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의 개념과 향후 전망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의 개념과 향후 전망
  • 이은엽 LH 토지주택연구원 도시기후환경연구센터장
  • 승인 2021.11.2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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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D 개요

  도시·산업화는 도시 내 녹지수면 감소와 불투수면 증가를 초래한다. 친수공간이 감소하고 자연적인 물순환체계가 훼손돼 △하천 유량감소 △가뭄 △홍수피해 △수질 악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최근 들어 자연 상태의 물순환체계를 유지하고 빗물을 저류, 침투, 증발하는 기반을 마련해 빗물을 관리하는 저영향개발(이하 LID)이 각광받고 있다. LID 기법은 1990년대 미국 메릴랜드 프린스조지카운티에서 시작해 세계 전역으로 확대됐다.

  현재 LID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자연의 물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식생 등으로 빗물 순환을 촉진하는 빗물 관리 기법으로 정의한다. 저영향개발이라는 용어 자체는 개발에 의한 영향을 줄여 주는 포괄적 의미를 담고 있으나실제로는 물순환 위주의 의미로 활용된다.

  그러나 도시의 무분별한 개발이 야기하는 부정적 영향은 물순환 문제뿐만 아니라 △대기 △소음 △폐기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한다. 도시가 지니는 다양한 환경문제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물순환 분야에 국한하기보다 더 확장된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불투수면 증가에 따른 물순환 왜곡과 함께 기후변화의 적응 방안으로 LID 기법을 강조하고 있다. 강우로 인한 빗물을 신속하게 배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의 도시 인프라로는 도시화와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 도시 개발로 인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자 물순환과 우수관리를 위한 시설도입 개념을 확장했다. 물순환 기법을 고려한 토지이용계획 및 친환경적 도시계획기법으로 기존보다 더 넓게 접근하고 있다.

 

  LID와 도시환경과의 관계

  오늘날 급격한 도시화와 인공구조물에 의한 도시 피복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도시환경 문제로 △폭우 △가뭄 △미세먼지 △폭염 등을 들 수 있다. 기후변화로 폭우가 특정 시기에 집중해 발생하면서 기존의 회색 인프라 시설로는 효율적인 빗물 관리가 어려워졌다. 이는 홍수피해로 이어진다. 또한 도시에서 빗물이 순환하지 않고 유출되면 지하수 함량이 감소해 도시 가뭄 등의 문제가 일어나고, 식물 등이 생육하는 데 어려운 건조환경이 형성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미세먼지와 폭염 등으로 건강 피해도 날로 증가한다. 인공으로 조성된 건물, 구조물, 그리고 포장면 등도 건조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LID 기법을 도입하면 홍수 및 가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자연형 식생 기반의 LID 기법 도입은 미세먼지를 줄이고 증발산을 높여 도시 기온을 낮추고, 이는 폭염 방지 효과를 낸다. 이렇게 도시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를 해소하는 데 적극적인 요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도시환경과 LID는 매우 밀접한 관계성을 지녔다.

 

  LID 기법의 적용 효과

  자연 순응형 기법인 LID를 적용해 얻을 수 있는 첫 번째 효과는 물순환 개선이다. 투수 능력이 높은 자연 상태 토양층의 활용과 보존, 물흐름 경로를 보존해 인위적 개발로 인한 환경문제를 저감할 수 있다. 불투수면으로 감소된 증발산량은 LID 시설 도입을 통해 개발 이전의 자연 상태 수준으로 회복 가능하다. LID 기법의 저류, 침투 기능은 유역의 유출계수와 강우의 도달시간을 회복해 왜곡된 물순환을 개선한다. 또한 지반으로 물의 침투를 유도해 기저유량 증가 및 지하수 함량의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ID 시설의 여과, 처리 및 다양한 유역관리 기법을 통해 강우 유출수 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토사 유출량을 감소시켜 방류수역의 수질 개선 효과도 얻는다.

  옥상녹화, 불투수면적 최소화 등을 통해 도시 열섬현상을 개선하고 유량을 확보해 하천의 건천화를 방지할 수 있다. 침투와 저류를 통한 유출량 저감은 도달시간 지연에 따른 홍수피해 등 자연재해를 줄인다. 지하수 복원, 증발산에 의한 대기냉각 및 습도조절, 생물 서식 환경 형성 등 친환경적인 물순환 체계복원에도 기여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녹지 등 자연 공간의 확충으로 지역의 어메니티를 높일 수 있다. 나아가 국내외적 이슈인 온실가스 문제도 자연 공간 확충을 통한 흡수능력 향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국내 적용사례 고찰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의 LID 기법 도입은 시작단계에 있었다. 긍정적 측면보다는 비용, 구조적 안정성, 유지관리비 등에 대한 우려가 커 보급 확대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부와 국토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에서 LID 기법의 적용 확대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고 점차 확산했다. 본고에서는 국내에 적용된 다양한 사례 중에서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LH 연구원내에 적용된 사례를 중심으로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LH 연구원 내 LID 시설은 2017년도에 설치했으며, 총 3구역으로 유형을 분류해 조성했다.

