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문예상 - 소설 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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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5.11.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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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진(통계,99), 반짝 반짝 작은 별

반짝반짝 작은 별

 

 나는 또 배가 고팠다. 끼니를 거른 적도 없고, 식사를 적게 하는 편도 아닌데 최근 들어 자주 배가 고팠다. 습관처럼 냉장고 문을 열어 먹다 남은 참치 캔과 김을 꺼냈다. 냉장고 옆엔 인스턴트 통조림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리고 어제 지어놓은 밥을 덜어 먹기 시작했다. 듬뿍 담은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고 나서 부지런히 출근 준비를 했다.
 지난밤 잠을 뒤척였더니 조금 늦잠을 잤다. 평소보다 창밖이 밝았기 때문이다. 키보다 높게 달려있는 창문을 열고 달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옆집 지붕에 가려 달은 보이지 않았다. 뿌옇게 습기 찬 하늘에 달빛이 산란하여 공기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나는 갑자기 화가 났다. 위층으로 가고 싶었다. 일층이어도 좋으니 달도 보이지 않는 지하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자리에 누워도 눈이 부셔 잠을 뒤척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예전보단 나았다. 여고에 다닐 때만 해도 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없었다. 읍내에 가야 겨우 철 지난 영화 한 편 볼 수 있는 그곳에서 난 벗어날 생각만 했다. 하루하루가 아침에 먹은 참치 캔 같았다. 하루가 꽉 채워지면 밀봉되어 어제가 되었고, 또다시 똑같은 빈 깡통에 오늘이 메워졌다. 숨 막히는 그곳에서 하늘은 보이지 않았다. 올려다 보아봤자 둥둥 떠 있는 생선 기름일 뿐. 지금은 빛이라도 보인다.
 
 장롱문을 열었다. 어제 산 하얀 원피스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흰색을 가장 좋아했다. 서울로 올라오기 전 가족과 함께 살 땐, 때가 타기 쉽다는 이유로 가족 중 누구도 흰옷을 입지 않았다. 중학교 교복이었던 흰색 블라우스가 나의 첫 흰 옷이었다. 그나마도 엄마가 남동생의 파란 팬티와 함께 세탁해서 얼룩이 생겼지만, 어쨌든 우리 집에 카라 부분이 하얀 유일한 옷이었다.
 흰 원피스를 입고 머리에 무스를 조금 발라 파마머리를 정돈했다.
 "이제 됐다."
 거울을 보면서 살며시 웃어 보았다.

 회사는 지하철 시청역에서 오 분 정도 걸어가면 되었다. 나는 조그마한 여행사에서 일하는 데 이 회사가 마음에 쏙 들었다. 여기는 세련되고 얼굴이 환한 사람들만 모여들었다. 해외  여행을 많이 해서 그런지 사람들은 매너도 좋고 영어도 잘했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 나도 꼭 그런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이곳에서 김 대리를 만났다. 김 대리는 두 달에 한 번씩 출장을 다녀왔다. 그때마다 외제 화장품이나 기념품 따위를 사와 김 대리의 출장도 나에겐 즐거움이었다. 지난달엔 특별히 화장품 키트를 선물 받았다. 작은 케이스를 열면 파우더와 립스틱 그리고 아이섀도까지 들어있었다. 화장을 잘 하지 않지만 밤에 잠이 안 올 때나 주말에 김 대리와 데이트를 할 땐 진한 빨간 립스틱을 발라보기도 했다.

