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가 추천하는 ‘개방이사’, 민주덕성은 어디로
이사회가 추천하는 ‘개방이사’, 민주덕성은 어디로
  • 전유진 기자, 정해인 기자, 황보경 기자
  • 승인 2021.06.19 18:3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방이사제도 취지에 어긋난다는 반발에도 후보 추천 강행해

  지난 5월, 학교법인 덕성학원은 재적이사 2명의 임기 만료에 따라 우리대학에 개방이사 추천을 요청했다. 우리대학이 개방이사추천위원회(이하 개추위)를 구성해 후보를 추천하고 투표를 통해 선임할 2배 이상 인원으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오는 23일, 최종 후보 중 이사회가 2명을 선임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개추위가 4명의 후보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이사회가 사전 통보 없이 개방이사 후보 2명을 추가 추천했다. 학내 구성원은 해당 행위가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으나 법인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추천 철회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추가 등록한 개방이사 후보 2명,
  투표 직전 현직 이사가 직접 추천해

  지난 15일, 우리대학은 3번째 개방이사 후보 추천을 위해 제2차 개방이사추천위원회(이하 개추위) 회의를 열었다. 개추위는 △대학평의회에서 추천한 대학 구성원 6인 △초·중·고등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추천하는 1인 △법인이사회에서 추천하는 6인으로 구성한다. 개추위가 올린 후보자 4명이 추천인으로 올라가면 이사회는 2명을 개방이사로 결정한다. 그러나 제2차 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현직 이사가 직접 두 명의 후보자를 추천한 사실이 밝혀졌다.

  개방이사제도는 사학재단의 비리를 막기 위해 학교법인 이사 중 일부를 외부인사로 채용하도록 하는 법률이다. 각 대학은 이사장을 포함한 전체 이사 중 최소 1/4 이상을 개추위에서 추천한 인사를 이사로 선임해야 한다. 개추위는 대학평의원회에 두도록 규정하며 개추위 의원은 대학평의원회 의원의 투표로 선발한다. 학교법인의 이사 선임 권한 제약은 대학 구성원의 대학 운영 참여권을 보장하고 재단 내부자의 독점 및 비리를 막아 민주주의를 실현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우리대학 재단인 덕성학원에서도 이사회가 자체적으로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한 전례는 없었으나, 이번 3차 개방이사 임용 과정에서 현 정이사들이 직접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이사회의 개방이사 추천 건과 관련해 이면재 이사장(이하 이 이사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사무국 김동현 담당자는 “이 이사장님과의 면담은 이사회 개최 이후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이사회,
  오늘 기점으로 모든 보직교수 총사임

  제2차 개추위 회의 이후 학내 구성원의 항의가 쏟아졌다. 개추위원 자격으로 제2차 회의에 참여한 오서연 총학생회 비상대책부위원장(이하 오 부비대위원장)은 자유게시판에 ‘개방이사추천위원회 결과 보고’를 게시해 이사회의 자체적인 개방이사 후보 추천 실태를 알렸다. 오영희 글로벌융합대학장(이하 오 교수)은 교직원 게시판에 “이사회의 대학에 대한 무지와 전횡에 강력히 항의하며 글로벌융합대학장직을 사퇴한다”는 글을 올리며 규탄했고, 글로벌융합대학장 사퇴서를 제출했다. 김진우 총장 직무대리 및 모든 보직교수는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이하 3주기 대학평가) 대면 심사일인 어제(18일)까지 업무를 진행하고 오늘(19일)을 기점으로 보직 사임서를 제출했다.

  오 부비대위원장은 “이사회의 결정이 개방이사제도의 취지에 어긋나 이에 대해 추가 논의할 시간을 요청했으나 이사회는 논의가 끝난 상황이라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1차 회의에서 추천 방법에 관한 논의가 이미 끝났으며 이사들의 개방이사 추천을 막는 법적 근거가 없기에 추가 논의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오 부비대위원장은 “학내 구성원이 반대의 뜻을 표명했음에도 의견을 무시하는 점이 매우 당혹스럽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사회가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한 것은 3주기 대학평가 대면 심사일 사흘 전인 15일이다. 오 부비대위원장은 “원활한 대학 운영을 도모해야 할 이사회가 오히려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오 교수는 “대학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나마 있었더라면 논의를 연기하자고 했던 개추위의 의사를 존중해 수렴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설문 참여한 교수 97%,
  ‘현 사태는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