제공 / 이은엽 LH 토지주택연구원 도시기후환경연구센터장
한국토지주택 연구원(LHI)의 소유역 공간별 특징<제공/이은엽 LH 토지주택연구원 도시기후환경연구센터장>

  연구원에 설치한 LID 시설은 △빗물 정원 △식생 도랑 △침투도랑 △나무 여과 상자 △침투 측구 △빗물화단 △빗물 관리 주차장 △투수 포장 등 10가지 종류다.

  먼저 빗물 정원(원형)은 띠형으로, 옥상과 포장면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물질을 정화한다. 휴게성과 심미성을 고려해 잔디로 조성했다. 식당과 연구동 사이에 위치한 빗물 정원E에는 초본류와 자갈을 이용해 물길을 조성했다. 연구동 후문 쪽에 위치한 식생도랑은 쇄석을 적용해 여과, 저류 및 침투를 통한 유출 빗물 관리와 더불어 심미성 향상을 위해 초화류를 식재했다. 나무 여과 상자는 콘크리트 박스를 설치해 도로 등의 유출수 및 오염물질을 저감하는 시설로, 교목과 관목을 식재해 만들었다. 빗물 관리 주차장은 주차장 사이 공간에 식생 도랑, 자갈 도랑 등을 설치한다. 저류, 침투 및 여과를 통한 물순환 회복과 오염물질을 저감하고자 적용했으며, 식생으로는 초화류를 식재했다. 빗물 정원A는 투수 포장과 연계되며, 볼록형으로 마운딩 처리하고 수질 정화 연못으로 조성했다.

  LID 시설을 설치해 모니터링한 결과 LID 기술 적용 이후 전체강우 78% 이상의 빗물 유출을 저감했고, 전체 강우량 54% 이상의강우 유출을 억제했다. LID 적용 기술은 단지 내 물순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LH 연구원 내에 적용한 주요 LID 시설 현황
LH 연구원 내에 적용한 주요 LID 시설 현황<제공/이은엽 LH 토지주택연구원 도시기후환경연구센터장>

 

  향후 전망

  도시에서는 왜곡된 물순환체계를 개선하고자 다양한 공간과 시설에 LID 기법을 적용해왔다. LID 기법은 우수 유출수와 비점오염원을 발생원 근처에서 관리한다. 따라서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홍수 등 재해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 도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LID 기반의 그린 인프라는 관리비용 절감 효과도 있어 지속 가능한 환경친화적 개발기법이라는 점에서 도시 내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LID 기법은 장래에도 도시의 물리적 환경과 사회구조 변화에 대응하고자 기존의 물순환 개념을 뛰어넘어 기후변화 대응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확장될 전망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수립한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구현을 위해서 탄소흡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LID 기법과 흡수원을 연계해 탄소흡수 기능을 높이는 데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자연 및 녹지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도시 내 자연환경 및 녹지공간 확충과 LID 기법의 연계 및 활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는 신도시뿐만 아니라 기존 개발 지역의 재생사업에서도 LID 기법을 적용해 숨 쉬고 호흡할 수 있는 도시의 물그릇 공간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LID 기반의 그린 인프라 확대는 기존 회색 인프라 시스템에서는 없었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비용 효율적인 빗물 관리 및 수질 관리 외에도 △도심 열섬 완화 △대기오염 저감 △생태 기반 안정화 등의 효과로 도시 내 적용이 확산될 것이다.


●인용문헌
강정은·현경학·박종빈(2014), 도시 물순환 개선을 위한 도시기본계획과 저영향개발(LID) 연계성 분석, 대한토목학회논문집 34(5) :1625-1638.
공주대학교(2020), 온실가스 저감형 국토도시 공간모델 개발을 위한 실증후보지 조사 및 구상, pp. 158-162. 
서주환, 이인규(2013), LID 기술 적용을 통한 공동주택단지 물순환 개선 연구, 한국조경학회지 41(5) : 68-77.
최종수 외(2017), LID 촉촉한 도시를 위한 물, 도서와 시민총서, 커뮤니케이션북스.
LHI(2012), LID 분산형 빗물관리 시설 설치 해설집.
LHI(2018), LID 기반 물순환 도시 통합모델 및 적용기술 개발(6차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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