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이사 선임 강행한 이사회, 민주덕성의 행방은?
개방이사 선임 강행한 이사회, 민주덕성의 행방은?
  • 정해인 기자
  • 승인 2021.08.31 0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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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구성원에게 굳게 닫힌 문, 누구를 위한 ‘개방’인가

  지난 6월 23일, 이사회는 학내 구성원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방이사 후보 선임을 결정했다. 이에 대학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학 비대위) 조직과 성명 발표, 자유게시판 총공 등 적극적인 방법을 총동원해 반발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공식 입장 발표는커녕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에도 부진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7월에는 우리대학에 통보 없이 개방이사 선임 승인 요청 공문을 교육부로 발송하는 독단적 일 처리를 감행했다.

 

  이사회가 묵살한

  2,237개의 목소리

  지난 5월, 학교법인 덕성학원(이하 재단)은 재적이사 2명의 임기 만료에 따라 우리대학에 개방이사 추천을 요청했다. 개방이사추천위원회(이하 개추위)에서 후보를 추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 4명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6월 15일, 세 번째 개방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2차 개추위가 열리기 직전, 이사회가 독자적으로 개방이사 남궁근 후보(이하 남궁 후보)를 포함한 후보 2명을 추가 추천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이사가 개방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하는 것은 우리대학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학내 구성원은 개방이사 제도 취지에 어긋나는 결정이라고 지적하며 이사회의 후보 추천 철회를 요구했다. 6월 18일 본사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우 95%, 교수 97%가 이사회의 개방이사 후보 추천은 있어서 안 될 일이라고 답한 바 있다.

  학내 구성원의 반발은 실질적인 항의로 이어졌다. 김진우 전 총장직무대리와 각 부처의 보직교수가 총사임했고, 학내 구성원의 서명운동과 총공이 이어졌다. 6월 23일 기준 학우 2,237인의 서명 성명서가 모였다. 그러나 이사회는 최소한의 절차를 지켰으니 법적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어지는 소통 거부

  반복되는 기만행위

  지난 7월 1일, 효과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 직원, 교수로 이뤄진 대학 비대위를 구성했다. 대학 비대위는 출범과 동시에 이사회에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면재 이사장(이하 이 이사장)은 일정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같은 달 7일 대학 비대위가 이 이사장에 학생대표 2인과의 면담을 재요청했지만 이 이사장은 해당 요청에 대해 어떤 종류의 회신도 하지 않았다. 이사회의 요청으로 7월 13일 간담회를 개최하긴 했지만, 공식적인 첫 학생대표 면담은 사건 발생으로부터 대략 두 달 후인 8월 3일에 진행됐다.

  7월 13일 개최한 간담회에서는 대학 비대위와 이사회의 첫 대면이 이뤄졌다. 이날 간담회는 서로의 입장을 공유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 그러나 간담회 개최 이틀 후인 7월 15일, 이사회는 대학 비대위에 사전 통보 없이 남궁 후보에 대한 개방이사 선임 승인 요청 공문을 교육부로 발송했다. 발송한 이후에도 관련 사실을 우리대학에 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학 비대위가 항의했지만 이 이사장은 “관련 사항을 대학 측에 공지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답했다.

  본사는 지난 6월 호외 보도에서 이 이사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6월 23일 이사회 개최 전 인터뷰는 불가하다는 거절을 받은 바 있다. 본사는 9차 이사회 개최 이후 재차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이 이사장은 특별한 사유 없이 거절했다.

 

  법적으로 문제없으면 그만?

  개방이사 취지는 어디로

  재단 이사회는 △재정권 △정관변경권 △교직원 임명권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개방이사제도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이사회를 견제하는 최소한의 조치다. 그러나 이사회는 제도의 취지를 재고해 달라는 학내 구성원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절차적 정당성만을 내세웠다.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 중 1인이 사의를 표하며 결과적으로 남궁 후보만 남았다. 남궁 후보는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정이사로 재직 중이다. 대학 비대위는 7월 22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같은 서울 소재 대학의 이사직을 수행하는 남궁 후보가 우리대학 개방이사직에 적합한 인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학내 주요 사안을 보고받고 결정하는 자리인 만큼 타대학의 이사를 겸하는 후보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사회의 출신 대학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 현재 이 이사장을 비롯해 이종구 이사, 정기언 이사는 모두 서울대학교 출신이다. 남궁 후보까지 포함하면 재단 이사 7인 중 4인이 같은 학교 출신으로 구성된다. 특별히 이 이사장을 제외한 세 명이 72학번 동기동창이라는 점, 이 이사장과 남궁 후보가 서울대 정치학과 선후배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학연이 추천 사유로 작용했다는 오해를 피하기 어렵다.