 키도 크고 얼굴이 하얀 김 대리는 신사였다. 양복도 매일 바꿔 입었고 구두는 항상 깨끗했다. 입사 초기에 비행기표 발권에 애를 먹었을 때 나를 도와준 것도 김 대리였다. 지금이야 그런 일은 일거리도 아니지만, 그때 김 대리는 나를 위해 직접 본사에 전화까지 걸어주었다. 다정한 것보다 더 좋은 건 김 대리가 키스를 잘한다는 것이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야간 전문대에 다녔을 때 만난 선배의 키스와는 차원이 달랐다. 선배는 내 목구멍까지 살덩이를 내밀어 내가 헛구역질을 해야 멈추었다. 그리고 선배는 물어봤다.
 "내 키스 어땠니?"
 나는 다른 사람과 키스를 해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잘 모르겠는데요. 숨이 막혀요."
 "네가 어려서 잘 모르는데 원래 키스는 숨이 탁 막히는 거야."
 그러고선 자신의 키스에 스스로 만족하는 듯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선배는 말이 별로 없었다. 수업시간엔 항상 창 밖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를 바라볼 때마다 가슴이 떨렸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장발머리에 깊고 까만 눈을 가진 선배는 나에게 처음으로 커피를 뽑아준 남자였다. 합격통지서를 받고 돌아오는 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선배를 처음 만났다. 손 좀 녹이라며 건네준 자판기 커피에 나는 마음을 녹였다. 나는 선배가 나보다 세 학번이 높은 관광과 박철준이라는 것밖엔 몰랐다. 사는 곳도 연락처도 몰랐다. 낮엔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카페에 와서 커피를 마셨고, 저녁엔 학교에서 함께 수업을 들었다.
 
 중간고사 기간이었다. 처음 보는 대학 시험에 긴장되었다. 답을 몇 쪽씩 써야 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선배에게 미리 연습해본 답안을 보여주었다. 선배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너 이따위 것에 연연해하는 촌스러운 애였니?"
 선배는 시험 시간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도 선배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그냥 나가버릴까 생각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시험을 마치고 나오니 일 층에서 선배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선배에게 뛰어가 스스로 대견해 하며 말했다.
 "나 백지 냈어요!"
 그날 밤 선배와 나는 종로 거리를 거닐다 국세청 앞 돌 벤치에 앉아 밤새도록 하늘의 별을 세었다.  몇 개 되진 않지만 고향의 별 보다 더 반짝이는 것 같았다. 나는 서울의 별을  가슴속에 담아두려는 듯 계속 바라보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선배의 머리카락이 내 목을 간지럽게 했다. 선배는 키스만 빼면 완벽한 사람이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나는 고향에 다녀오느라 학교를 며칠 결석했다. 그리고 그 후로 선배를 볼 수 없었다. 과 사무실에 물어보니 그쪽도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 교무처 직원이 책상 위에 학생카드를 놓고 다른 컴퓨터로 선배의 신원을 조회하고 있는 사이 학생카드를 슬쩍 들여다보았다. 특기는 네잎클로버 찾기이고 취미는 구름 스케치하기였다. 그리고 군 면제라고 적혀있었다. 그는 바람을 좋아한다고 했다.
 선배를 찾는 일은 곧 그만 두었다. 나는 그것이 촌스러운 일이라 생각되었다.

 김 대리의 키스는 달랐다. 처음엔 당황해서 눈을 번쩍 뜨기도 했다. 이렇게 조용하고 느린 키스를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잠깐 눈을 감은 사이 느끼지도 못할 만큼 부드럽게 김 대리의 혀는 내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나는 그것이 재미있어 웃음이 쿡 났다. 이제는 눈을 살며시 뜨고 김 대리의 반응을 보기도 할 만큼 여유로워졌다. 가슴을 쓸어주면 땀범벅이 되는 김 대리가 귀여웠다.
 
 "매일 얻어먹기만 하는 그런 촌스러운 여자는 아니에요."
 이따금 김 대리가 좋아하는 스파게티를 먹거나, 근사한 레스토랑에 갈 때 나도 한 번씩 식사 값을 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쿨한 여자가 된 것 같았다. 김 대리도 내게 칭찬을 했다. 그러면서 해외 출장 중에 만난 서양 여성들의 독립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내 호의를 받기만 하는 김 대리도 아니었다. 맛있는 저녁식사 후엔 향기로운 차가 따라줘야 한다며 나를 멋진 찻집으로 이끌었다. 

 처음 가본 강남역 근처의 사 층짜리 찻집에서 이름만으론 무슨 맛인지 상상할 수 없는 차를 마셨다. 두 명의 찻값은 나의 하얀 원피스보다 비쌌다. 김 대리는 예쁜 찻집과 맛있는 식당을 많이 알고 있었다.
 "예전 여자 친구들 데리고 다니면서 알게 된 거죠?"
 나는 너스레 물어보았다.
 "에이, 영희 씨 만나려고 미리미리 준비해 둔 거죠. 내 진심을 그렇게 몰라주기에요? 하하하."
 금테가 둘린 찻잔과 주전자를 함께 내오는 고급 찻집, 영국 여왕이 앉았을 법한 소파, 그리고 멋진 김 대리. 김 대리는 전통 영국 홍차 맛이라며 한 번 향을 음미해 보라고 권했다. 나는 코를 찻잔에 가까이 댔지만 이미 화려한 분위기에 취해 향기를 맡을 여력이 없었다.

