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를 뚫고 나온 여성의 표
배제를 뚫고 나온 여성의 표
  • 정해인 기자
  • 승인 2022.03.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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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이하 대선)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이하 윤 후보)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윤 후보가 당선을 따내긴 했지만, 2위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이하 이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는 0.73%p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이번 개표 결과에서 유독 이목이 집중된 것은 여성 청년의 표였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 20대 여성 58%가 이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부동층으로 여겨졌던 20대 여성 유권자가 이번 선거에서 이 후보의 손을 든 것이다.

  여성의 표가 이 후보에게 결집된 데에는 윤 후보의 이른바 ‘성별 갈라치기 전략’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범죄 무고죄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선거운동 기간에도 꾸준히 여성혐오적인 행보를 보여 비판받은 바 있다. 윤 후보는 젊은 남성 유권자를 공략하는 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적대심을 적극적으로 부추겼다. 20대 이하 남성 58.7%가 윤 후보를 지지하는 등 남성의 표심을 얻긴 했지만 해당 전략은 결과적으로 역풍을 맞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여성을 배제한 선거전략에 대해 반성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TBS라디오에서 “결과적으로 청년층의 젠더 갈등을 더 도드라지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젊은 여성들이 가졌을 소외감이나 배타적인 감정을 배려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 정당의 지적과 국민의 비판 여론에 이어 내부반성도 나왔으나 윤 후보는 전면 부인했다. 윤 후보는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젠더 성별로 갈라치기한 적 없다”며 “다만 지금은 제도가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불공정 사안에 대해서는 국가가 관심을 갖고 강력하게 보호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여성 표의 집결은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놨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이하 이 대표)는 본투표 직전 “여성의 투표 의향이 남성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온라인에서는 여성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실제 투표 성향으로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들은 이례 없는 결집을 보여주며 여성혐오적 정치 프레임에 대항했고 이는 숫자와 비율로 나타났다. 모든 진영에 여성 유권자의 영향력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KBS 대선 개표 방송에서 패널로 참여한 유시민 작가는 “우리 현대 정치사에서 2030 여성들이 처음으로 대선 권력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는 유권자 집단으로 떠올랐다”며 “이번 투표는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고 투표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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