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 신임총장에게 듣는다
지은희 신임총장에게 듣는다
  • 김지향 기자
  • 승인 2006.05.16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ㅣ우선 취임을 축하드린다. 덕성여대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일단 덕성에서 ‘인간과 사회’라는 과목을 10년간 가르쳤었다. 20명씩 세미나 교육이었는데 우수한 학생들과 심도 있는 토론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다. 그 때 그 수업은 나를 성숙시켰던 것 같다. 둘째로, 덕성은 참으로 중요한 한국의 자산이다.  역사 속에서 자랑할만한 설립자를 가진 대학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차미리사 선생은 남편을 잃고 딸 하나를 슬하에 두고 중국과 미국에까지 건너가 공부하면서 독립 운동을 했다. 정말 감동스러운 것은 1920년에 순회 강연단을 만들어 전국을 다녔다는 것이다. 그 시대에 그럴 수 있는 진취성, 여성의 진취성과 자율성은 대단한 것이다. 또한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덕성여대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하는 일이다. 덕성은 책임 있고 진취적인 여성 인재를 만들어내는 산실이어왔고, 앞으로도 더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나 자신의 삶도 여성 운동과 함께 했고, 지방 곳곳에서 강연을 했다. 행정으로 여성부 장관이란 경험과 나의 철학이 이 학교와 맞아준다면 좋은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려운 과정이지만 한번 해 보겠다 마음먹었다.

 

 

ㅣ대학 정원 수보다 학생 수가 줄어들어 대학 통폐합 문제가 불거지고, 교육부의 재정압박을 받는 대학이 많다. 이는 어느 특정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모든 대학의 문제일 것이다. 우리대학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데,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또한 어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여자대학으로서의 특성을 강화한다면 규모 자체는 중요하지 않고 더 장점이 될 수 있다. 내 생각에 덕성의 5천 규모는 적정 규모이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졸업생이 어디에 취업을 하더라도 ‘덕성여대 졸업생이다’하면‘책임감 강하고 진취적이다’라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

 

 

ㅣ요즘 대학은 학문을 배우고 교양을 쌓는 상아탑의 역할보다는 취업만을 위한 취업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
나는 취업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취업은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직업은 세상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보다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싶다. 1학년때부터 취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구체적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과목도 신설하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겠다. 학문과 취업을 양분해서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유능한 직업인이라고 하는 것은 인문적 소양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양쪽을 겸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덕성이 키워낸 사회인은 직업적 전문성과 인문적 소양과 세계를 바라보는 정확한 전망 및 인식을 가져야 한다. 나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요즘은 여성이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대통령이나 수상까지 나왔으며, 한국에서도 국회의원 비율이 2배로 늘고, 여성이 하기 힘든 법무부 장관까지 탄생했다. 또한 여성할당제, 남녀고용 평등제, 여성승진목표제 등 제도적으로는  여성을 위한 기반이 만들어져있다. 문제는 여성들이 자신의 잠재 능력을 도전적으로 키워내서 뚫고 나가는 도전 의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미리 자기 절제를 해서 자신의 능력을 죽이고 있는 젊은이들을 볼 때 안타깝다. 덕성인들에게 내가 도울 것이 있다면 자신이 가진 독자적 능력을 스스로 찾아내서 꽃피우게 하는 것이다.

 

 

ㅣ외부에 있을 때, 우리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몇 년전의 학내 분규를 어떻게 지켜보았으며, 앞으로 민족사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예정인가?
덕성은 학내 민주화의 과정을 굉장히 격렬하게 거쳤다. 민주대학으로서의 덕성으로 만드는 역사를 치열하게 썼다. 희생도 있었고, 아직까지 정서적으로는 감정적인 대립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구조적으로는 해결됐다고 본다. 학생, 교직원 등 모두의 공동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고, 지금 이 시점은 밖에서 전체를 아우르고 화합하면 폭발적 힘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어려운 과정을 거쳐왔고 이제 열매를 맺을 단계이다. 구성원들이 불만을 들어보니 소통의 부재에 대한 불만이 많더라. 우리가 함께 만드는 공동 목표를 전체가 동의하는 방향으로 잘 소통하여 함께 설정하겠다. 먼저 중요한 것이 인사와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며, 여성대학으로서의 특성을 잘 살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차미리사 연구소의 역할을 강화한다든지, 여성학을 키운다든지, 커리어개발센터를 만든다든지 하는 식의 여자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할 것이다.