 "영희 씨, 전화 받아. 어머니래."
 비자 서류 작성에 한창이던 나는 벌써 짜증이 났다.
 프린터 소리에 정확히 들리지 않았지만 뭔가 다급한 음성이 수화기 밖으로 들려 나왔다.
 "엄마. 내가 돈이 어딨어. 왜 나한테 전화해요. 그것도 회사로 전화하면 어떡해. 나 바쁜 거 몰라서 그래? 회사로 전화하지 마요. 내가 얼마나 바쁜데."
 나는 누가 들을 새라 손으로 입을 가리고 눈치를 보며 말했다. 김 대리가 왼쪽 파티션에 있었다. 엄마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전화기 밖으로 들리지 않았는지 걱정이 되었다.
 김 대리의 어머니는 아침에 다섯 종류의 일간지를 읽으신다고 했다.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항상 말끔하고 다림질 잘 된 김 대리의 와이셔츠를 보면 분명 정갈한 어머니일 것이라 생각되었다. 나는 엄마 생각이 나서 컴퓨터 키보드만 계속 두드려 댔다. 타각 타각 시끄러운 키보드 소리에 김 대리가 파티션 너머로 잠시 쳐다보았다. 

 ‘오늘 저녁 어때요?’ 김 대리가 쪽지를 건네주었다. 나는 ‘좋아요’라는 의미로 싱긋 웃어 보였다. 지갑 속엔 이 만 원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월급날까진 오 일이나 남았다. 나는 이차까지 가진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어머니가 전화하신 거 같던데 집에 무슨 일 있어요?"
 "아니에요. 그냥 안부전화에요. 집에 연락을 한 지 한참 됐거든요. 왜 노인네들은 괜히 걱정이 많잖아요. 잘 지내고 있다고 얘기했어요. 김 대리님 어머니는 어떤 분이세요?"
 "우리 어머니는 영화광이세요. 영화 대부를 가장 좋아하세요. 대사를 다 외우실 정도로요. 그래서 어머니 생신 선물로 홈시어터를 해드렸어요."
 김 대리는 시가를 물듯 담배를 물고 ‘후’하고 불며 주인공을 따라했다. 그리고 홈시어터 없이 보는 비디오 문화는 감독과 영화인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일이라 했다. 나는 그렇게 유명한 영화를 보지 않은 것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음식이 맛있다고 하며 얼른 화제를 돌렸는데 그만 음식 이름을 또 잊어버렸다. 김 대리가 태국 출장 중 가장 맛있게 먹었다는 파인애플 볶음밥이었다. 나는 피곤하다고 그만 집에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제 나는 김 대리의 자동차 옆 좌석에 앉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처음 타 보는 외제차인 데다 높게 올라가야 해서 처음 치마를 입고 탔던 날 뒤뚱거렸던 기억이 있다. 승용차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훨씬 먼 곳까지 볼 수 있었다. 모든 승용차가 내 발밑에 있다고 생각하니 은근히 통쾌했다. 그래서 다음에 차를 사려거든 꼭 SUV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달 생활도 빠듯한 지금, 차는 감히 엄두도 못 낼 것이었다. 김 대리의 월급도 뻔했지만 김 대리는 집이 잘 살아 그런 걱정이 없어 보였다. 김 대리의 아버지가 경찰 높으신 분과 친하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그런 사람은 모두 잘 살았다.
