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늘리고, 유행은 자르고
옷은 늘리고, 유행은 자르고
  • 윤지현(정치외교 3) 학우
  • 승인 2022.05.30 19: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쇼핑몰 플랫폼에 ‘크롭탑’을 검색하면 몇 개의 검색 결과가 나올까? 그 결과는 9,999개 이상으로, 1만 개부터는 개수를 세지 않는 플랫폼 특성상 ‘셀 수 없음’으로 볼 수 있다. 연예인이나 SNS 셀럽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까지 당연한 듯 크롭티를 입는다. 특히 여름이 오면 쇼핑몰들은 시원함과자유로움을 앞세워 다양한 크롭탑을 판매한다. 2013년경 복고풍 유행과 함께 ‘배꼽티’로 알려졌던 크롭티는 지금도 대유행의 흐름 속에 있다. 요즘은크롭을 넘어 ‘언더붑’ 패션이 최신 유행이라는 이름을 걸고 미디어에 등장한다. 언더붑 티셔츠는 명치께에서 잘린 듯한 짧은 기장의 티셔츠로, 착용시에 크롭티보다 더 많은 노출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패션 스타일은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시원함이나 자유를 이유라고 하기에는 노출이 지나치게 과해 미성년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모방 소비가 만연한 사회에서 과한 노출의 유행이 미성년자들 사이에서 건강하지 못한 소비 문화를 생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출 패션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짧은 기장의 옷을 입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며, 이 유행이 정말로 유해하다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정말 그럴까?

  오랫동안 지속된 유해한 문화는 셀 수 없이 많다. 건강을 해치는 다이어트, 피부를 망치는 짙은 화장, 발목을 망가뜨리는 높은 구두. 이러한 문화와 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은 모두 ‘꾸밈’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그런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사회 보편적 미의 기준이며, 다수가 그 기준에 부합하도록 자신을 가꾼다. 과한 노출 패션이 유행하는 이유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시선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름다움을 위한 유행이 바람직한지 고민해야 한다. 유행은 아름다움과 자유, 그리고 유해성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행은 어디에서 시작하며,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정확히 무엇일까?

  유행은 대부분 미디어, 드라마나 예능에서 시작한다. 모방 욕구는 미디어에 노출된 연예인의 스타일이 시청자의 눈에 아름답게 비칠 때 발생하며, 그것이 구매로 이어져 다수가 소비할 때 유행이 된다. 이때 우리는 유행이 미치는 영향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이 유행하는 스타일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더라도 기꺼이 그것을 비판할 줄 알아야 하며 극단적인 스타일의 유행보다는 다양한 스타일을 누릴 자유를 스스로에게 선사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자유에 속지 말고 유행과 모방 소비를 잘라낼 줄 아는 용기와 소비 결단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람직한 문화를 만들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