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가면, 금관도 있고 불상도 있다
박물관에 가면, 금관도 있고 불상도 있다
  • 김지향 기자
  • 승인 2005.12.01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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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가면, 금관도 있고 불상도 있다
과거는 현재의 우리가 있기까지의 토대이자 밑거름이 된다. 지나온 세월을 부정하고는 지금의 그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다. 역사학자 E.H Carr가 남긴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한마디가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 앞머리에 매년 한결같이 실리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일 것이다. 박물관은 그러한 고고학적인 자료를 수집하여 보관,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진열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교육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어려서부터 엄마 손에 이끌려 박물관 구경을 가본적은 아마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어린 꼬마의 두 손에는 펜과 수첩이 들려있었을 것이고 열심히 벽에 붙은 설명을 받아 적었을 것이다. 그만큼 박물관은 우리의 인식 속에 그동안 교육의 장의 노릇을 충실히 해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 나라의 크고 작은 수많은 박물관 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국립중앙박물관일 것이다. 지난 10월 28일 용산으로 자리를 옮겨와 대폭 확장된 국립중앙박물관을 이제 대한민국 제일의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기자가 그곳을 찾은 개관하던 날, 입구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끝도 보이지 않는 줄을 이루고 있었다. 관람 후 집으로 돌아가 TV를 켜보니 무려 19만 명이 그곳을 다녀갔다고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역사는 지난 1945년 광복과 함께 시작된다. 그 후 무려 여섯 번이나 이리저리 옮겨다녀야 했던 서러움을 떨치고 웅장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약 9만 2천9백여 평에 유물 1만 1천점을 전시하고 있으며, 동시 입장 가능 인원 3000명의 세계 6위 규모이다. 고고관, 역사관, 미술관1, 미술관2, 기증관, 아시아관의 6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물 하나하나를 꼼꼼히 둘러보려면 무려 11시간이 걸리는 동선 4Km의 거대한 보물고인 셈이다. 대학 시절 공강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즐겨 찾았다는 김은희(국어국문) 교수는 “박물관은 모든 학문을 아우르는 장이며, 재창조의 원천이다”라며 그 중요성을 역설했다. 젊은 세대에게는 다소 고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곳에서 박물관 데이트를 즐기던 대학생 커플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박물관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김기태(대학생․24) 씨는 “웅장하고 섬세하게 꾸며져 있고, 외국인에 대한 배려도 잘 되어 있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불교 회화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던 자원봉사자 유일순 씨는 “찾아오는 관람객의 지적 수준이 높은 편이지만 바닥에 침을 뱉는 등 의식 수준은 낮은 것 같다”며 기자의 손을 붙잡고는 젊은 사람부터 힘써주길 부탁하기도 했다. 밖으로 나오니, 박물관 앞뜰의 커다란 호수에 그 웅장한 자태가 잔잔하게 비친다. 대리석의 회색빛 건물과 가을날의 청아한 풍경이 맞닥뜨려 더욱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현재 용인대에서 문화재 보존학을 전공하고 있는 전지영(대학생․22)씨는 “우리 나라에도 세계적 수준급의 박물관이 생기게 되었다”고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명지대 미술사학과 홍윤경(대학생․23)씨도 “전공 때문에 자주 가게 되는데, 전보다 규모가 훨씬 커져서 그동안 유물보관실에만 있던 유물들까지 볼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하면서도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쓰게 웃었다. 박물관 가까이에는 용산 가족 공원도 위치하고 있어, 이제 국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또 배우는 학생들의 학습과 체험의 장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더욱이 우리 학교 학생에게는 겹경사가 생겼다. 바로 지난달 12일 덕성여대박물관 또한 새단장을 마치고 색동끈을 끊었기 때문이다. 1971년 5월에 설립되어 운니동 캠퍼스 D관에서 시작된 덕성여대박물관은 그동안 두 번의 확장을 거쳐 차미리사 기념관 지하 1층에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총 2천3백44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공예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학예사 김경섭 씨는 “아무래도 여대다 보니 여성들이 이용하던 민속품이 많다. 현재 진열되어 있는 유물의 수는 박물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유물의 8% 정도로 1년에 한두 차례 유물을 바꿔가며 전시할 예정이다”라며 설명하며, 기자에게 전시된 유물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소개해 주었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하루 7~80여명 정도가 박물관을 다녀간다고 한다. 유난히 유물들을 자세히 관람하던 김상학(대학생․23) 씨는 “여자친구를 기다리다가 들어와 봤는데, 학교에 이런 잘 갖춰진 박물관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수줍게 웃었다. 또한, 마침 기자가 취재를 하는 동안, 박물관을 둘러보러온 신상전 본교 총장은 “요즘의 젊은 사람들은 새 것만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박물관에서 우리의 옛 것을 보고 느끼길 바란다”며 학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역사의 산 증거들, 즉 우리보다 앞선 선조들이 생활 속에서 사용하던 물건과 그 밖의 시대상을 짐작케 하는 문화재들은 과거를 돌이켜 보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그래서 선인(先人)들의 흔적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 일은 신비롭고도 즐겁다. 파랗고 높은 가을 하늘 아래 눈부시게 아름다운 청춘들이여, 클럽도 영화관도 좋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박물관 소풍을 한번 떠나보자! 김지향 기자 / zec27@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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