 김 대리는 클래식 전문 라디오 방송을 틀었다. 반짝반짝 작은 별이 연주되었다. 이런 시시한 동요도 멋진 악기로 연주하니까 분위기 있네. 창문을 닫고 대신 선루프를 조금 열었다. 김 대리와 나는 말없이 음악을 들었다. 올림픽대로 위의 나트륨 가로등이 꼭 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 위로 수천 개의 별이 쏟아졌다. 반짝반짝 작은 별 흥얼거리다가 순간 선배를 떠올렸다. 선배와 종로에서 별을 세던 그때가. 그때는 참 어리고 순수했지. 그때 백지를 냈던 관광학개론 덕분에 입사 시 골치가 조금 아팠지만 난 그때의 F 학점이 자랑스러웠다. 나는 시험 따위에 절절매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보란 듯이 취업도 하고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있다. 흐뭇했다. 선배는 어느 깊은 산 속에서 도를 닦고 있을지도 모르고 국가비밀요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무슨 생각해요?"
 갑자기 김 대리가 말을 꺼냈다. 작은 별 연주는 벌써 지나가고 웅장한 협주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별에 대해 생각했어요. 예전에 별을 보던 적이 있었거든요. 혹시 누군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 적 있어요? 그냥 종적도 남기지 않고 증발해 버린 것 같은."
 "아뇨. 없어요. 갑자기 사라졌다면, 빚쟁이 때문에 도망갔나요? 그런 놈은 끝까지 쫓아가서 잡아야죠."
 빚쟁이라는 말에 난 순간 기분이 상했다.
  "아. 미안해요. 주변에 그런 일이 있었나 보죠. 하지만, 만약 영희 씨가 사라졌다면 나는 바로 찾아낼 수 있어요. 내가 전에 말했죠? 우리 아버지 친구 분이 경찰에서 힘 좀 쓰신다고. 영희 씨가 대한민국 안에만 있다면 찾는 건 문제될 게 없죠. 아마 오 분 내로 찾을 수 있을걸요?  저스트 파이브 미니츠. 전국에 수사령만 쫙 내리면 바로니까."
 "누구나 훌쩍 떠나고 싶은 때가 있잖아요. 그것을 무시하고 이곳저곳 물어가며 안달하는 건 우스워요. 만나고 헤어지는 것에 연연해 할 필요가 뭐 있겠어요."
 나는 조금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김 대리는 가끔 눈치가 없었다. 계속 아버지 친구이야기를 했다. 나는 입을 다물고 창밖만 바라보았다. 사실, 선배의 소식이 궁금했다. 얼마나 멋진 사람이 되었을까. 하지만, 궁금해 하는 것은 촌스러운 것이었다. 사람 관계는 원래 바람 같은 거라고 선배가 그랬었다.
 
