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아 웃어라
사랑아 웃어라
  • 김지향 기자
  • 승인 2006.05.16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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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사랑이야기

자는 사랑을 ‘꿈’꾸고, 남자는 사랑을 ‘갈망’한다.
꿈은 언제까지 충족될 수 없지만, 갈망은 채워지면 사라져
버리고 만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여자들은 늘 목이 마르고, 남자들은 쉬 지치고 말지.

 

 

 련미가 일품인 연극 배우 손숙 씨와 주말 드라마 「결혼합시다」의 신세대 작가 예랑 씨가 함께 최근 출간한 책, 「사랑아 웃어라」의 일부다. 나이는 대학생씩이나 되었고, 연애도 몇 번쯤 해본 것 같은데, 도무지 사랑이 뭔지 모르겠고 좋아하는 이성이 생겨도 뭘 어찌 해야 할지 몰라 애꿎은 밤잠만 설치고 있지는 않은가. 여기, 결코 쉽지 않은 사랑에 대해 손숙 씨는 어머니와 같은 자상함으로 자그마한 실마리를 제시한다. 

 

 로, 「사랑아 웃어라」를 토대로 4월 초까지 코엑스 아트홀에서 토크 콘서트를 열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인용한 책의 구절처럼 흔히 남자와 여자는 ‘사랑’에 있어 많이 다르다고들 한다. 사고방식도 다르고 우선 순위도 달라서 ‘화성 남자, 금성 여자’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갈등도 있게 마련이다. 이런 갈등은 공연 중간 중간 배우들의 짤막한 상황극을 통해 쉽게 있음직한 일들로 재현된다.

 

처음에는 닭살 돋도록 자주 전화해 사랑한다 외치던 연인이 그 후 결혼하고 직장과 가사 일에 지치며 서로 멀어지는 상황이나 유학 등으로 헤어지게 된 남자와 여자가 공항에서 마주하는 상황 등 대부분의 연극은 많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무대 위의 배우들을 바라보는 관객은 나의 모습에 비추어보고, 또 나의 상대를 떠올리게 됨으로써 우리 모두의 추억과 사랑을 되짚어 보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한, 이번 공연은 기존의 연극과는 조금 차이를 보인다. 일단 일방적으로 보여주기 식의 공연에서 벗어나 관객에게 말을 걸어온다는 것에서 부터가 색다르다. 시종일관 다정하게 앉아 공연을 관람하던 한 노부부를 향해 손숙 씨는 말을 건넨다. 결혼한 지 25년차 되었다며 말문을 연 아내는 “남편이 집에 도착하기 전에 전화를 주면 배웅까지 나간다”며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해 객석의 부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처음 만난 낯선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그곳에서 솔직하게 마이크를 잡은 관객은 그 순간만큼은 연극의 주인공이 된다. 그렇게 관객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우리는 ‘여자’의 사랑에 대해 한판 수다꽃을 흐드러지게 피운다.

 

 연의 서두에서 남자 배우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어렵기만 하던 사랑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됐다고 했다. 그 답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주 사랑한다 말해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면서도 사랑을 하면서 돌처럼 단단한 믿음을 가지되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결론을 내며 콘서트는 막을 내린다. 기자는 이야기와 노래와 연극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이번 공연을 몇 번이나 곱씹어보아도 아직도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이 드는 것은, 사랑은 웃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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