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달콤, 살벌한 다이어트의 유혹
[기자석] 달콤, 살벌한 다이어트의 유혹
  • 이효성 기자
  • 승인 2006.05.20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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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5월의 중턱, 또래친구들의 짧아지는 치마길이와 올 봄 대유행이라는 허벅지부터 종아리를 조여오는 스키니 진의 압박이 유난히 무서운 봄이다.    
이처럼 올 봄,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패션들은 대학 캠퍼스에 암암리로 퍼져 위화감을 조성하기 시작했고 무더운 여름을 앞둔 지금 여대생들에게 다이어트는 최고의 화두로 자리 잡았다. 이와 같은 다이어트 열풍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솔솔 불어온 웰빙 바람과 몸짱 아줌마의 등장은 몸매관리 열풍을 부추겼고 소위 말하는 ‘S 라인’신드롬은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에서 이어지는 엉덩이의 굴곡을 뜻하는 몸짱의 기준을 만들기도 했다. 이렇듯 노출의 계절인 여름을 맞이하는 요즘, 요가학원과 헬스장, 성형외과 등지에는 몸매 가꾸기를 꿈꾸는 여대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대변하듯 지난 16일 영국 런던대학 보건역학팀은 세계 22개국의 대학생들을 상대로 과체중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 여대생들이 살을 빼기 위한 노력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혀 유독 한국여대생들이 과체중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 조사를 토대로 언론들은 한국여성의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어 보도했고 씁쓸한 한국여성의 자화상을 얘기했다.
하지만 이러한 다이어트 열풍이 한국 여대생들의 잘못이라 탓할 수 있을까?
우리가 흔히 접하고 있는 미디어에서는 매일같이 연예인들의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매를 아름다운 몸매라 칭송하고 있고 표준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는 연예인들에게는 통통하다고 장난 섞인 핀잔을 주고 있다. 연예인들의 무리한 다이어트를 여성스러운 이미지 변신으로 예쁘게 포장한 미디어는 우리의 머릿속에 무의식중으로 다이어트 욕구를 주입시키곤 한다. 드라마 속 일반인을 연기하는 연예인들을 닮으려면 엄청난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느새 한국사회에는 작은 얼굴에 긴 팔다리를 가진 서구적 미인이 정형화되었고 취업난이 극심한 지금, 날씬한 몸매가 곧 취업으로 연결된다는 황당한 사회풍토를 낳았다. 또한 현대 사회는 운동중독과 거식증, 요요현상과 같은 부작용으로 다이어트의 병폐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위험한 살과의 전쟁은 매번 실패를 거듭하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적으로 암묵적인 다이어트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 여성들이 내면을 돌볼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기자는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물음표를 던져본다. 교과서는 늘 내면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냉담하기만 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도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잃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누가 뭐라 한들 우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매력과 멋진 인품을 가졌지 않았는가?
날씬하고 섹시한 몸매만을 쫓다가는 내면의 진실을 외면하기 십상이다. 달콤한 유혹이 넘치는 험난한 세상 속에서 대한민국 여성이 살아가는 방법은 참으로 어렵기만 하다.  
 이효성 기자
lhs0078@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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