 그 후로 며칠 동안 선배의 생각을 할 새도 없이 회사일은 바빴다. 김 대리는 푸켓으로 출장을 떠났고 나는 다른 팀의 비행기 스케줄을 정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한 손님이 오늘까지 접수해야 할 비자 관련 서류를 다 보내지 않아 퀵서비스까지 동원해야 했다. 대사관 마감 시간까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서류가 도착하지 않아 나는 손에서 땀이 났다. 접수 시키지 못하면 사장님과 다른 손님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궁리하던 중 현관 쪽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났다. 이영희 씨 택배입니다.  

 내 눈은 입에서 헉하고 짧은 숨 덩이가 튀어나올 때까지 팽창한 채 그대로 있었다.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보았다. 그리고 책상 위의 서류 뭉치를 한 손으로 안고 다른 한 손으론 퀵서비스 배달원의 손목을 잡고 회사에서 뛰어나왔다. 나는 빨리 미국 대사관으로 가 달라며 오토바이 뒷좌석에 탔고 그 남자는 덩달아 급해져 굉음을 내며 오토바이를 몰았다.

 "선배. 이렇게 다시 만나네요."
 나는 반가워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몰라서 어정쩡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했지만 가슴은 계속 두근거렸다. 그가 돌아왔다. 
 "그렇게 멋있게 사라지더니 기껏 하는 게 퀵서비스에요? 난 비밀요원이라도 된 줄 알았네. 덕분에 서류는 늦지 않고 잘 통과 됐어요. 고마워요."
 "잘 지냈어?"
 선배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계속 했다. 난 사라지지 않았어. 이렇게 존재하잖니. 선배는 두 손을 펼쳐보이며 말했다. 그때 선배의 허리에 붙어있던 무전기에서 삑삑 소리와 사람 목소리가 시끄럽게 났다.
 "신경 쓰지 마. 알다시피 부르는 족족 반응할 만큼 안달 난 사람은 아니잖아."
 태양 볕에 그을려 까매진 투박한 손으로 하얀 꽃무늬 커피 잔을 들고 있으니 조금 우스웠다. 그래도 선배의 말은 또박또박했고 힘이 들어가 있었다.
 "나는 바람을 좋아했어. 예전에 동네 형의 오토바이를 탄 적이 있는데 나는 그때처럼    바람을 가까이서 느껴본 적이 없었어. 스피드를 올릴수록 바람은 내 속으로 깊이 들어와.   어느 때면 나와 바람이 하나가 된 것 같아. 꼭 너와 잤을 때 일체가 되었던 그때의 느낌같이."
 나는 화들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선배는 개의치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퀵서비스는 내게 바람을 안겨줘. 남들의 눈 따위가 무슨 소용이야. 영희야 넌 남들처럼 아등바등하며 촌스럽게 살지 마.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면 그것은 껍데기의 삶과 같아."
 "난 촌스럽지 않아요."
 나는 말을 잘랐다. 나는 유난히 촌스럽다는 단어가 싫었다. 서울로 올라왔을 때 만나는 사람마다 고향을 물어보았다. 그것은 궁금해서라기보다 말을 건네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어디라고 정확한 지명을 말해도 사람들은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그냥 시골이라고 치부해 버렸다. 그리고 시골은 촌스러움의 대명사로 통했다.
 "혹시 날 찾진 않았겠지? 넌 내가 인정한 몇 안 되는 쿨한 여자거든. 그래서 널 믿고 떠날 수 있었어."
 나는 당연하다는 듯, 한 번 고개를 끄덕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선배의 무전기에선 이제 고함이 들렸고 선배는 귀찮은 인물들이라며 웃어 보였다. 언젠가 또 만날 날이 있겠지. 이렇게 우연히 만나는 것이 인생의 재미 아니냐며 선배는 헬멧을 들고 커피숍 밖으로 사라졌다.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오토바이 옆엔 무전기를 트렁크에 던져버리는 선배가 보였다. 커피 값은 벌써 계산되어 있었다. 조금 거칠지만 선배는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쿨한 인생을 사는 것 같았다.
 
 김 대리가 출장에서 돌아왔다. 사무실 직원에게 기념 볼펜을 하나씩 선물해 주고 내 차례에선 ‘이따 봐요’라며 조그만 소리로 이야기했다. 퇴근 후 한국 음식이 너무 그리웠다면서 나를 한정식집으로 데려갔다. 한복을 곱게 입은 아가씨가 반찬 뚜껑을 일일이 열어주었다.  밥을 먹던 중 김 대리는 서류 가방에서 조그만 상자를 내밀었다. 분홍색의 예쁜 리본으로 묶인 초록색 상자였다. 나는 생긴 것이 꼭 반지 상자 같아서 두근거리는 마음에 ‘어머 웬걸요’하며 받아들었다. 김 대리의 검게 탄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 보였다. 나는 이 상자를 열면 그 다음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우선 고맙다며 집에 가서 풀어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대리는 한사코 지금 풀어봐야 한다며 나를 부추겼다. 나는 아직 결혼 생각이 없었다.
 김 대리가 싫은 건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김 대리 정도면 과분한 신랑감이라 생각이 들었다. 김 대리와 결혼을 하면 지긋지긋한 지하방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매일 외제 자동차를 타고 영화를 보러 다닐 수 있겠지만 예식장에 올 식구들 생각을 하면 끔찍했다. 아름다운 신부 옆에 서있을 꾀죄죄한 엄마와 동생들을 생각하면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빨리 서울 물 좀 먹여야 이 사람들 얼굴에 촌스러운 그을음이 사라질 것이다. 동생이 군에서 제대할 때까지 육 개월만 기다리면 되었다. 제대만 하면 서울로 올라와 어찌되었건 밥벌이를 하게 할 생각이다. 이미 그렇게 계획을 세워 뒀는데 김 대리의 청혼은 너무 급작스러웠다.
  "얼른 펴 보지 않고 뭐해요."
나는 황급히 ‘네’라고 하고 수줍은 듯 웃으며 펼쳐 보았다.

