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기획- 몸집 커진 대학 취업페스티벌
대학기획- 몸집 커진 대학 취업페스티벌
  • 박시령 기자
  • 승인 2006.09.16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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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기업체 선정과 학생 참여 유도할 이벤트 부족 아쉬워

2006년 2학기 개강과 동시에 대학캠퍼스 움직임이 분주하다. 기업의 하반기 채용기간을 맞이하여 9월, 많은 대학들이 취업박람회를 개최하였다. 지난 6일부터 양일간 서울대는 60여개의 기업체가 참가한 ‘2006 우수인재 채용 박람회’를 개최 하였고, 고려대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취업박람회를 주최하였다. 이 외에도 서울시내 많은 대학들은 대규모 취업관련행사를 개최,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 정유미 상무는 “대학생에게 취업이 중요해지면서 취업박람회가 유행하고 있다. 대학캠퍼스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다양한 기업체 인사담당자를 손쉽게 만나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대학 내 취업박람회의 큰 장졈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대학 내 흐름에 따라 우리대학에서도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삼일 간 ‘2006 덕성여대 취업페스티벌’을 개최하였다. 기업체의 리크루팅과 채용설명회, 취업상담 클리닉 센터 운영, 경진대회 등의 행사들이 펼쳐졌다. 취업지원실장 박장호 씨는 “고용전문회사에서 주관하는 취업박람회가 아닌 학교가 중심이 된 취업페스티벌을 준비하였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대학 채용 전망이 좋은 기업체 중 여성들이 많이 진출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23개 기업체(31개 분야)를 최종적으로 리크루팅에 선정하였다고 말했다.

본사에서 실시한 ‘2006 취업페스티벌에 대한 덕성여대 학우의 의견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백명 중 95%(1백90명)의 학우들이 ‘취업페스티벌’과 같은 대학 내 취업박람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취업페스티벌이 학내에서 개최되는 것에 ‘알고 있었다’라고 답한 학우도 89.5%(1백79명)에 달했다. 하지만 취업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학우들이 전체 응답자의 66.5%(1백33명)를 차지했다. 그 이유로 38.3%(51명)의 학우들은 ‘수업과 취업페스티벌의 시간이 겹쳐서’를 꼽았다. 취업지원실은 취업페스티벌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결석할 경우, 별도의 확인서를 통해 출석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학우들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취업페스티벌의 개선점을 묻는 문항에서 응답자 1백10명 중 52명(47.3%)의 학우들이 ‘학생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이벤트의 개설’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연세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는 차를 마시면서 취업 컨설턴트에게 상담도 받을 수 있는 이동직업카페가 마련되어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고, 성균관대는 취업상식 OX퀴즈, 취업골든벨을 울려라 등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어 37명(33.6%)의 학우들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 ‘취업박람회 리크루팅 선정 기업의 다양화’를 꼽았다. 우리대학 리크루팅에 참여한 기업체를 살펴보면 모집분야가 대부분 사무직, 영업관리직, 연구개발직, 마케팅분야 등이 주를 이루었으며, 전체 23개 업체 중 제약관련 기업이 3군데나 선정되었다. 학우들은 여대생들이 관심이 많은 언론·홍보, 광고회사, 외국계기업과 같은 기업체가 한 곳도 선정되지 않은 데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번 취업페스티벌에 참여한 리크루팅 업체 중에는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기업체도 선정되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모 기업체는 영업관리자가 되기전까지 계약직으로 활동하는 사원을 모집하고 있었으며, 비정규직 학습지 교사를 모집하는 업체도 리크루팅에 참가하였다. 여성들의 채용 전망이 좋은 기업을 선정하다 보니 생긴 문제이다. 그 외에도 학우들은 다양한 통로를 통한 행사의 홍보와 저학년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증설을 취업페스티벌의 개선할 점으로 꼽았다.

자의든 타의든 '취업'은 이제 대학이 책임지고 맡아야 할 중대한 사업이 되었다. 대학은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취업을 돕는 지원자 역할을 맡아 선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취업페스티벌과 같은 대학 캠퍼스 내 취업관련행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눈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이라는 학문의 공간을 취업학원으로 전락시키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도 가시지 않고 있다. 우리대학 4학년 한 학우는 “학교측의 노력은 고맙게 생각하지만 마치 축제라도 하듯이 취업행사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취업이 중요하다고 해서 대학의 본질까지 해쳐서는 안 된다. 마치 상품을 파는 시장이라도 열린 듯한 취업페스티벌을 보면서 졸업을 앞 둔 학생으로서 매우 씁쓸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어 만족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참가 기업체의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를 조사하여 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취업‘축제’가 되기 위한 우리대학 취업페스티벌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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