 

 

ㅣ우리대학은 등록금 의존도가 높고, 지속적인 고정 수입원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대학 재정은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가?
사실을 이야기하자면 내가 파악한 바로는 비슷한 규모의 대학보다 우리 대학의 재정 조건은 좋다. 아주 나쁘다고 판단할 것은 아닌 것 같다. 재단전입금도 전보다 줄긴 했지만 늘 일정하게 있다. 하지만, 산·관학 프로젝트를 강화하든가, 발전 기금을 모으든가 해야 한다. 그리고 지출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선임되기 전, 이사회에서 면접을 볼 때에도 이런 질문을 받았는데, 그 때는 이러한 상황에서 발전 기금을 모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위기를 아주 희망적으로 만들어 가면 재정적인 문제도 함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ㅣ더불어 올해 같은 경우는 연대나 한양대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대학 등록금이 대폭 상승하였다. 물론 우리 학교는 그만큼은 아니지만 소위 등록금 ‘1년 천만원’ 시대가 도래하였다.  등록금을 둘러싸고 학생회와 학교 측의 마찰 또한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등록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예정인지 궁금하다.
2006년은 예산이 책정이 끝났기 때문에 나로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학생회와도  만나볼 예정이다. 등록금이 적다 많다의 문제를 떠나 그 결정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협의에서 실질적으로 충실하고 성의있는 태도를 보여달라면 그렇게 하겠다. 나는 워낙 원탁회의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어떤 문제든 해답은 있다. 그 해답을 찾으려 어떻게 공동으로 노력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미리미리 충분히 소통하겠다.

 

 

ㅣ공약에서 아동과 여성을 위한 한의과 대학을 신설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그 근거는 무엇인가? 그리고 구체적 시기는 언제쯤인가?
검토를 해보니 한의대가 전국에 11개가 있다. 가장 늦게 만들어진 것이 92년이더라. 한의대 설립이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는 덕성의 발전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이를 시행하려면 지원에 관한 법을 만들고 정부 정책도 변화를 줘야 하고, 내부적으로도 준비와,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재임 기간 3년 안에 신설까지는 확정지을 수 없을 것이다. 논의를 해서 토대 마련까지는 해보겠다는 뜻이다.

 

 

ㅣ 비슷한 답변을 들을 것 같은데, 우리 대학 인문, 사회, 자연대학에는 기초 순수학문만 있다. 예를 들어, 신문 방송학과와 같은 응용학문 관련 과를 신설할 계획은 없나? 이런 이유로, 많은 학생들이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선택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필요한 과가 무엇인지 파악부터 되야 하겠다. 만약 있다면 내부 조정이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교수를 새로 임용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충원과 정원이 늘어나야 하는데, 그것은 이 시점에서 어려울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 사회에서 총체적으로 대학의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주 지혜롭게 해결해야할 일이다.

 

 

ㅣ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어쩌면 장학금과 관련된 부분이 아닐까 싶은데, 장학제도 개선과 확대를 하겠다는 공약 부분은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인지 듣고 싶다.
아직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고, 대학의 지출 중에 학생들에 대한 지출을 검토하겠다. 또한,  꼭 수능 점수가 높은 순으로 장학금을 주기보다는 특성화된 장학금을 늘리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물론 규모를 늘릴 수 있는 방법도 찾겠다. 그런데 장학금이 있느냐 없느냐는 우수 학생 유치와 관계가 없다. 어떻게 좋은 교수를 확보하고 취업률을 높이는가가 중요한 요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선 순위를 정할 때에는 함께 토론하겠다. 재원은 한정되어있으니 어디에 우선해야 덕성의 발전에 우선해야 좋은지 생각 봐야지, 학생이니까 무조건 장학금을 늘려달라고 주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것이 바로 소통의 문제다. 내가 여성부 장관에 있을 적에 호주제 폐지하자는 사람은 30%, 조금 바꾸자 40%였다. 그럼에도 폐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아주 치밀한 계획을 짰었다. 국회의원, 시민단체, 사회단체, 언론별로,  월별로 어떤 일을 해야 일이 진척되는가를 따져 치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치밀한 계획과 실천력을 바탕으로 경험을 살려서 해보겠다.

 

 

ㅣ계획하고 있는 커리어개발센터(가칭)과 취업지원실의 차이는 무엇인가?
좀 더 체계적이라고 보면 된다. 1학년 때는 자신 이해와 직업의 이해를, 2학년 때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상담하고 도와주며, 연관되는 교과목을 듣도록 한다. 3학년 때는 인턴을  하게 한다든지, 직업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도록 하고, 4학년 때는 직접 직업과 연결해주는 것이다. 커리어개발센터를 생각할 때 ‘커리어’라는 단어를 붙인 이유는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예컨대 졸업생들의 애프터 서비스까지 해주자는 것이다. 평생교육원을 이용하여 덕성 졸업생의 지속적인 교육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다. 아까도 말했듯이 앞으로는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 평생 교육시스템을 만들 것이라 본다. 국가 혼자 하기보다는 대학과 연계해서 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ㅣ제시한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학내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합의는 어떤 식으로 이끌어낼 계획인지?
소통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양한 주제를 정해서 격렬한 토론을 벌이게 하는 것이다. 소통체계에 총장이 모두 개입하면 총장 없이는 가동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게 되어 곤란하겠지만, 나도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원탁회의를 갖을 것이다. 지금 존재하는 다양한 시스템을 실질화시키고, 총장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참여하겠다. 그 방법밖에는 무엇이 있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