 상자 안에는 작은 조개로 장식한 머리핀이 들어있었다.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앙증맞고 화려한 머리핀이 마음에 들었지만 어색하게 어머 어머를 외치며 웃기만 했다. 생각은 들리지 않으니 참 다행이다. 진줏빛이 나는 머리핀은 언뜻 보기에도 비싸 보였다. 나는 옆머리를 쓸어 올려 살짝 핀으로 집고 웃었다. 김 대리도 웃고 내 검은 머리 위의 조개 머리핀도 웃는 것 같았다.

  다음날 나는 흰색 원피스를 입고 진줏빛 조개 머리핀을 하고 출근했다. 검은 지하철 창에 비친 내 하얀 모습은 옆 여자들과 비교해 보아도 월등히 예뻤다. 회사에 도착한 후 김 대리의 차 안에서 들은 반짝반짝 작은 별을 흥얼거리며 전 직원에게 커피를 한 잔씩 내주었다. 직원들은 ‘요새 애인이 잘해 주나 봐’라며 떠보았다. 물론 회사에서 우리 일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그냥 ‘날씨가 좋잖아요!’라고 하고 스타카토 같은 발걸음으로 사무실을 걸어다녔다. 김 대리도 기분이 좋은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나에게 윙크를 했다.

  이 활기찬 기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점심시간이 되어 카운터 담당 여직원과 함께 회사 빌딩 문을 나서는데 오른쪽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태우던 남자가 나를 불렀다. 선배였다. 같이 나오던 여직원은 자신이 낄 자리가 아니라면서 나에게 깍쟁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다른 쪽으로 가버렸다.

 "점심 아직 안 먹었지? 가자."
 선배는 나에게 헬멧을 씌운 후 오토바이 뒷자리에 태웠다. 퀵서비스 오토바이의 뒷자리는 사람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박스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무줄이 동동 매여 있었다. 나는 내가 이 고무줄에 묶여있는 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나빴다. 헬멧을 쓰고 있는 짐. 꼭 팬티를 입혀 놓은 염소 같았다.  

 "이렇게 회사 앞으로 갑자기 오면 어떡해요. 남들 눈도 있는데. 연락이라도 하지."
 나는 ‘너 때문에 망했어’라고 하듯 선배를 노려보며 울상을 지었다.
 "갑자기 보고 싶더라고. 점심시간인데 나오겠지 하고. 사무실로 갈까 하다가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기가 귀찮아서."
 툭툭 내던지는 말투와 반대로 선배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감미로웠다. 꼭 어제도 함께 사귀고 있던 다정한 남자친구의 목소리 같았다. 선배는 여전히 목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였고 눈빛도 삼 년 전과 같이 깊고 까맸다. 
 "다음부터는 꼭 연락하고 와요."
 나도 이내 누그러져 선배의 눈에 빠져 있었다. 선배의 눈을 보면서 화를 내는 건 까르르 웃는 아이를 앞에 놓고 욕을 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너와 마주친 날 곰곰이 생각해 봤어. 그 택배가 나에게 온 것도 너에게 배달된 것도 다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 우리는 영화처럼 다시 만났잖아. 현실 세계에선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야. 이런 값진 기회를 체험하게 해준 너의 존재에 대해서도 감사해."
 나는 준비 되지 못한 대화에 어쩔 줄을 몰라 젓가락으로 집고 있던 김치만 뒤집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선배. 전 만나는 사람이 있어요."
 나는 김 대리를 떠올렸다. 선배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며 피식 웃었다.
 "너 아직 멀었구나. 시골에서 올라와 기껏 사람 만들었다 생각했더니. 좀 더 수련이 필요하겠어. 난 너와 그 남자의 관계에 끼어들 생각은 전혀 없어. 그런 거추장스러운 관계가 되고 싶지도 않고. 쿨하게 만나. 무슨 80년대도 아니고. 이런 걸 이해 못 하는 남자를 만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역시 선배는 한 수 위였다. 선배에게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를 따라하다 보면 영화 주인공 같은 멋진 사람이 될 것 같았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 식의 배짱 있는 말투부터 세상일을 등지는 호탕한 기운이 좋았다. 우선은 비밀로 하기로 했다. 김 대리가 어떻게 반응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어쨌든 김 대리는 놓치기 아까운 상대다.
 "그거 좋군요. 바로 내가 원하는 바였어요. 가끔 만나서 섹스도 하고 그러죠."
 나는 내 대답이 너무 멋졌다고 생각했다. 첫날밤을 운운하며 칭얼대는 그런 구식 여자와는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이 통쾌한 말 한마디에 나는 KO승이라도 한 듯 뿌듯해 했다.
 "역시, 넌 가능성이 있어."
선배도 호탕하게 웃으며 나를 칭찬했다.