  지난 18일, 본사는 우리대학 교수를 대상으로 ‘이사회 차원의 개방이사 후보 추천 건에 관한 교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34명의 응답자 중 97%가 ‘현 사안은 개방이사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며 해서는 안 될 일이다’라고 답했다. 박건영 교무처장은 “개방이사제도의 주목적은 이사회를 견제하는 것인데 이사회가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한다면 해당 제도는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다”며 “현 사태는 개방이사제도 자체와 대학이 지닌 위상이나 존재 가치까지 무시하는 행위다”고 말했다. 이수정 DS-혁신사업단장은 “이사회는 재정과 정관 변경뿐만 아니라 총장 등의 교직원 임면 등 엄청난 권한을 가지며 서로를 추천해 무한 연임할 수 있는 구조다” 며 “개방이사제도는 대학 운영에 있어 법인의 전횡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고 전했다. 오 교수는 “덕성 민주화 운동 이래 개방이사는 대학 구성원이 추천한 사람으로 구성했다”며 “현 사태를 막지 못하면 이후 진행할 총장 선거 등 앞으로의 모든 절차에서 우리대학이 강조하는 민주성이 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현 규정에서 이사회가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하지 못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지 않아 법적으로 문제 되지는 않는다. 개추위원으로 참여한 문화인류학과 이응철 교수는 “위법이 아니더라도 법과 규정의 목적 면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이는 취지 면에서 생긴 문제다”며 “법을 잘못 활용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대학평의원회 양정호 의장(이하 양 의장)은 “이사회 측에서 현 규정에 적합하다고 주장하지만 해당 규정은 우리대학 법인 정관에 따른 것이다”며 “정관 자체가 상당히 위헌적 요소를 지닌다”고 전했다.

  독어독문학과 곽정연 교수는 “현 사안의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본부의 결정을 지지하나 이사회에서 2명의 후보를 추천한 사실을 확인한 15일 오전에 해당 문제를 학내 구성원에게 즉시 알린 후 의견을 수렴해 투표를 거부했다면 더 설득력 있었을 것이다”며 “왜 정당하지 않은 투표에 참여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대학 관계자 A씨도 “취지에 어긋나는 근본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동의하나 이사회와 사전에 조율하거나 규정을 고치는 등 대학의 노력이 부족했다”며 “개추위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거나 표결 시 기권했어야 한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교수협의회 김성진 회장은 “개추위원 중 2명이 기권했지만 자칫하면 절차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에 나머지 인원은 투표에 참여했다”며 “모든 절차를 파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회의 도중 박차고 나갈 수 없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교수가 요구하는 바는 개방이사 후보 추천 과정의 근본적 개혁 및 이사회의 개방이사 후보 추천 건 원천 무효화다. 양 의장은 “만일 23일에 이사회를 정상 개최한 후 강행한다면 투쟁해야 한다”며 “교육부에 현 상황이 교육부 지침에 적절한지 물을 것이고 이사회에도 지속적으로 항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학내 구성원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성명서 발표나 항의 방문 등 교수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덕성을 지켜라’
  학우 95%가 입 모아 반발하다

  본사는 지난 18일 우리대학 학우들을 대상으로 ‘이사회의 개방이사 선출 건에 관한 학생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546명이 답했다. ‘이사회 차원에서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 및 선출한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81.3%가 ‘문제가 있으며 절대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13.6%가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제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4%에 그쳤다.

  위 항목에서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이유로 김다원(국어국문 2) 학우는 “개방이사제도의 목적은 재단의 독단을 견제하는 것인데 이사회가 개방이사 후보 추천에 관여하는 것은 모순이다” 고 말했다. 김소연(사회복지 4) 학우는 “친이사회 후보를 개방이사로 선임하면 상호 간 견제와 균형을 보장할 수 없으며 이는 재단 운영의 투명성을 해치는 일이다”고 답했다.

  ‘개방이사 선출과 관련해 재단에 요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입니까?’라는 항목에서 천혜영(사학 3) 학우는 “이사회가 개방이사제도를 악용할 것이 아닌 이상 적법의 여부와는 별개로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할 이유가 없다”며 “재단이 결정을 재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채은(텍스타일디자인 4) 학우는 “이사회는 잘못을 인정하고 후보 추천을 철회해야 한다”며 “사과문과 함께 다시는 이런 행위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성명문을 게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혜림(아동가족 3) 학우는 “우리대학 학생들과 교수진이 언제나 주시하고 있다”며 “민주덕성이란 타이틀에 맞게 공정하고 떳떳하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오 부비대위원장
  “적극적 대응 의지 있어”

  오 부비대위원장은 “이사회의 결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반대 의견을 피력할 의사가 있다”며 “18일 진행한 중앙운영위원회 논의 결과 회의 참여자 과반이 자유게시판 총공, 서명 운동, 시위 등 적극적 대응 실시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는 논의 중이나 개방이사 후보 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23일 이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연우 2021-06-20 20:50:12
신문사 응원합니다. 법인 이사의 개방이사후보 추천 사안 규탄을 지지합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유진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경묵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전유진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