는 걸 잘한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많은 과정을 거칠 수 있고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학교의 장점인 것 같아요.

  체육관 운영하면서 학우들이 많이 오더라고요. 제가 학교 커뮤니티 게시판에 많이 올라온다고 얘기해주는 분도 있고, 댓글 달았다는 얘기해주는 분도 있고. 정말 큰 힘이 돼요.

 

  Q. 후배 ‘덕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학교생활이라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뒤늦게 하고 싶은 일을 찾았을 때 학점이 발목 잡는 일이 없도록 하세요. 저는 학교 다닐 때 장학금을 받았고, 우수졸업생으로 졸업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학점을 쓸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근데 운동하면 그 흔적이 내 몸에 남듯, 그때 끈기를 갖고 성취한 경험이 마음에 남아요.

  그리고 학교 다니면서 교수님들께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끼곤 하는데, 너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학의 울타리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즐기되,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사진 정해인·황보경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유진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경묵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전유진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