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노동자 시위, 팩트체크 해보다
용역 노동자 시위, 팩트체크 해보다
  • 고유미 기자, 김다예 기자
  • 승인 2022.11.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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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에 입각한 충분한 논의로 합의점 고려해야

  용역 노동자와 우리대학의 협상이 몇 개월째 진전 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의 마찰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또한 학내 게시판 곳곳에 부착된 대자보와 우리대학 익명 커뮤니티에 확인되지 않은 각종 추측성 사실만이 난무하면서 학우들 사이에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본사는 용역 노동자와 우리대학의 교섭 과정에서 파생된 의견의 진위를 가려봤다.

 

  팩트체크1 : 시설

  휴게실 개선 & 샤워실 설치

  2022년 8월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서는 용역 노동자의 휴게시설 보장을 의무화하고 있다. 개정안은 △휴게실 미설치 시 과태료 부과 △최소한의 냉난방, 환기 및 편의시설 확보 △원청의 책임인 휴게시설 설치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법 개정에 따라 원청업체는 용역 노동자들의 휴게시설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하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원청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한다.

  우리대학 용역 노동자들의 휴게실은 △기숙사 △대강의동 △예술관 △인문사회관 △행정동 △학생회관 등에 있다. 그러나 용역 노동자 측은 현재 우리대학 휴게실이 온전히 휴식을 취하기에 부적합하며 일부 휴게실은 노동부 근로 감독관 실태조사에서 ‘부적합’ 판정받았다고 주장한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덕성여대분회 윤경숙 분회장(이하 윤 분회장)은 “학생회관에 있는 휴게실은 계단 밑에 있어 구조적으로 위험하며 키가 큰 사람은 서 있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수의 휴게실을 환기할 수 없어 불쾌한 냄새가 난다”며 “인문사회관 휴게실은 환풍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근로감독관의 지적 사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대학에는 학우들과 교직원을 위한 샤워실이 마련돼 있다. 샤워실은 우리대학 곳곳에 있으며 이 중 용역 노동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대강의동 샤워실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윤 분회장은 “대강의동에 있는 샤워실은 노후화가 심각해 현실적으로 사용이 불가하다”며 “대강의동 샤워실 리모델링이 어렵다면 다른 샤워실을 일정 시간이라도 용역 노동자가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총무과 면담 중 건의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이 없어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대학은 용역 노동자 측에 휴게실 및 샤워실 개선 계획을 밝혔다고 주장한다. 총무과는 “휴게실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노동자 측이 용역회사에 문제 해결을 요구할 수 있고 대학과 용역회사가 현장을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을 개선한다”며 “용역회사를 통해 노동자 측이 요구하는 불편 사항을 협의해 휴게실을 개선하려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강의동 샤워실과 같은 노후한 샤워실의 개선 계획이 마련돼 있는지 묻자 “노후한 샤워실의 경우 수시로 점검하고 있으며 예산을 확보하는 대로 순차적인 해결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샤워실 이용에 구성원 간 제약이 있는지 묻자 총무과는 “기존 샤워실은 학내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재학생의 샤워실 이용을 우선으로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용역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샤워실 장소는 이미 협의한 상태이며 공간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해 시설을 보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팩트체크2 : 임금 인상

  노동의 값 vs 과한 요구

  작년 11월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서울지부운영위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13개 대학분회장 △용역 회사는 수차례 임금 단체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조정안으로 400원 인상을 제시했고 이에 우리대학 용역 노동자들은 기존 임금 9,390원에서 400원 인상한 금액 9,790원을 대학본부에 임금 협상안으로 제시했다.

  용역 노동자 측은 지금까지 대학 재정의 어려움을 고려해왔으며 임금 인상이 과한 요구가 아님을 주장한다. 윤 분회장은 “교육부에서 진행한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됐을 때 용역 노동자들은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대학의 사정을 이해해 추가 노동량을 감수하고도 인원 감축 요구에 협조했다”며 “용역 노동자들은 의무적인 연차 소진을 통해 대학의 연차 수당 지급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용역 노동자는 올해 2개의 연차 소진에 합의했다. 대학은 용역 노동자에게 소진하지 않은 나머지 연차를 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윤 분회장은 “대학 재정 상황을 고려해 우리대학 용역 노동자들은 의무적으로 6개의 연차를 소진하는 것에 합의했다”며 “타대학 용역 노동자들이 합의한 연차 소진과 비교해봐도 월등히 많다”고 전했다.

