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발전의 고민
대학 발전의 고민
  • 김성진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 승인 2021.12.06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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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대학은 2021년 8월에 발표된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일반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돼 향후 3년간 일반재정지원을 받는다. 이는 대학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평가를 준비하고 사업과 집필에 관여한 모든 학생, 직원, 교수들이 헌신해 얻은 결과다. 그러나 일반재정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2022년 3월까지 ‘적정 규모화’ 계획을 포함한 대학혁신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은 지난 십여 년간 정원 감축 압박에 시달려왔다. 해방 후 29개에 불과했던 대학 수는 2021년 현재 190개에 달한다. 그러나 대학 입학 연령인 18세 인구는 2000년 82만 7,000명에서 2021년 47만 6,000명으로 급감했다. 2024년 43만 명, 그리고 2040년에는 28만 4,000명으로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입학 정원을 채우는 일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등록금이 동결되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우리대학은 타대학에 비해 보다 강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재정 압박은 지원사업 선정 필요로 이어지며, 정책적 선택과정에서 ‘사안의 시급성’과 사업의 ‘평가 기준’이 대학 본질을 덮는 결과를 낳고 있다. 2021년 8월 대학기본역량진단 발표 이후 조용한 것을 보면 총장 선거 이후 우리대학은 또다시 ‘사안의 시급성’과 ‘평가 기준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급하더라도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재정 압박을 재정 감축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미 늦은 감이 있으나 여전히 국제협력 강화와 해외 학생 유치는 시급한 문제며, 이를 위해 재정과 학사구조에 있어 보다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대학은 여자대학이고 민족사학이다. 그러나 대학 발전안과 교육과정에서 이러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사업 때마다 수정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발굴하고 발전시킬 사안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대학 구성원들의 숙고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은 물리적 단절을 낳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연결 방법들이 모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공간과 물리적 거리에 대한 재해석이 가능하다. 지난 10년 넘게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종로운현캠퍼스와 쌍문근화캠퍼스의 연결 문제도 이 기회에 대학발전방안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학사구조의 변화 역시 급해도 돌아가야 할 일이다. 적지 않은 정책 변화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정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부작용을 미리 예측하고 회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학부제 실시와 전공학점 감축, 사업 연계과목 신설 등에 따른 폐강과목 수의 증가(2019년 51개, 2021년 120개), 교원의 급격한 충원에 따른 연구년 제도의 불안정성 증가는 이런 필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학평가가 진행되며 평가 기준에 대한 변화 요구도 높아졌다. 단기적인 재정 적자 완화책보다 대학의 기본 체질 강화가 더욱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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