  이 이사장은 위 지적에 대해 8월 학생대표와의 면담에서 “후보를 직접 추천한 두 정이사의 의도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며 “각 후보자가 재단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추천했을 것이다”고 답했다.

 

  한 달간 논의한 요구안

  돌아온 것은 무성의한 답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학 비대위) 김민진 비대위원장(이하 김 위원장)은 “대학 비대위에서 7월 말부터 재단에 대한 요구사항을 논의했고 이달 공문을 작성해 이사회에 전달했다”며 “이사회에게 회신을 받았지만, 이사회는 비대위에서 질의한 내용 중 어떤 것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해당 공문에서 크게 정관 개정과 향후 발전 방향 제안을 요구했다. 정관 개정은 개추위에 이사회가 불참하도록 명시하는 것과 이사 수를 확대하는 제안으로 다시 나뉜다. 이사 수 확대안은 우리대학 총장의 이사 당연직을 보장하거나 또는, 개방이사 수를 3인으로 확대해 총 이사를 9인으로 늘리는 안이다.

  향후 발전 방향 제안에서는 현 사태에 대한 이사회의 사과와 향후 발전을 위한 협의체 구성 내용이 주를 이뤘다. 구체적인 요구로는 ‘사학혁신 지원사업’ 지원을 거론했다. 사학혁신 지원사업은 교육부가 2021년부터 신규 추진하는 사업으로, 대학 현장에서의 사학혁신 사례를 육성·지원한다. 선정 대학은 2년간 20억 원을 지원받는다. 대학 비대위는 재단 이사회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대를 위해 2022년 사학혁신 지원사업에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향후 발전을 위해 종로 운현 캠퍼스의 교육적 활용 방안 마련, 이사회 권한 일부 우리대학 이양 등을 함께 제의했다.

  이사회는 25일 위 내용에 대해 재단 이사회가 개추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으며, 개방이사 취지에 걸맞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답했다. 7월 간담회에서 정관개정을 위한 면담 일정을 협의했으나, 이사회가 교육부에 서임 승인 요청을 보내며 무산됐다. 김 위원장은 “이후 면담이나 간담회를 열지 않아 새로 논의하거나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며 “이사 인원 확대나 우리대학 총장을 당연직 이사로 선임하라는 요구에는 답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전 방향 제안에 관련해서는 산하 교육기관이 참여한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만 답변했다. 사학혁신 지원사업 지원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

 

  #행동하는근화의딸

  #일치단결민주덕성

  비대위는 지난 6월 30일부터 이 이사장 이메일 자유 총공을 개시했고 8월 3일에는 문자 총공과 팩스 총공을 동원했다. 내용은 남궁 후보의 선임 반대와 남궁 후보를 직접 추천한 정기언 정이사의 사과 및 사퇴 요구다. 학우들은 6월부터 현재까지 총공과 더불어 학생 커뮤니티에서도 해시태그를 사용해 이사회의 결정을 규탄하고 있다.

  지난 8월 18일, 개방이사 관련 비대위 2차 확대 회의에서 총학 비대위 오서연 부위원장은 “남궁 후보의 자진 사퇴가 힘들다면 개방이사 수를 증원하거나 우리대학 총장을 이사회에 편입하는 등 이사회 견제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납득 가능한 합의점이 생기면 이사회에 대한 학내 구성원 총공은 멈출 것이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사회가 학우들의 총공에 상당히 압박받고 있으니 차후 비대위로부터 중단 요청이 있기 전까지 함께 싸워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총학 비대위는 오늘 오후 3시 30분 학생간담회(이하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간담회는 총학 비대위가 개방이사에 대한 학우들의 질의를 받고 답변하기 위한 자리다. 대학 비대위는 설문조사를 통해 학내 구성원 의견수렴에 나섰다. 설문 마감은 9월 1일 오전 10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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