 사무실로 돌아갔더니 직원들은 휘파람을 불며 나에게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이야, 애인이야, 잘생겼다며 등등 계속 시끄럽게 굴었다. 나는 천연덕스럽게
 "아유, 고향 동생이에요. 점심 사달라는 걸 바쁘다고 계속 미뤘더니 오늘은 화가 나서 여기까지 왔네요. 스테이크 한 번 얻어먹는 게 소원이었다나."
 그럼 그렇지. 영희 씨가 그런 퀵서비스맨과 애인 사이일 리 없다며 직원들은 호들갑스럽게 떠든 여직원을 질책했다. 다행히 그 여직원은 말이 많고 남 얘기하기 좋아하기로 소문이 나 있어 연기가 쉽게 먹힐 수 있었다. 그리고 고향을 들먹이면 대부분 사람은 잘 믿었다. 고향에서 먹던 맛이라면 좋아했고, 고향 친구라면 가장 절친한 친구인 것처럼 들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말이다.
 자리에 앉아 나는 선배를 생각했다. 바람처럼 사라졌다 바람처럼 나타났다. 선배는 정말 바람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피식 웃으며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봤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천행 비행기가 기상 악화로 캔슬 되었다. 바로 지방으로 연계될 손님의 국내선 좌석을 취소시켜야 했다. 괜히 시골에 살아서 나를 귀찮게 한다. 나는 최소 버튼을 세게 클릭했다. 해가 지면서 빨간 햇살이 사무실 안까지 들어와 나의 하얀 원피스가 붉게 물들었다. 진줏빛 조개 머리핀은 그 빛에 반사되어 더욱 반짝였다.     

 선배와 다시 만난 지 한 달이 되었다. 선배는 사흘에 한 번꼴로 나를 찾았다. 김 대리는 연속으로 보름 짜리 출장을 두 번이나 갔기 때문에 한 달 동안 거의 마주할 수 없었다. 덕분에 김 대리에게 어떠한 변명을 할 필요도 없었다. 출장 중에 김 대리는 영희에게 전화를 걸어 베르사유궁전에 함께 오고 싶다느니 스위스 융프라우의 설경을 함께 보고 싶다느니 하며 다음에 꼭 나를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만 보아왔던 그곳에 서 있는 나를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회사는 이번 달 최고 매출을 기록해 김 대리가 돌아오는 내일 회식을 하기로 했다. 시차 적응에 피곤할 텐데 라며 걱정을 하던 중 전화벨이 울렸다.
 "김 대리님 출장 중이신데요. 내일 오세요. 어디라고 전해드릴까요?"
 거칠고 굵은 목소리에 나는 괜히 기가 죽었다. 그리고 대답을 듣는 순간 메모를 남기려 했던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전화를 건 쪽은 카드 회사의 채무 추심 단이었다. 나는 잘못 들었다고 하고 다시 ‘어디라고요?’라고 물었다. 돌아오는 짜증 섞인 대답은 ‘갚을 능력이 없으면 돈 꿔가지 말았어야지’였다. 그리고 내일 다시 걸겠다며 뚝 끊어버렸다. 나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김 대리와 채무 추심은 너무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그리고 채무 추심이란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도 없었다. 나는 회사 거래 은행에서 만난, 가깝게 지내는 동갑내기에게 점심때 잠깐 만나자고 했다.
 
