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의 중요성을 가르치다
말하기의 중요성을 가르치다
  • 주세린 기자
  • 승인 2023.05.0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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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기 능력은 발표 수업이나 면접장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의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말하기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프리랜서 아나운서이면서 동시에 ‘비즈 스피치’의 대표, 스피치 교육 및 MC로 활약 중인 우리대학 동문 이윤희(국제통상 05) 아나운서를 만났다.

 

Q. 아나운서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나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방송반에서 활동했어요. 자연스럽게 사람들 앞에서 말하다 보니 아나운서를 꿈꾸게 됐어요. 저는 내향형이지만 어릴 때부터 큰 무대에서 발표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무조건 나서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활발한 성격이 아닌데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말하는 방법을 터득했어요.

  우리대학에 진학한 후에는 운현방송국 아나운서를 맡아서 방송을 진행하거나 축제 MC를 보기도 했죠. 아나운서 활동을 어릴 때부터 시작했기에 이 일이 아니면 하고 싶은 게 없었던 것 같아요.


Q. 비즈 스피치 대표로 활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대학에 재학 중이던 3학년 때 아나운서로서 처음으로 방송을 시작했어요. 아나운서는 방송국과 같은 회사에 들어간 직장인 형태의 정규직과 자유 계약 형태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프리랜서가 있어요. 저는 프리랜서로 활동을 시작해서 오디션을 계속 봐야 했어요. 직장에 속해도 마찬가지예요. 한 방송국에 입사한 후에도 역량을 발휘해야 하고, 그에 따라 발탁돼야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요.

  20대 초반에 이 일을 시작해서 후반이 되니 고용 불안정에 대한 압박감이 생겼어요. 지금은 ‘N잡러’라는 말이 생길 만큼 프리랜서로 다양한 일을 하는 게 돋보이는 사회잖아요. 당시에는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안정적인 직장이 아니면 불안한 게 당연한 분위기였어요. 20대 때는 10년 뒤 제 모습을 그리며 “나는 어떤 방송에서 활약하는 아나운서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수많은 아나운서 중 저만의 특화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중 교육 컨설팅 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했던 경험이 떠올랐어요. 한 분야의 저명한 강사나 교수를 초빙하고 강연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는 업무를 맡았었는데, 저는 스피치에 자신이 있으니 관련 강의를 하면 저만의 특장점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강의는 연차가 거듭될수록 깊어지는 것이 특징이잖아요. 나이가 들어도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비즈 스피치를 운영한 거죠.

 

Q. 비즈 스피치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네 가지 분야로 나눠서 활동하고 있어요. △스피치 및 커뮤니케이션 교육 △MC 에이전시 △청소년 교육 △TOA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에요.

  스피치 및 커뮤니케이션 교육은 기업이나 공공기관, 대학 등에 출강해 교육을 진행해요. 기업 교육의 경우 임직원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말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해요. 말하기는 아나운서와 같은 언론인이 아니더라도 모두에게 중요한 능력이에요. 본인의 생각이나 의견이 말하기 능력 때문에 묻히는 상황이 많아요. 이를 잘 전달하려면 스피치 교육이 필요해요. MC 에이전시는 말 그대로 여러 행사의 MC로 섭외받는 거예요. 정부 부처의 워크숍이나 세미나부터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 행사까지 진행해요. 청소년 교육 분야는 중고교에 출강해 스피치나 입시면접 등을 강의해요.

  TOA 아나운서 아카데미는 후배 아나운서를 가르치고 양성하는 과정을 담당하고 있어요. 다른 학원과는 달리 사교육이 아닌 공공기관에서 운영을 시작했어요. 사교육은 아나운서 지망생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사업자가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아요. 사교육을 대체할 방안을 찾던 중 마포구에 있는 미디어 교육스튜디오 개관식의 MC를 맡았어요. 언론이나 방송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생긴 거예요. 시설이 잘 구축돼 있는 모습을 보고, 제가 먼저 담당자에게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공공기관에서 운영한다면 열정과 꿈이 있는 학생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2016년에 설립해 지금도 많은 수강생을 가르치고 있어요. 이러한 활동을 통해 큰 보람을 느껴요.

 

Q. 아나운서로서 겪었던 어려움은 무엇이 있나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2020년이 가장 힘들었어요.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가장 주력했던 분야가 MC 에이전시예요.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일이 있는데, 2020년 1월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예요. 당시 대기업의 전체 CEO가 참석하는 큰 규모의 콘퍼런스에서 MC를 맡았어요.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당일 취소된 거예요. 10년 이상 활동을 했는데도 그런 경험은 처음이라 놀랐던 기억이 나요.

  이후 코로나19의 심각성이 알려지며 각종 행사나 교육 프로그램이 줄었어요.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생각해 봤고, 유튜버 활동을 시작했어요. 취미 생활을 공유하거나 물품을 소개하는 ‘아나운서 몰리언니의 사용설명서’, 주식을 공부하고 분석하는 ‘기업 분석하는 여자’라는 두 가지의 채널을 운영 중이에요. 코로나19로 업무
가 줄어들어 시작한 유튜브 활동이었지만 오히려 채널을 보고 섭외가 들어오는 경우도 많아요. 저를 홍보할 기회가 된 셈이죠.


Q. 우리대학 국제통상학과를 졸업했는데 실무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유튜브 채널 ‘기업 분석하는 여자’에서는 전 세계 경제·사회의 최근 동향을 파악해 기업과 주식을 분석해요. 전공에서 배웠던 기초지식을 발휘할 수 있어요.

  서울경제TV나 SK그룹 사내방송 등과 같은 채널에서 방송을 진행할 때도 국제통상학을 전공했다는 사실이 도움을 줄 때가 있어요. 경제와 무역 등을 공부했으니 관련 행사나 채널에서 MC를 잘 맡을수 있다는 장점을 어필할 수 있죠.


Q. 아나운서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인 말하기 능력을 갖춰야 해요. 아나운서는 주로 방송이나 행사를 진행하며 주어진 시간 안에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요. 따라서 간결하고 명료하게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해요.

  아나운서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말을 많이 할수록 개인이 가진 지식이 드러나요. 아나운서는 많은 사람 앞에서 말을 하는 게 주된 업무예요. 사회 전반의 지식을 다루며 세상사에 관심이 많을수록 좋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에요.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아나운서 활동을 오래 할 수 있어요. 아나운서가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 대본에 쓰인 말 이외의 것들을 더 끌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타인이 잘 말할 수 있게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이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에요. 하나의 방송이나 행사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관계자가 노력해요. 아나운서는 함께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이들에 대한 이타심과 감사함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아나운서를 꿈꾸는 덕성여대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면 다양한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좋아요. 어떤 종류의 동아리나 대외활동도 좋으니 여러 사람을 만나보길 바라요.

  우리대학에 재학했던 시절, 아나운서로 활동 중인 현직자나 같은 업종에 속하는 동문 선배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고 싶었어요. 타대학 졸업생보다 같은 대학 출신이라면 제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어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에요. 저는 이 길을 먼저 걸어가고 있으니, 아나운서를 희망하는 학우들에게 기댈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덕성을 빛낼 아나운서 후배들이 생길 수 있도록 저 또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저에게 질문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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