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읽었다:"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나는 이렇게 읽었다:"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6.0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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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
 
 '메디슨 카운티' 라고 불리는 작은 동네가 있다. 이 동네에는 권태로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한 중년의 여성이 있다. 그녀의 남편과 아이들이 집을 비운 사이에 한 사진기자가 나타나고, 두 사람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매개로 나흘간의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 남자는 함께 자유로운 곳으로 떠날 것을 제안한다. 그녀는 자유로움과 흥미가 가득한 삶이 곧 손에 잡힐 것처럼, 행복에 사로 잡혀서 짐을 싼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녀는 끝내 가정과 아이들을 버릴 수 없어서 새로운 사랑을 쫓아가지 못하고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지고 만다. 그 뒤 사진기자는 비 오는 어느 날 다시 한번 그녀를 찾아온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이 운전하고 있는 차 문고리에 손만 대었을 뿐 그 문을 열지는 못했다.
 책은 그녀의 자식들이 그녀의 사후 두 자녀에게 남긴 편지와 나흘간의 외도를 솔직하게 적어둔 일기장을 발견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아들과 딸은 자신의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사랑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 사랑의 추억이 깃든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시신을 화장하여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기게 된 것을 알고 놀라워한다. 그들의 기억 속의 어머니는 늘 아버지와 자식들에게 헌신적인 어머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일기장을 읽어 내려가면서 곧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신들의 삶이 어머니의 삶과 지독히 닮아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다. 감정에 자유로울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을 현실이라는 경험과 함께 시간 속에 묻혀져 간다. 어느새 감정과 자유는 사라지고 책임감만이 자신의 어깨를 누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때는 이미 어디로도 떠날 수 없게 되어 버린 후였던 것이다. 아들은 아내에게 그동안의 삶을 반성하며 앞으로는 더욱 사랑하면서 살자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고, 딸은 자신의 불행하기만 했던 20년의 결혼 생활을 청산할 용기를 낸다. 두 남매는 처음에는 어머니의 외도에 충격 받았지만 어머니의 삶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바꿀 용기를 얻은 것이다.
 사랑이란 것은 신비한 재주를 지닌 것 같다. 아무 것도 아닌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재주 말이다. 사실 '메디슨 카운티' 라는 작은 동네에 있는 지붕 있는 다리는 그녀에게 아무 것도 아닌 존재였다. 그녀는 그 동네에 살고 있었지만 그 다리로 가는 길을 그가 물었을 때 헷갈려 할 정도로 그 다리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에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에 자신의 유골을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기게 된 것이다. 더 이상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는 그저 '다리' 가 아니다. 이 다리는 그녀에게는 '그' 이자 '사랑의 추억' 인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목걸이가 있다. 그녀가 어린 시절 받았던 목걸이는 그저 그런 목걸이일 뿐이었지만 그 목걸이가 그에게로 간 후 두 사람에게는 사랑의 상징이 되었다. 그가 다시 한번 그녀를 찾아 왔을 때 차에 조용히 목걸이를 걸었던 것은 아마도 영원히 당신의 사랑을 기억하겠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우리가 느끼는 사랑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았던 젊음이 있었고, 꼭 그만큼의 가슴 떨림으로 그 사랑을 맞이했을 것이다. 우리의 일생에 단 한번 찾아오는 사랑은 그 시기를 가리지 않는다. 사랑은 우리가 사랑하기 편할 때 사랑하고 싶을 때를 맞춰서 찾아오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사랑하기 힘들고 불편한 상황에서 찾아오는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사랑은 언제,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알 수 없는 파랑새의 모습인 것 같다. -김수연(회계2),독서위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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