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동물권, 실체는 어디에
말뿐인 동물권, 실체는 어디에
  • 안소정 기자
  • 승인 2021.09.13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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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우리나라는 ‘동물보호법’ 제정 3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30년간 동물 권리 향상과 복지 개선을 위한 여러 시도와 변화가 있었다. 과거 주로 사용하던 ‘애완동물’이라는 단어를 ‘반려동물’로 통용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애완은 사랑 애, 희롱할 완으로 장난감이나 강한 소유관계의 느낌을 준다. 그에 비해 반려는 짝 반, 짝 려로 더불어 사는 가족관계에 가깝다. 과거 동물을 살해한 범죄자에게 타인의 물건을 해하는 죄인 재물손괴죄를 적용하는 등 민법상 동물을 물건으로 간주했으나, 최근 민법 제98조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를 명시하는 개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동물 학대 문제는 끊이지 않는다. 지난 7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회원들이 길고양이를 학대·고문한 후 영상을 게시했다. 생후 2~3개월로 추정되는 어린 고양이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즐기며 공유했다. 서로의 학대 영상에 점수를 매기고 추가 학대 행위를 조장하기도 했다. 그들은 고양이를 장난감이라 칭하며 학대 행위를 놀이라고 불렀다.

  이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5만 559명의 국민이 동의했다. ‘동물권행동 카라’가 해당 사건을 고발했고, 경찰이 수사 협조를 구했으나 커뮤니티 측에서 거부했다. 결국 범인을 특정하지 못해 8월 26일 에 수사를 중단한 상태다.

  동물 유기 문제 역시 심각하다. 지난해 구조 또는 보호된 유실·유기동물은 13만 401마리에 이른다. 구조하거나 보호하지 못해 통계에 포함하지 않은 유기동물까지 더하면 수치는 더 커진다. 수많은 동물이 사람에게 버려진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은 채 말라 가고 있다. 동물을 유기한 자에 대한 처벌이 기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서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상향됐으나 문제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 실효성은 떨어진다. 동물보호법이 동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행법상 동물 학대나 유기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일부 단순한 학대 행위만을 금지할 뿐, 동물의 기본적인 권리 보장, 나아가 복지에 대한 고려가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문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선으로 개선해야 할 것은 동물에 대한 인식이다.

  많은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인간만을 생명이라 여기며, 일부는 동물을 함부로 다뤄도 된다는 비정상적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동물은 물건이 아닌,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생명이다. 위태로운 환경에 놓여 불안에 떨고 있는 동물들이 여전히 많다. 638만 반려가구 시대, 동물에게 진정한 보호가 필요하다. 하루빨리 동물들이 안전한 보금처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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