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추구하며 즐거움을 디자인하다
자유를 추구하며 즐거움을 디자인하다
  • 채유경 기자
  • 승인 2022.08.29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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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의류 브랜드에서 저렴한 가격대의 유행 의류를 빠르게 양산하는 패스트패션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만의 가치관과 개성을 살려 의류를 제작하는 이가 있다. 우리대학 동문이자 의류 브랜드 ‘딜레탕티즘’의 대표인 박지영(의상디자인 14) 디자이너다.

  Q. ‘딜레탕티즘’ 브랜드를 소개해 주세요

  딜레탕티즘은 *컨템포러리 캐주얼을 기반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하며 데님 소재를 주로 이용해 의류를 제작하는 브랜드예요. 브랜드 명칭인 ‘딜레탕티즘’은 즐기는 사람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딜레탕트’에 어원을 두고 있어요. 이 단어는 모든 일을 즐기자는 제 가치관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딜레탕트는 하나의 일에 진득하게 매달리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이지만 나쁜 뜻으로 다가오지 않았어요. 오히려 매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며 음악과 예술에 대해 영감을 얻고 이를 표현하는 제 모습과 꼭 닮았거든요. 딜레탕티즘은 옷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딜레탕트들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고자 해요.

 

  Q. 디자이너님만의 브랜드를 만든 계기가 무엇인가요?

  우리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의상디자인전공이 아니었어요. 지금은 IT미디어공학전공으로 명칭이 바뀐 ‘디지털미디어공학과’에 입학했는데 제가 하고 싶었던 공부와 달라 어려움을 겪었어요. 이후 의상디자인에 흥미가 생겨 이듬해 의상디자인전공으로 전과를 했어요. 우연히 전과한 의상디자인 분야에서 제 적성을 찾은 경우예요.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무렵 창신·숭인 지역이 지원하는 ‘소잉마스터 아카데미’의 데님 특화과정을 알게 돼 수료했어요. 본격적으로 데님을 접한 것은 이 교육을 받은 뒤부터예요. 이전에는 데님을 접할 기회가 드물었거든요. 다른 원단과 달리 데님은 봉제법이 특수해 전문 재봉틀이 필요해요. 이로 인해 데님을 다루는 교육이 흔하지 않아 우리대학에서는 관련 강의나 조언을 듣기 어려웠어요. 이 과정으로 데님의 매력을 느껴 창업에 도전했고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데님 브랜드를 키워보자는 포부로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Q. 딜레탕티즘만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판매하는 제품의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창업에 뛰어든 직후에는 청바지 한 종류만을 제작해 개인 블로그와 SNS로만 판매했어요. 그때는 대부분 지인들이 제 고객이었죠. 특히 우리대학에서 진행한 초창기 홍보로 브랜드를 알게 된 학우도 있더라고요. 그때의 소비자들은 지인·동문이라는 이유로 구매를 했지만 지금은 장기적인 구매자가 됐어요. 일회성 소비자로 유입된 고객들을 단골로 만든 것은 높은 질의 옷을 만들기 위한 노력 덕이라고 생각해요. 그때 받은 구매평 중 기억에 남는 것이 “데님을 입었을 때 불편한 적이 많았는데 이 브랜드의 옷은 편했다”예요. 저는 옷을 판매하기 전 일주일 정도 입어보는 시간을 가져요. 제가 직접 실생활에서 착용하다 보니 소재 뿐만 아니라 착용감도 신경 써서 옷을 제작하려고 해요.

  데님은 원단이 두껍고 실이 굵어서 디자이너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소재이기도 해요. 딜레탕티즘은 데님을 자체 제작하는데, ‘소잉 마스터 아카데미’에서 연이 닿은 40년 경력의 장인과 협업하고 있어요. 오랜 노하우를 전수 받은 제품이 딜레탕티즘의 강점이지 않을까 싶어요.

  또 다른 강점은 딜레탕티즘만의 디자인이에요.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대중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그 시대의 유행이 무엇인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해요.

  더불어 딜레탕티즘이라는 브랜드명에 걸맞게 자유를 추구하는 메시지를 담아요. 간혹 유명인사들이 저희 제품을 착용하곤 하는데 그 중에서도 MZ세대를 대표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그 스타들을 좋아하는 분들도 찾아오게 돼요.

 

  Q. 디자이너로서 겪은 어려움과 이겨낸 방법이 있나요?

  대부분 1인기업들이 그렇지만 제가 디자인하면서 기획·마케팅에 판매까지 하다 보니 업무량이 많아 힘들어요. 디자인은 배웠지만 기획과 마케팅 같은 분야는 처음이거든요. 모르는 것을 배우면서 해내야 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있어요.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인턴을 채용해 인력을 늘리는 방안을 재고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딜레탕티즘에 관심 있는 분들을 선정해서 그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혼자 해결하기 힘든 부분은 직원들과 함께 풀어가려고 해요.

 

  Q. 사업가로서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딜레탕티즘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지만 무분별하게 소비되는 브랜드로 남지 않기를 바라요. 단순 판매량 자체를 늘리면 브랜드의 크기는 커지겠지만 그만큼 수명이 짧아지고 우리 브랜드의 강점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무조건 빨리 판매량을 늘리고 브랜드를 성장시키려는 방침으로 운영하지만 저는 장기적인 브랜드 운영을 목표로 차근차근 딜레탕티즘을 키워가고 싶어요. 그다음 글로벌 진출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 이고, 패스트패션 문화처럼 회전율에 안주하지 않는 특별한 브랜 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정체성이 강력한 딜레탕티즘을 이뤄나가는 게 제 목표예요.

 

  Q. 졸업 후 브랜드를 운영하며 덕성에서의 경험이 도움 됐나요?

  우리대학에서 스타트업 브랜드와 연계해 진행한 인턴십 프로그램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때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그분들과 의류 업계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책으로 하는 공부보다는 직접 현장에서 체득했던 경험들이 기억에 오래 남아요.

  최근에 한 학우가 우리대학 익명 커뮤니티에 딜레탕티즘에 대해서 자세하게 소개한 게시물을 우연히 봤어요. 게시물을 올려준 학우가 누군지 모르지만 많은 관심을 준 학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려고 할인 쿠폰 기획을 진행했어요. 홍보 목적보다는 감사한 마음에 이벤트를 열었는데 이벤트 후 눈에 띄게 자사 몰 유입이 늘어나서 뿌듯하기도 했고 학우들에게 더욱 고마운 마음도 들었어요.

 

  Q. 덕성여대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대학생일 때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제 경우에는 다방면의 경험을 많이 쌓았거든요. 별다른 꿈이 없었기에 이것저것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활동하다 보니 의류 브랜드 창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진로 분야를 선택하고 난 뒤에는 관련 직무들을 배워가면서 미래를 구축해 나갔어요.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가능한 일 중 하나가 겁내지 말고 도전하기라고 생각해요. 진부한 말이지만 어떤 분야로든 열심히 도전하고 치열하게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열심히 사는 것과 더불어 열심히 노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딜레탕티즘의 의미처럼 덕성인들이 모든 일을 재밌게 즐겨야 오래 행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컨템포러리 캐주얼: 낡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현대적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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