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부터의 위험과 안전한 삶
우주로부터의 위험과 안전한 삶
  • 박장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 승인 2022.08.29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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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위험
  그 역사는

  대도시에서는 유성이 떨어지는 것을 쉽게 볼 수 없으나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유성은 하루에 100톤 이상 지구로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유성을 목격하는 것도 아주 드문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유성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며 타 없어지지만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지역에 떨어진 유성(소행성)의 크기는 약 20m로, 비교적 한산한 지역에 떨어졌음에도 부상자가 1,500명을 넘었다. 백여 년 전에도 러시아 퉁구스카 지역에 50m 크기 유성이 떨어진 기록이 있는데, 미국의 한 보고서는 이 유성이 뉴욕 맨해튼에 떨어진다면 약 1,000만 명의 인명피해와 약 2조 달러의 재산피해를 낳을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소행성이 추락한 다음 날 DA-16이라는 소행성이 지구를 스쳐 지나갔다. 이 소행성은 지구와 충돌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었던 당시 사회에서 유언비어가 퍼졌다면 국민의 불안감과 공포심은 급속도로 번져나가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재난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보다 혼란에 빠진 군중 심리에 의해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워왔다.

지구에 떨어지는 소행성의 모습
지구에 떨어지는 소행성의 모습<출처/서울신문>

 

  우리를 위협하는
  우주 잔해물

  2013년 개봉한 영화 ‘그래비티’는 우주공간에서 우주 잔해물의 충돌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을 뛰어난 영상기술로 생생하게 묘사해 화제였다.

  1978년 항공우주청(NASA)의 과학자 케슬러(Donald J. Kessler)는 인류의 지속적인 우주개발로 우주물체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우주물체 간 연쇄적인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 예측은 현실이 됐으며 우주 잔해물 충돌은 인공위성과 인간의 우주활동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위험요소로 자리잡았다. 

  이미 인류는 우주시대에 깊숙이 들어서 있다. 첨단장비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자동차에 설치된 내비게이션은 지도를 대체하고 있으며 내비게이션 없이 이동하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늘고 있다. GPS 위성의 위치정보는 스마트폰 활용을 위한 중요한 정보 중 하나이며 인공위성은 필수적인 사회 인프라 중 하나가 됐다. 

  우리나라도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보다 행복하고 안전한 삶에 대한 욕구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이전까지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우주로부터의 위험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국민들도 우주위험이 무엇이며 이런 위험에 어느 정도로 노출됐는지 분명히 알고 싶어 할 것이다.

 

  우주위험에 대비한
  외국의 기술적 시스템

  우주개발 역사가 오래된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위험 요인에 대한 전 지구적 감시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은 전략사령부 연합우주작전센터(CSpOC)와 NASA를 통해 우주위험에 대한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CSpOC는 전 세계 30여 곳에 설치된 레이더·망원경 등 지상기반장비를 활용하는 우주감시네트워크(Space Surveillance Network)와 우주공간의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우주기반감시시스템(Spaced-Based Surveillance System)을 통합관리하며 실제상황에 대응한다. CSpOC는 주로 인공우주물체 감시에 특화한 반면, NASA는 소행성·혜성·유성 등의 자연우주물체와 연구개발 성격의 인공우주물체 추락 및 우주잔해물 관련 연구를 수행한다.

  유럽연합은 개별 국가별로 군이 주도하는 우주감시 장비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한계를 인식해 2008년부터 유럽우주청(ESA)을 중심으로 인공우주물체 뿐만 아니라 자연우주물체·태양활동 영향 등 포괄적인 감시를 포함하는 우주상황인식(Space Situational Awareness, SSA)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는 냉전시대 당시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우주감시시설을 운영했으나 소비에트연방 해체 이후에는 활동이 많이 위축됐으며 군사 시설 운영으로 관련 정보를 제한했다. 중국도 다양한 우주감시 시설을 운영하지만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공개된 정보가 적다. 일본은 북한의 광명성 발사 이후 우주감시를 위한 레이더와 광학장비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이 대비하는
  우주위험대비기본계획

  정부는 2011년 독일의 뢴트겐위성 추락사건을 계기로 우주위험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요구를 적극 수용해 우주개발진흥법의 일부개정안을 마련했다. 2012년 8월 이를 국회에 상정했으며 이후 2014년 5월 국회를 통과해 우주위험대비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국가우주위원회를 통해 확정한 것이다.

  우주위험대비기본계획은 지속적인 우주개발로 우주위험의 발생가능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대응체계가 미비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했다. 해당 계획은 우주위험에 대한 선제적·체계적 대응을 위한 10년 단위의 중장기 정책목표 및 기본방향을 기술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우주위험에 대한 신속한 대응 및 예·경보 △우주위험 감시·분석 능력 확보 △우주위험 대비 역량 강화와 저변 확대 등 3개의 목표를 담고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우주위험범부처 종합 대응체계 구축 △우주위험 감시·대응 기술 확보 △우주위험대비 기반 확충 등 중점과제를 선정했으며 구체적 실행을 위한 중점과제별 세부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지구에 떨어지는 소행성의 모습
지구에 떨어지는 소행성의 모습<출처/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
  한국은 어떻게 맞설까

  한국천문연구원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지구근접천체·소행성·인공위성 추적감시 등 우주물체 관련 기초연구를 수행해왔고 2010년에 정부 위탁을 받아 국내 최초의 우주물체감시 전용 장비인 OWL-Net(Optical Wide-field Patrol Network)의 개발을 시작했다. OWL-Net은 우주물체로부터 국가 우주자산을 보호하고 국가안보 및 사회 안전 위협 대응을 목표로 2016년에 완성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5개국에 설치된 광학망원경을 다양한 종류의 인공위성과 자연우주물체를 감시하고 있다.

  또한 한국천문연구원은 우주위험대비기본계획을 통해 우주환경 감시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우주위험에 대응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우주물체감시 레이더·소행성 관측 전용 망원경 등 우주위험감시를 위한 다양한 기술과 장비를 개발 중이다.

  다수의 인공위성을 운영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독자적인 우주정보 생성과 자국위성 충돌방지를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연구원은 지상국의 장비를 활용해 자국 위성에 대한 감시업무를 수행한다. 우주군을 지향하는 공군은 우주영역에 대한 감시를 수행하기 위해 인공위성 광학감시체계를 전력화했으며 레이더 감시 체계 전력화를 추진 중에 있다. 공군 뿐만 아니라 군사작전에 있어서도 우주영역이 중요해 육군과 해군 또한 우주감시 장비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우주위험을 위해
  남은 과제는

  우주위험에 대한 대비는 △국가적 대응체계 △우주위험감시 인프라 △국제협력 등 3개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주위험에 대한 대응체계는 국민의 안전한 삶을 위해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범부처 종합우주위험대응체계 확립과 국가적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우주위험감시 인프라 구축 및 역량 확보를 위해서는 추락하는 우주물체의 조기탐지와 정밀 분석, 충돌위험 인공우주물체의 정밀 추적역량 확보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핵심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산·학·연 협력체계와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할 것이다. 독자적 우주위험 감시 및 정보 획득 능력으로 국제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고 독자감시능력을 보완해 지속적으로 우주위험대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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