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중국이 왜 백두산에서?
[기자석] 중국이 왜 백두산에서?
  • 양가을 기자
  • 승인 2006.09.1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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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중국이 왜 백두산에서?


중국이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 게임에 쓸 성화를 지난 6일 백두산 천지 중국 측 영토에서 채화했다. ‘어라? 백두산은 우리나라 산이잖아’ 할 사람들이 태반일 것이다. 나 역시 ‘이게 뭐야?’ 하며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중국에 그 많고 많은 산 중에 하필이면 왜 백두산일까. 그 의도도 의심스러울뿐더러 어물쩡 넘어가려는 그 시꺼먼 속내도 의뭉스럽다. 중국은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인 아시안 게임을 통해 ‘백두산은 중국 산이야’ 라고 말해주고 싶었던걸까. 이번 일은 노골적으로―물론 중국정부는 아무런 정치적 동기가 없다고 했지만―그들의 ‘음흉한 의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중국 정부의 어이없는 태도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바로 집을 지켜야 할 집주인이 방 구석구석 들쑤셔 놓고 있는 사람을 모르쇠 태도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중국의 연구기관이 고조선에서 발해에 이르는 한민족 고대사를 중국역사로 왜곡하는 논문을 무더기로 쏟아 낼 때까지 사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2002년부터 중국은 우리나라의 고대역사를 연구하고 왜곡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어쩌면 그 오래전부터 우리의 고대역사를 그들의 변방 소수민족 역사로 예속하려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가 있다는 걸 뻔히 알았다면 적어도 그들이 어떤 연구를 하고 진행되고 있는지 상황 파악은 기본적으로 하고 있어야 하지 않았나. 알면서도 수수방관한 것인지 그 속내는 모르지만 이렇게 치밀하게 왜곡 역사 연구를 하고 있는 중국을 보면서 도대체 어느 나라 일인지 모르겠다.

역사 왜곡은 영토 문제로 연결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정부의 안일한 사태파악과 지지부진했던 외교적 대응은 분명 질타 받아야 한다. 지키는 일도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중국과의 마찰을 우려한 외교적 방침을 뒤로 둔다 해도 적어도 사태파악을 할 수 있는 자료수집이나 학계 연구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했다. 얼마 전고구려와 발해역사를 연구해오던 고구려 재단도 간판을 내리게 되었다. 심도있게 연구해도 모자를 판에 2년 만에 해산하게 된 고구려 재단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자주를 외쳐오던 정부가 왜 우리나라의 역사를 흔드는 중국의 태도에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양가을 기자

rkdfm214@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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