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제 7회 인권영화제에 가다
탐방/제 7회 인권영화제에 가다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6.07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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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인간과 타오르는 영상

▲상영작 "도시" /
 현실에서는 오랫동안 다양한 의견과 표현에 대한 불관용과 억압이 판을 쳐왔다. 그로 인해 대다수 국민의 기본적 권리가 억압됐을 뿐 아니라 예술인의 상상력마저 사법당국의 심판대에 올라야 했다. 특히, 영상물에 대해서는 검열이 의무로서 강요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검열행위를 '인권'의 이름으로 거부함으로써 하나의 예외를 창조한 것이 바로 인권영화제이다.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아트 시네마와 아트 큐브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제 7회 인권영화제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소외당하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철저히 무시 당한채 억눌려 살 수 밖에 없는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미국의 전쟁범죄를 다룬 영화들을 주로 상영하였다.
 
▲상영작 "얼어붙은 땅" /
이 중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주제로 삼은 영화로는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유럽으로 밀입국하는 아프리카 이주 노동자들의 힘겨운 일상을 전하고 있는 모하메드 수다니 감독의 '얼어붙은 땅'이 있었다. 그리고 낯선 땅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뉴욕의 신참내기 남미 이민자들의 빼앗긴 꿈, 사랑, 희망 그리고 좌절을 담은 데이비드 라이커 감독의 '도시'와 2002년 우리나라 정부가 이주 노동자들에게 두 달간의 자진신고기간을 주고 신고한 이들에겐 2003년 3월까지 강제출국을 유예시켜 주겠다고 한 사건을 토대로 만든 '우리는 이주 노동자다' 등의 영화가 있었다.
또한 인권영화제 제작팀에서 마련한 다큐멘터리 '옴니버스-여정'에서는 우리나라의 이주 노동자들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었다. 거기에는 종일을 일하고도 석달씩이나 월급 한푼 받지 못한 이주 노동자들, 한사람 한사람마다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아닌 욕설로 불리워 지고 고국이 그리워도 돌아가지 못하고 짐승취급 받으면서도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더군다나 그토록 갈망하던 고국으로 돌아가서도 너무나 변해버린 고국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시 우리나라로 오는 이주 노동자들 있었다.
미국의 전쟁범죄를 다룬 영화로는 '내 딸 없이', '아프간 대학살' 등의 영화가 있었다. 또한 걸프전은 왜 일어나야만 했으며 걸프전 신드롬에 감춰진 진실은 무엇이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에 대한 경제 체재 조치 이면에 있는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지 등 걸프전이 남긴 이러한 의문과 논쟁 지점들을 본격적으로 파헤치는 '감춰진 전쟁'이 상영되었다.
한편 이번 인권영화제의 수상작인 '김종태의 꿈'이라는 작품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총칼에 무참히 쓰러진 광주시민과 학생의 넋을 위로하며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분신한 김종태와 그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시상식에서는 "이 영화는 김종태의 사상·사람됨·답답했던 당시 시대상황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한 인간이 어떻게 분신자살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고 우리의 '살아남음'의 의미에 대해 가슴 아픈 성찰을 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분명 하나의 후일담으로 끝나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다."라는 심사평도 있었다.
 이번 인권영화제는 잊혀지고 무시당하고 있는 인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무료로 상영되는 인권영화제에 점점 후원자가 줄어들고 있고 참석하는 관객 또한 너무 소수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인권영화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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