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장으로 거듭난 중고 거래 플랫폼
소통의 장으로 거듭난 중고 거래 플랫폼
  • 배선우 기자
  • 승인 2022.11.07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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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커뮤니티로 성장했으나 범죄 피해도 잇따라

  친환경 소비를 바탕으로 한 중고 거래가 성행하고 온택트 시기와 맞물리며 중고 거래 플랫폼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중고 거래의 주 이용자층으로 자리잡으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은 취향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이용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중고 거래 플랫폼 내 범죄의 위험도 커졌다

  

  온택트 시대의 수혜자
  중고 거래 플랫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점원과의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온택트 시대가 도래했다. 온택트 소비를 선호하는 대중에 맞춰 각종 중고 거래 플랫폼이 급격히 성장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중고 거래 플랫폼 이용 추이에 따르면 중고 거래 플랫폼 이용자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4,377만 명에서 2021년 1억 588만 명을 기록해 1년 새 2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 대표 3사인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는 각각 안전결제 시스템을 출시해 안전 거래 환경을 조성했다.


  ‘당신 근처의 동네 커뮤니티’라는 슬로건을 가진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역할을 한다. 이런 유대감 덕분에 당근마켓은 중고 거래 플랫폼 중 유일하게 일 사용자 TOP5 쇼핑 앱에 이름을 올렸다. 당근마켓의 2020년 4월 일간순이용자수는 약 156만 명으로, 약 397만 명의 1위인 쿠팡의 뒤를 이었다.

2021년 기준 중고거래 플랫폼 3사의 누적 가입자 수
2021년 기준 중고거래 플랫폼 3사의 누적 가입자 수<출처/지디넷코리아>

  MZ세대의 소비 문화와
  중고 거래 플랫폼

  MZ세대 사이에 환경을 중시하는 목소리가 커져 친환경 소비 등 *가치 소비가 성행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새로 살 필요 없이 남이 쓰던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MZ세대 사이에서 활발히 쓰인다. 또한 개인 혹은 전문 판매업자 간 물품을 직접 매매 혹은 교환할 수 있어 편하고 수수료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1년 동안 최다 중고 거래 품목에 대해 응답자의 25.4%가 의류를 선택했다. 한 대학생은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값비싼 의류 브랜드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이하 이 교수)는 “MZ세대는 중고 물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으며 중고 물품이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은 다양성을 추구해 소유가 아닌 **경험경제의 일환으로써 중고 거래를 놀이로 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 거래 연령층이 확대돼 초등학생도 판매를 하고 30·40대는 중고 명품이나 아이 장난감을 나누기도 한다”며 “특히 당근마켓은 지역 기반이므로 지역 주민들끼리 불필요한 걸 넘겨주고 필요한 걸 받는 문화가 활성화돼 있다”고 전했다.

 

  사기부터 성범죄까지
  위험한 중고 거래

  중고 거래 플랫폼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사기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 사기 피해액은 2016년 306억 원에서 2020년 897억 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중고 거래 사기에 쓰이는 수법 또한 전보다 치밀해져 보이스 피싱의 수단으로도 중고 거래 플랫폼이 이용된다. 예를 들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꿀 아르바이트’라는 이름으로 간단한 업무만을 요구하지만 실제로는 현금수거책으로 이용하는 신종 보이스 피싱 기법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에 무지한 주부나 학생들은 고수익아르바이트라는 이유로 지원했다가 한순간에 보이스 피싱 사기 범죄에 연루된다. 금융 사기의 해결책으로 ‘사기이용계좌 지급정지 제도’가 존재하지만 보이스 피싱에만 한정하며 중고 거래 사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는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추진 현황 및 계획’에서 사기이용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이 전 연령층을 상대로 유행하면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중고 거래 플랫폼 범죄도 늘고 있다. 지난 8월 중고 거래 플랫폼에 스마트폰 판매글을 게시한 한 고등학생은 직거래 중에 구매자가 물품만 들고 달아나 거래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는 직거래를 핑계로 현금이나 중고품을 갈취하는 등으로 악용하기도 한다. 피해자 통합지원사회적협동조합 빅트리 안민숙 이사장(이하 안 이사장)은 “당근마켓은 주거지 근처에서 거래하는 특징 때문에 학생의 신분이 노출될 수 있다”며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10대 청소년들은 용돈 마련의 목적으로 소지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걸 꺼리고 2차 피해 가능성도 있어 신고를 하지못한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에서 여성 판매자에게 성희롱한 사례
당근마켓에서 여성 판매자에게 성희롱한 사례<출처/당근마켓>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 사기범죄뿐만 아니라 성범죄의 통로로도 이어지는 것이다. 10·20대 여성이 입었던 옷을 미끼로 협박하거나 채팅방에 여자로 가장한 범죄자가 옷 치수 측정을 위해 착용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는 등 수법도 다양하다. 안 이사장은 “범행을 저지른 후 계정을 삭제하면 범죄자를 특정할 수 없어 문제가 심각하다”며 “중고 거래 시 상대방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흔적을 남기는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10대 청소년들은 중고 거래 중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하다”며 “모르는 사람에게 주거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10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성인 또한 편리성에 따른 위험을 인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3월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관계자들이 개인 간 거래 분쟁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 및 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 3월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관계자들이 개인 간 거래 분쟁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 및 간담회를 진행했다.<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고 거래 플랫폼 범죄
  예방에 힘써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3월 중고 거래 플랫폼 기업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참여하는 개인 간 거래 분쟁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중고 거래 시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 물품에 대한 필수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경찰은 사기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검색할 수 있는 사이버캅 앱을 통해 중고 거래 사기를 예방할 방침이다. 또한 보이스 피싱을 예방하기 위해 거래 중 계좌번호를 먼저 요구받거나 금품 등 현금화가 쉬운 물건의 거래 시 주의할 것을 알렸다. 그러나 이런 예방법에도 불구하고 중고 거래 사기범죄 재범율은 40%로 높으며 사기 대부분이 비대면이라 익명성에 의해 처벌이 쉽지 않다. 이 교수는 “소비자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플랫폼이 책임감을 가지고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며 “데이터를 토대로 악덕 판매자를 조심하라고 경고하거나 판매 행위를 못하도록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를 유지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플랫폼 내 고발 시스템을 잘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치 소비: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 방식
**경험 경제: 고객의 제품 및 서비스 구매 만족도 등을 심층 조사한 경험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 운영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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