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파란을 일으키는 힘, 파랑
사회에 파란을 일으키는 힘, 파랑
  • 황보경 기자
  • 승인 2021.11.22 00:49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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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_백래시에_맞서는_해일이다

  성평등 운동의 흐름을 거스르는 백래시는 사람들의 생각을 왜곡하기에 큰 문제가 된다. 언론은 최다 조회수를 달성하기 위해, 정치권은 표를 얻기 위해 공적 영역에서도 반페미니즘을 편승시키려 한다. 시민들에게 백래시의 존재를 알리고 규탄하기 위해 전국 릴레이 시위를 진행한 팀 해일을 만났다.

 

  백래시를 이용한 포퓰리즘 정치
  여성을 향한 실질적인 위협

  팀 해일 김주희 대표(이하 김 대표)가 해일 시위를 계획한 계기는 ‘서울시자살예방센터 테러 사건’이다. 지난 4월, 서울시자살예방센터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여성 자살률 감소 사업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 “역차별적 사업이다”며 악성 및 명예훼손성 댓글을 게재하고 해킹을 시도하는 등 조직적 온라인 테러를 감행했다.

  김 대표는 테러의 원인을 알아보던 중 이것이 정치권과 연계된 의도적 행위였음을 알게 됐다. 김 대표는 “역차별 규탄이 주 활동인 ‘성인권센터’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여기에서 서울시자살예방센터가 남성 배제적 사업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려 테러를 유도했다”며 “문제는 이 채널이 과거 국민의힘당 홍준표 의원 캠프에 소속돼 있었다는 점이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당 홍준표 의원 캠프는 성인권센터 이외에도 반페미니즘적 행보를 보인 단체들을 영입해왔다. 김 대표는 반페미니즘 채널을 이용한 여론 조작은 이후 정치권에서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백래시를 정치권에 편승시키려는 움직임이 고스란히 보임에도 사회가 여성혐오를 적극적으로 규제하지 않기 때문에 비가시화된다고 지적했다.

  정치에 여성혐오를 편승시키는 이유는 실제로 득표에 효과가 있음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백래시의 전형적 예인 ‘이준석 현상’은 젊은 남성들에게 페미니즘을 타파할 시 진정한 능력주의 평등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줬다. 팍팍한 사회로부터 얻은 분노를 여성에게 돌리는 것이다.

  이는 사회 문제가 이민자들에게 있다며 혐오 정치를 펼쳐 백인들의 표를 얻어간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포퓰리즘 정치와 일맥상통한다. 페미니즘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은 대선 시기가 다가오면서 크게 깊어졌다. 그러나 이를 제재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오히려 정치권은 백래시를 통해 표를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옹호했다.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표를 던지는 대중들이 시비를 판단하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혐오에 기반해 표를 던지는 경향이 강하다. 김 대표는 언론과 정치권이 백래시와 혐오를 이용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시민들이 왜곡된 이야기에 의존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잘못된 구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은 페미니즘이 젠더 갈등을 만든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이슈를 양산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언론과 정치권이다. 김 대표는 “정보화 시대에서 잘못된 인식을 퍼뜨리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해 시민들의 의식 성장을 먼저 이뤄야 한다”며 “그러나 오히려 불만을 여성혐오로 드러내는 분위기만 조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7차례의 전국 릴레이 시위
  신남성연대의 오프라인 폭력

  김 대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만 진행하던 기존 페미니즘 시위에 아쉬움을 지녔다. 그래서 △광주 △대구 △대전 △부산 등의 지방에서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자 전국의 지인들에게 시위 준비를 제안했다. 한 번의 시위로는 백래시를 제대로 공론화하기 어렵다고 느껴 총 7차례의 시위를 기획했다.

  초기에는 특정 정치권 인물의 사퇴를 요구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그러나 백래시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시민들에게 이를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 백래시를 가시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를 틀었다. 주제는 △불법 촬영물 유포와 디지털 성범죄 △여성혐오 브랜드화 △포퓰리즘 정치 행보 비판이다. 여성들이 가장 공감할 수 있을 법한 내용에 초점을 뒀다.