  한편 임금 인상 담론에서 상여금과 각종 수당에 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대학은 학교의 재정 상태를 고려해 각종 수당과 상여금을 용역 노동자에게 지급한다. 김건희 총장은 담화문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식대와 명절휴가비를 포함할 경우 용역 노동자의 시급은 10,203원이다”고 명시했다. 윤 분회장은 “각종 상여금과 수당은 모든 대학이 지급하는 부분이다”며 “이를 시급으로 계산하면 학생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대학 용역 노동자들은 용역회사 ‘프로에스콤’과 계약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이다. 프로에스콤은 학교로부터 계약금을 받은 후 그 금액 내에서 용역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급한다. 용역 노동자 측은 대자보 「청소노동자 시위, 사실은 이렇습니다」에서 “용역회사가 시급 400원 인상에 필요한 재원의 절반을 지급하려는 의사를 밝혔다”고 기재했다. 구체적으로 이뤄진 대화인지 묻자 윤 분회장은 “총무과에 용역회사의 의사를 전달했는데 답변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총무과는 “용역회사가 절반을 부담해 학교가 2천만 원 안팎의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은 추정일 뿐이며 결정된 내용이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윤 분회장은 임금 인상에 필요한 재원 조달을 위해서 김건희 총장의 노력을 강조했다. 윤 분회장은 “용역 노동자들 또한 기존 재원은 학생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최우선으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하는 바이다”며 “기존 재원은 기존 재원대로 사용하고 교육사업, 교육부 지원 조달 등의 강구책을 살펴 용역 노동자 임금 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대학 홈페이지에서 공개하는 이사회 회의록 중 예산에 관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사용처를 밝히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총무과는 “대학의 재정 사항은 정보공시에 투명하게 공개한다”며 “대학 예결산 심의는 총학생회를 포함해 학내 구성원이 참여하는 법 정기구인 등록금심의위원회 및 대학평의원회에서 투명하게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회의록 공개는 법인의 처리사항이며 해당 부분은 개선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대학은 용역 노동자에게 2022년도 현재 정부에서 정한 최저시급 9,160원보다 230원이 많은 9,330원의 시급을 지급하고 있다. 총무과는 “2021년도까지 10여 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노동조합 측이 요구하는 임금 인상을 용역회사와 협의해 수용해왔다”며 “용역 노동자가 요구하는 시간당 400원을 인상할 경우 연간 약 8,600여만 원의 인건비를 매년 추가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재정 여건이 어려운 시기이기에 이번 해 임금 인상이 불가하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근로시간 단축은 학내 직원들과 같은 조건으로 이뤄졌으며 집회에 참석하는 경우에도 노조 활동에 대한 배려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우리대학은 현재 진행 중인 시위의 본질이 ‘400원 인상’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총무과는 “교섭 과정에서 대학이 청소면적 재산정 및 적정인원 산정에 대해 자율권을 인정받지 못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수용되지 않는 점이 갈등의 요체다”고 말했다.

 

  팩트체크3 : 고용 형태

  직접고용 vs 간접고용

  한편 학우들 사이에서 용역 노동자들이 어떤 고용 형태를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묻자 윤 분회장은 “학교에서 청소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접고용인 상태에서도 고용 승계는 이뤄지지만 항상 불안정성이 존재한다” 며 ‘홍익대학교 용역 노동자 전원 해고 사태’를 그 예로 들었다. 2011년 홍익대학교에서는 용역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주장하는 노조와 이에 반발하는 재단 측의 마찰이 거세지자 학교가 노동자 170명의 전원 해고를 단행했다. 용역 노동자들은 해고에 항의하기 위해 홍익대학교 본관을 점거했으며 49일의 농성을 진행한 끝에 합의에 이르러 집단해고 사태를 해결했다.

  총무과는 “현재 직접고용과 간접고용을 채택할 시 발생하는 각 비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과거 용역 노동자 직접고용 방식의 협의를 고려했으나 정년 규정의 문제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불거진 ‘용역 노동자 정규직 전환 요구’에 관해 묻자 윤 분회장은 “정규직 전환은 용역 노동자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재차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윤 분회장은 “용역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면 학교는 중간 마진이 나가지 않아 재원을 절약할 수 있고 용역 노동자는 실질적인 고용 안정성을 보장받는다”며 용역 노동자 직접고용이 양측 모두에게 이점을 가져다 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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