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기자가 추천하는 <영화>
덕기자가 추천하는 <영화>
  • 주세린 기자
  • 승인 2022.03.02 0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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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다. 이에 덕기자가 책, 공연, 전시회 등을 소개해 학우들에게 한줄기 여유를 선물하고자 한다.

 

  꿈 같은 날의 오후를 향해

  평범을 가장한 억압은 우리 일상에 쉽게 편입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여기, 평범을 거부하는 가장 보통의 여성들이 모였다. <개같은 날의 오후>는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여성들의 연대를 유쾌하게 담아낸다.

  무더운 여름날 아파트 평상에 모여 더위를 달래던 장미 아파트 주민들은 남편의 구타를 피해 집 밖으로 뛰쳐 나온 ‘정희’를 발견한다. 정희를 뒤쫓아온 남편은 주민들 앞에서 그에게 폭력을 가한다. 남성 주민들은 모두 시선을 돌리며 모른 체했지만, 여성 주민들은 이를 두고 보지 않고 정희의 남편을 둘러싸 몰매질한다. 방관하던 남성들이 그들을 말리기 시작하며 싸움은 여성 대 남성의 패싸움으로 번진다. 경찰이 도착해 진정시켜 보지만 장미 아파트는 이미 아수라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그 와중에 정희의 남편은 구급차 이송 도중 사망한다.

  경찰이 여성 주민들을 살인범으로 몰아 체포하려고 하자 여성들은 장미 아파트의 옥상으로 피신한다. 내려올 수도, 올라갈 수도 없게 된 10명의 여성은 경찰에 맞서 농성을 시작한다. 가정폭력 피해자인 정희부터 외도한 남편을 둔 아내, 비혼 여성, 호스티스 여성, 트랜스젠더 여성까지 사회에서 소외된 그들은 각자가 겪은 차별과 혐오를 말하며 친밀감을 나눈다.

  여성들은 4일간 옥상에서 고립된 채 싸웠지만 경찰의 진압에 더 맞서지 못하고 농성을 끝내기로 한다. 하지만 그들은 혼자가 아니었다. 그들의 상황이 방송으로 알려지자 농성을 지지하는 수많은 여성의 행렬이 장미 아파트에 이어진다. 100년 만에 찾아온 폭염과 100년 동안 머무른 억압에 지친 그들에게 기적처럼 단비가 내린 순간이다. 그들은 고립된 옥상에서 내려와 지상에 있는 여성들과 마주 본다.

  “지금 저희의 싸움은 외롭지만, 성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1995년 당시의 여성 문제를 잘 표현했다고 평가받는 이 작품은 현재까지도 여성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옥상에 오른 여성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여성들의 행렬은 끊임없이 이어진 다. 여전히 ‘개같은 날의 오후’지만, 수많은 여성이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옥상보다 더 높은 곳에서 만날 여성 들의 연대를 그린 영화 <개같은 날의 오후>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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