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기획] 상대평가, 이대로 괜찮을까?
[대학기획] 상대평가, 이대로 괜찮을까?
  • 이효성 기자
  • 승인 2006.05.20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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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다수가 상대평가 불만족 과잉경쟁 우려, 평가제도의 보완 필요

상대평가, 이대로 괜찮을까?

대학생 다수가 상대평가 불만족
과잉경쟁 우려, 평가제도의 보완 필요

개강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봄바람이 불더니 중간고사의 압박도 함께 찾아왔다. 학점 관리 하랴, 취업 준비 하랴 바쁜 대학생들에게 또다시 피 튀기는 경쟁의 계절이 도래한 것이다. 각기 나름의 대학의 낭만을 꿈꾸며 입학한 신입생에게도 경쟁의 예외는 없다. 또 다시 대학 내에서 상대평가라는 기준안에 우리는 서로가 경쟁자임을 인식하고 각자의 학점을 관리해야 한다. 이처럼 시험기간에 도서관 자리 차지하는 것과 필기노트를 빌리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가 되어가는 지금, 현대의 대학은 치열한 입시 경쟁의 연장선상일지도 모른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평가받고 경쟁해야 하는 현실, 과연 그 평가는 공정한 잣대일까.
상대평가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의 학업성과를 다른 학생의 성적과 비교하여 집단 내에서의 상대적 위치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과거 대학 내에서 절대평가가 상당 수 실행됐을 때 성적평가는 교수의 재량 하에 있었다. 그러나 기업체들은 교수들의 학점 온정주의를 경계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학점은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때문에 대학 내에서는 너도나도 상대평가를 통해 학사관리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학생들 간에는 학점 경쟁이 시작되었고 아직까지도 경쟁은 과열중이다. 현재 상당수의 4년제 대학은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평가에 대한 대학생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절대평가와 달리 상대평가는 일정한 비율에 맞춰 학생들의 성적을 내기 때문에 한사람의 성적이 전체의 성적을 좌지우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교수들의 성적평가는 그만큼 신중을 많이 요하게 되며 성적 정정의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리 대학에서는 학칙 상 오래전부터 상대평가를 실시해왔다. 그리고 2004학년도 2학기에 들어서 학사 인트라넷 SI 시스템을 도입하여 작년까지 시험단계를 거쳤고 현재 전자 평가 시스템이 정착된 상태다. 이러한 전자시스템의 도입으로 사실상 상대평가의 기준은 이전보다 엄격해졌다. 우리 대학의 현재 이론과목과 전공과목의 평가 비율을 보면 A+~A 10~30%, B+~B 15~35%, C+~C 15~35%, D+~D 10~30%, F 0~10%에 해당 한다. 또한 10명 이하의 소수학과, 실습 또는 실험을 하는 팀 프로젝트 수업의 경우에는 A+~A 45%, B+~B 55%의 완화된 상대평가의 기준이 적용된다. 이에 대해 교무처 학적부 정지영씨는 “상대평가를 실행하는 데 있어 과목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평가를 적용하고 있고 평가기준에 있어 공정하게 실시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대학 학우 2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대평가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는 상대평가에 찬성하는 학우가 36.5%, 반대하는 학우가 63.5%로 상대평가에 대해 많은 학우들이 상당수 불만족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대평가에 찬성의 입장을 보이는 학우들의 이유로는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라는 것과 ‘경쟁적인 분위기로 인해 더욱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김미나(심리 2)학우는 “공부를 하는데 어느 정도의 경쟁의식은 학구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있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반대 입장의 이유는 ‘열심히 해도 성적이 잘 안나온다’와 ‘치열한 경쟁 유발’이 많았다. 이 밖에도 반대 입장의 학우들은 ‘근소한 차이로 성적이 나뉜다’,‘과에 따른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등의 공정하지 않음을 호소했다.
박명숙(약학)교수는 “성적평가 기간에 열심히 한 학우들이 미세한 차이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 전공과목에 한해서는 어느 정도 절대평가를 감안해서 학우들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종득(스페인)교수는 “학점인플레를 방지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상대평가는 필요하지만 학우들의 능력에 맞춰 평가하는 것이 아닌 획일적인 평가는 문제가 있다”며 상대평가의 보완책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나태해진 대학생들에게 어느 정도의 자극은 필요하다고 혹자는 말한다. 물론 상대평가를 통해 경쟁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상대평가를 긍정만 하기엔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은 실정이기에 상대평가의 형평성 재고는 필요하다. 어떤 평가든지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전자 시스템을 이용한 평가를 맹신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교수의 재량권을 존중하고 상대평가로 인해 피해 받은 학우들을 위해 수강인원과 학과, 과목특성을 고려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혼용하는 적절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학우들은 상호간의 올바른 경쟁을 배워 경쟁심리 보다는 서로 간에 돈독한 정을 함께 쌓아갈 수 있는 대학이 되길 바란다.    
        
 이효성 기자 lhs0078@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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