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먹거리의 이정표 HACCP, 부실 관리로 신뢰도 뚝
안전 먹거리의 이정표 HACCP, 부실 관리로 신뢰도 뚝
  • 덕성여대신문사
  • 승인 2022.05.3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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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식품 제조 기업 한성식품이 썩은 배추와 곰팡이가 핀 무로 김치를 제조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기업은 2007년 정부가 김치 명인 1호로 지정한 김순자 명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2006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인증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이하 HACCP)을 받았다.

  HACCP은 식약처가 식품의 생산·유통·소비 등 모든 과정의 안전성을 관리하는 식품 위생 관리 시스템이다. 기업은 HACCP 인증을 받기 위해 사전에 HACCP 팀을 구성해 △제품설명서 작성 △제품공정도 작성 △위해요소 분석 △HACCP 관리기준서 작성 △HACCP 시스템 시범 적용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HACCP 인증을 받은 기업은 품질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인증 등록일로부터 3년마다 재심사를 받고, 매년 식약처의 불시·정기 점검을 받는다. 이전 점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일부 업체는 식약처의 정기 점검을 자체평가로 대체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HACCP 인증 유지를 기업의 양심에 맡긴다. 위생 논란이 불거진 한성식품도 식약처의 심사 규정에 따라 현장 조사가 아닌 자체평가로 식약처의 정기 점검을 대체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공장이 2년 연속 현장 검사에서 평가 기준 점수를 넘었고 위법한 부분도 없어 작년에 현장 검사를 면제했다”며 “자체평가 서류에 이상이 없어 검사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HACCP 자체평가 논란은 해마다 발생한다. 2018년 풀무원 계열사가 공급한 HACCP 초코케이크가 전국 57개교 급식소에서 집단 식중독을 일으킨 사건, 2021년 HACCP 인증을 받은 진성푸드의 순대 제조 설비에 벌레가 가득했던 사건 모두 당국의 허술한 관리 시스템이 불러일으킨 인재다. 계속해서 불거지는 HACCP 인증 기업의 비위생 논란에 소비자연대 최지원 사무국장은 “HACCP 인증 제품을 믿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식약처는 왜 뒷짐만 진 채 방치하는지 모르겠다”며 “소비자들은 HACCP 스티커에 대한 신뢰도를 잃었다”고 말했다.

  최근 식약처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HACCP 제도를 도입했다. 스마트 HACCP이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중요관리점(CCP)을 모니터링하는 방안으로, 식품 및 축산물 생산 과정에서 수기로 작성하던 기록지를 전산화해 기업의 데이터 위변조를 예방하는 제도다. 스마트 HACCP은 공정 과정의 관리를 디지털화해 HACCP 인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지만 수집한 자료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순천대학교 식품공학과 김중범 교수는 “스마트 HACCP을 통해 구축한 빅데이터가 해킹되면 식품 안전사고의 예측과 차단이 불가능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HACCP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더 이상 저버리지 않기 위해 인증 기업에 대한 당국의 엄격한 관리와 감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J&B Food Consulting 이종찬 대표는 “식약처가 HACCP 스티커만 남발하기보다 HACCP 적용 기업의 내실화와 사후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요관리점: 분석을 통해 확인된 위해요소 중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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