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뜻을 되찾아주는 선한 영향력
본래 뜻을 되찾아주는 선한 영향력
  • 고유미 기자
  • 승인 2022.11.21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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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단어를 들었을 때 그 단어가 가진 이미지를 연상하곤 한다. 단어의 중심적 의미는 고정적이고 바뀌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단어의 주변적 의미는 시대적 환경이나 사용자에 맞춰 쉽게 변화하며 정착하는 것 또한 쉽다.

  인터넷의 발달로 매체의 다양성이 증가함에 따라 단어를 자극적으로 사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대중이 등장했다. 단어의 중심적 의미에서 벗어난 혐오 표현과 왜곡된 묘사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대중들은 단어의 변질한 뜻을 무의식 속에 체화하는 수용자이자 오염된 이미지를 재생산해내는 공급자다. 이처럼 대중문화는 사소한 단어의 뜻을 바꾸고 사회인식 전반을 변화시키는 파급력을 갖는다.

  반면 사회에서 오염된 단어의 의미를 올바르게 고치려는 움직임 또한 존재한다. 2016년 개봉한 영화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은 우리사회 기저에 깔린 ‘아가씨’라는 이미지에 주목하도록 영화 제목을 지었다. 영화의 배경인 근대 개화기 시절 아가씨는 상류 계급의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시대를 지나며 아가씨는 선정적이고 불건전한 여성의 이미지를 뜻하는 단어로 오용됐다. 박찬욱 감독은 “미혼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인 동시에 남성들에 의해 오염된 아가씨라는 단어를 정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가씨’를 검색했을 때 여성을 성 상품화 대상으로 삼은 사진만이 나오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영화 <아가씨>가 검색 결과를 장악하고 있다. 단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고자한 박찬욱 감독의 바람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성과다.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신곡 ‘Nxde’는 대중에 의해 외설스러운 이미지로 비친 ‘누드’가 아닌 본연 그대로의 모습이라는 의미를 사용해 ‘누드’를 재정립했다. 노래 속 가사는 여성의 누드를 선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을 지적한다. 이 곡은 노래 제목을 보고 자극적인 소재만을 떠올린 대중에게 외적인 겉모습보다 자신의 진정한 내면을 당당하게 보이겠다는 메시지를 선사한다.

  유래를 알 수 없는 단어와 사실이 아닌 정보가 넘치는 현대사회에서 옳은 이미지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대중에게 순기능으로 작용한다. 단어의 오염된 이미지를 정화하고 본래 뜻을 되찾아주는 단계는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수용했던 대중을 성찰하게 만든다. 이러한 대중문화 속 수용자들은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자세를 갖출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단어의 의미가 나로 인해 퇴색하지 않도록 살피며 올바른 언어를 되찾기 위해 선한 영향력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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