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읽었다:"메디슨 카운티의 추억"
나는 이렇게 읽었다:"메디슨 카운티의 추억"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6.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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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슨카운티의 추억 /
 1992년. 나는 어쩌면 이해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르는 중년에 찾아온 사랑 이야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푸욱 빠져있었던 때를 기억한다. 중년의 프리랜서 사진작가 킨케이드와 40대 주부 프란체스카의 4일간의 강렬하고도 감각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생애 단 한번 찾아오는 진실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평범한 일상에서의 고독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었다. 그로부터 16년 후, 과연 그 둘은 재회의 기쁨을 맛보게 되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 속에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이 그 후속작으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의 시점은 1981년 11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프란체스카가 빗속의 킨케이드를 떠나보낸 후로부터 16년이 지났다. 남편이 죽은 후 홀로 농장을 지키며 조용히 살고 있는 프란체스카는 여전히 생일이면 16년 전의 추억을 엄숙히 음미하는 의식을 치르고, 몇 차례 킨케이드에게 연락을 시도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 동안 멀리 떨어진 오지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던 킨케이드는 그가 죽게될 그 해 겨울 폭풍우가 쏟아지던 날, 마지막으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찾아간다.
 서문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하며 시작한다. "전편을 읽은 분들이라면...킨케이드가 생애 말년에 뜻하지 않은 기쁨을 맛본 것에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하리라 생각한다." 이것은 곧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가 꿈같은 재회를 하게 된다는 암시를 내비치는 듯 해 보인다. 벅찬 기대를 품고 책을 읽지만 결국 그 둘은 서로를 추억한 채 만남을 이루지 못하게 되고, 킨케이드는 미국에서 가장 쓸쓸한 국도를 타고 자기 집으로 돌아온 지 몇 달 후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조금은 황당할지도 모르는 또 다른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것은 킨케이드와 사랑을 나눈 또 다른 여자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등장이다. 독자가 처음 이 부분을 접했을 때 대부분 당황하리라 생각된다. 또한 킨케이드에게 진실한 사랑은 과연 무엇이었던 것일까? 하는 의문도 들게 된다. 하지만 막상 실망하며 이야기를 놓아버리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운명처럼 찾아온 프란체스카와의 사랑이 어쩌면 현실의 몇 번의 사랑 경험 속에서도 하나쯤은 존재하는 진실한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의 사랑은 사랑이 어떻게 사람을 변하게 하는지, 또한 그 사랑이 우리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낳게 하는지 말하고 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들은 그 기억으로 남은 생애를 버텨올 수 있었고, 비록 둘의 만남을 다시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렇게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에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다. 세월이 흘러 킨케이드가 죽고, 프란체스카 또한 죽으면서 자식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남기는데, 거기서 프란체스카는 "모순은 이런 점이야. 만일 로버트 킨케이드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 오랜 세월을 농촌에 머무를 수 있었을 것 같지 않구나" 라고 말한다. 떠나간 사내를 기다리기 위해서든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든 프란체스카의 사랑은 도리어 그를 현실에서 떠나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솔직히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은 전작의 감동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그러나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의 사랑이 보여준 진면목이 나흘간의 격렬한 동거보다는 24년간의 그리움에 있었던 만큼 각자 견뎌냈던 시간의 풍경을 보여준다는 개념으로 쓰였다. 이미 알고 있는 줄거리를 다른 각도에서, 조금 새로운 사실과 함께 다시 보는 재미가 특징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담백한 수채화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진실한 사랑을 생각해보게 하였다면,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은 담담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추억하며 아름답게 늙어 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김하영(국문3) 독서위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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