 "김 대리님 신용정보를 조회해 보라고? 알 수야 있지만 정보 유출은 금지야. 왜 그러니?"
 나는 오늘 그런 전화를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비밀은 지킬 테니까 꼭 좀 알려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리고 김 대리가 출장이 길어 카드 결제를 못 한 것 같다고 빨리 알려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설득했다. 친구는 김 대리와 영희와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함께 식사도 몇 번 했었다. 그 친구는 별일 없을 거라고 나를 안심시키고 저녁에 전화하기로 했다. 회사로 돌아온 나는 해가 질 때까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여권을 회사에 놓고 대사관에 가서 다시 돌아와야 했고, 주거래 고객의 주소록을 삭제하여 부장에게 처음으로 큰 소리를 들었다. 서류를 집어던지는 부장의 호통 소리에도 나의 귀는 닫혀 있었다. 아닐 거야 아닐 거야 소리만 하는 입만 열려 있었다.

 다른 직원이 슬슬 퇴근할 때 나는 자리에 앉아 전화기만 바라보고 있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어머 영희야. 김 대리님 미쳤어. 이미 은행에서 대출만 사천만 원이고 이자 못 갚은 지 몇 달 됐어. 담보 잡은 전셋집이 오천 겨우 되는 거 같아. 현금서비스를 얼마나 받았는지 연체 이자만 이백이다. 신용불량자 리스트에 넘어가서 다음달엔 급여가압류 들어갈 거 같아. 온 가족이 서로 보증으로 연결돼서 다 신불자야. 웬일이니. 김 대리님."
 나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앉아 굳어 버릴 것 같았다. 수화기를 들고 있던 오른손이 휴대폰 진동하듯 떨려 왼손으로 이끌어 전화 받침대에 내려놓았다. 내일 김 대리는 온다. 그를 피신이라도 시켜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아예 들어오지 말라고 미리 전화를 걸어볼까. 김 대리의 아버지는 경찰 높은 사람도 아는 부자라고 했는데, 그분은 이럴 때 도와줄 수 없나. 아버지가 사주셨다고 애지중지하던 그의 수입자동차는 어찌된 건가. 나는 머리가 아팠다. 찬물을 한 잔 마시고 회사에서 나와 택시를 탔다.
 
 선배가 보고 싶었다. 선배의 가슴에 대고 펑펑 울며 김 대리 욕을 실컷 해주고 싶었다. 선배는 자유로운 사람이다. 선배는 나를 꼭 안아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선배의 집을 몰랐다. 어디로 가야하지. 나는 선배의 퀵서비스 사무실로 향했다. 그곳에 가면 선배의 주소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촌스러울지라도 어쩔 수 없었다.
 
 선배는 사무실 안에 있었다. 작은 유리창으로 보이는 사무실엔 두 개의 책상이 있었다. 한쪽 책상 위에는 전화기가 일렬로 죽 늘어 있었다. 그 위에서 바쁘게 두 손을 휘두르는 여직원이 혼자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책상 앞에 선배가 서 있었다. 담배 연기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남자를 앞에 두고.
 선배는 서 있긴 하였지만 허리는 접혀 있었다. 책상 위에는 찌그러진 상자가 놓여 있었다. 선배는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손을 모아 손톱을 뜯고 있었다. 담배 연기가 자욱해서 얼굴이 보이지 않던 남자가 선배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일어섰다. 선배는 무릎을 꿇고 앉아 울기 시작했다. 처음엔 조금 흐느끼더니 곧 입까지 벌리고 울었다. 양손의 소매를 잡아당겨 눈물과 침을 닦으며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내에게 매달렸다. 지갑을 펼쳐보이며 그 안에 든 천 원짜리 지폐 몇 장까지 다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사내에게 계속 인사를 하였다. 나는 한 번, 두 번, 세 번까지 세다가 그만두었다. 선배는 계속 인사를 했다. 두 팔을 휘두르던 여직원이 시끄럽다며 소리 질렀다.
 
 나는 그만 뒤돌아 걸어 나왔다. 해는 이미 져서 유흥가의 색동 간판만 깜박였다. 하늘을 보았다. 별은 보이지 않았다. 눅눅한 하늘에 뿌연 빛만 있고 달도 보이지 않았다. 제법 날씨도 쌀쌀해 져서 몸이 으스스 떨렸다. 나는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 모를 입 모양으로 반짝반짝 작은 별을 불렀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 소리에 묻혀 내 노래는 들리지 않았다. 서울에서 맞는 가장 조용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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