  팀 해일이 시위를 공표한 지난 6월, 각종 남초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지에는 남성혐오 시위를 한다는 오보를 퍼뜨리는 콘텐츠가 수도 없이 올라왔다. “시위하는 사진을 찍어 조롱하자”, “쿵쾅이들을 죽여야 한다” 등 혐오 발언은 예사였다. 대전에서 시위를 진행한 지난 8월 22일에는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이하 배 대표)가 유튜브 방송을 켠 채 나타나 위협했다. 지인영 해일 공동대표(이하 지 공동대표)는 “시위 도중 신남성연대 측에서 물총을 쏘거나 마이크 앰프를 켜고 쫓아오는 등 계속해서 위협했다”며 “결국 경찰까지 대동했으나 진술 과정에서는 본인이 방역 수칙을 어겨 잡혀갔다는 여론 조작을 펼쳤다”고 말했다.

  시위 참여자 중 한 명은 배 대표의 조커 분장이 나오는 악몽을 꿨다. 지 공동대표는 신남성연대의 폭력 이후 집 근처마저 마음 편히 나가지 못했다. 시위에 사용한 장비는 외부에서 처분하면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까 우려해 아직도 차량 내부에 쌓아 둔 채 남아 있다.

  내부적으로는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평균적으로 시위 한 번당 200만~300만 원이 소요된다. 기획대로 7번의 시위를 하려면 1,500만 원 정도가 필요한데, 팀 해일은 모금액 600만 원과 사비를 합쳐 최소한의 자금으로 모든 시위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김 대표는 “장비는 최대한 저렴한 것을 대여하고 만들 수 있는 소품은 직접 제작했다”며 “그럼에도 예산이 부족해 먼 곳에서 오는 분들께 교통비의 50%밖에 지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팀 해일이 시위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겪은 가장 큰 고비는 여성을 향한 폭력을 눈앞에 두고도 인지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 그 자체였다. 여성혐오와 백래시를 규제하라는 목소리에는 “삭발이나 해라”, “여자들이 뭐가 아쉽다고 유난이냐?” 등의 혐오 발언이 되돌아왔다. 사회는 맞불, 젠더 갈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일방적인 폭력의 심각성을 방관했다. 김 대표는 한국 사회가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8월 1일, 포항에서 백래시 규탄시위를 진행한 팀 해일과 시위 참여자들<출처/팀 해일>
지난 8월 15일, 광주에서 '우리는 세상을 뒤엎을 해일이다'라는 구호로 시위를 진행한 팀 해일<출처/팀 해일>

 

  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
  확산하는 백래시에 대비하려면

  백래시가 거세지는 상황 속에서도 팀 해일은 희망을 남겼다. 신남성연대의 피해자 중 한 명은 백래시 규탄 시위가 남성들의 반발에 부딪힌다는 사실에 앞으로 시위에 더 열심히 참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해일 시위를 계기로 여성 간의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이들도 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조명해야 하는 것은 여성들이 얻은 깨달음과 그들의 변화다”며 “불합리로 인한 분노를 원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려는 여성들에게서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지 공동대표는 백래시가 불거지는 상황을 ‘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라고 표현했다. 한국 사회가 더 성장하기 위해 요동치는 과정이기에 낙심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팀 해일은 신남성연대의 일방적인 폭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후기를 남겼다. 지 공동대표는 “돌이켜보면 신남성연대 측에서 방송해준 덕분에 팀 해일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영상으로 남을 수 있었다”며 “대전 시위 테러는 대한민국 페미니스트들을 결집하는 노이즈 마케팅의 일종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지역에서 릴레이 시위를 진행한 기억은 그대로 경험치가 돼 후대 시위를 이끌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우리의 외침은 삶에서 계속된다’는 문구를 좋아한다. 직접적인 백래시에도 팀 해일과 여성연대가 와해하지 않음은, 곧 그것이 옳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전국의 여성들에게 “여성 인권은 후퇴해도 다시 진보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며 사회가 발전하는 것이다”며 “그림자가 져도 빛은 항상 있듯이 자신의 의견에 확신을 갖고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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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2021-12-03 13:02:43
응원합니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알래스카 2021-12-03 11:43:08
좋은 글입니다. 응원합니다.

ㅇㅇ 2021-12-03 10:45:38
좋은기획감사합니다. 해일팀원분들 수고많았습니다

서연지 2021-12-03 08:21:46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달달 2021-12-03 03:24:00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김주희님 항상 응원하고
최선을 다한 활동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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