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영화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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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선희 영화칼럼니스트
  • 승인 2006.09.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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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하다고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지<리얼 위민 해브 커브스(Real Women Have Curves)>

  외모 지상주의를 염려하는 말들이 많지만, 내가 대학을 다니던 70년대 말, 용모에 대한 관심은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다만 인터넷과 같은 매체가 없어서 ‘S 라인’이니 ‘쌩얼’이니 하는 용어가 널리 퍼지지 않았다 뿐이지. 개강을 해서 학교에 가면 여자 친구들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나야 주사도 못 맞는 겁쟁이라서 큼직한 귀걸이를 매단 친구들을 부러워만 했지만, 얼굴에 칼을 대서 행복하다면야 수술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주장하는 기특한 여고생이 있다.
  LA의 명문 고교 비버리힐스에 다니는 아나(아메리카 페레라 분)는 대학 진학을 소망한다. 그러나 아나가 가난한 형편에 고등학교 다니는 게 못마땅한 엄마(루페 온티베로스 분)는, 언니의 봉제 공장에 다니다 시집이나 가라고 윽박지른다. 거기다 엄마는 수시로 아나의 뚱뚱한 몸매와 숙녀답지 못한 걸음걸이를 타박한다. 아나의 재능을 아끼는 구즈만 선생님이 콜럼비아 대학 합격 소식을 전하지만, 아나는 엄마의 강요로 인해 언니의 공장에서 다리미질을 하게 된다.
  패트리시아 카르도소의 2002년 작 <리얼 위민 해브 커브스>는 뚱뚱한 멕시코 이민 2세대 소녀의 꿈과 현실을 진솔하게 그린 성장 영화다. 아나는 엄마, 언니, 공장 아줌마들과 애증 관계로 엮이며 성장해간다. 원작자와 감독, 배우, 스텝들 대부분은 라틴 여성들이다. 그러니 <리얼 위민 해브 커브스>가 여성의 자립을 강조하고, 날씬한 여성을 선호하는 세태를 정면으로 공박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이는 아나와 어머니의 다툼을 통해 직설적으로 언급된다.
  “몸매를 가꾸어 남자나 낚으라고? 난 살 빼기 싫어. 내겐 체중 말고도 중요한 게 있어요”라며 옷을 벗어던지는 아나. 먼지가 날려 고급 드레스를 망칠까봐, 무더운 여름에도 선풍기를 틀지 못하고 일하던 봉제 공장 아줌마들이 아나에게 동조하며 하나 둘 옷을 벗어던진다. 그러면서 내가 더 뚱뚱하다, 더 많은 굴곡을 가졌다고 자랑한다. “How Beautiful We Are. This is Us. We are Women”이라고 외치며, 브래지어와 코르셋 차림으로 경쾌한 라틴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며 다림질 하는 아나. 그런 아나를 따라 어깨춤을 추며 재봉틀을 돌리는 아줌마들. 유쾌 상쾌 통쾌한 장면이다.

                    

     옥선희 (영화칼럼니스트) oksunn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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